키움 '거래불가'였던 김휘집 내보낸 이유, 최강야구 출신-19세 내야수 있었다

김동윤 기자 2024. 5. 3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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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NC로 이적한 김휘집이 30일 창원NC파크에서 훈련에 임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키움 히어로즈가 4년간 900타석이 넘는 기회를 줬던 국가대표 내야수 김휘집(22)을 트레이드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모든 구단에 NFS(Not for sale)를 외쳤던 선수였지만, 올해 들어 그 기류가 급격히 변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키움 고형욱 단장은 30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지난해부터 NC가 김휘집을 강하게 요구했다. 올해도 저번 주에 NC와 만나 가볍게 이야기하다가 아직도 김휘집을 강하게 요구하길래 생각했다"며 "(지난해와 달리) 우리도 올해는 이재상과 고영우가 큰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고 송성문도 너무 잘해주고 있었다. 우리 입장에서도 (김)휘집이가 빠지는 건 아쉽지만, 어떻게 보면 그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판단이 섰다. 미래 자원 확보를 통해 팀을 더 강하게 만드는 과정이라 보면 될 것 같다"고 내막을 밝혔다.

앞서 키움은 30일 "이날 오전 NC로부터 2025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와 3라운드 지명권을 받고 내야수 김휘집을 보내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휘집은 양목초(히어로즈리틀)-대치중-신일고 졸업 후 2021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9순위로 키움에 입단했다.

지난 4년간 키움이 꾸준히 기회를 주며 애지중지 키운 유망주였다. 발전 속도가 더뎌도 누구보다 성실하고 매년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는 건 사실이었기에 지난해까지 김휘집은 키움에 있어 트레이드 불가 자원이었다. 그런 김휘집을 NC가 강력하게 원했다. 현장의 요구가 컸다. NC 임선남 단장은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강인권) 감독님이 많이 희망하셨던 선수였다. 하지만 김휘집은 지난해 거래 불가 자원이었다. 그렇게 회신받았기 때문에 올해도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의외로 올해는 거래가 가능한 상황이 돼 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트레이드할 수 있는 자원이 됐을 뿐, 김휘집을 향한 키움의 기대치는 여전히 높았다. 스타뉴스 취재에 따르면 NC의 최초 제안은 '지명권+지명권'이 아니라 '지명권+선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키움으로 갈 선수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지명권으로만 이뤄진 트레이드가 탄생했다. KBO 리그에서 한 명의 선수에 대해 두 개 이상의 지명권이 넘어간 트레이드는 김휘집이 최초 사례다.

이에 고 단장은 "김휘집은 충분히 그 정도 가치를 하는 선수"라고 단호한 입장을 나타내면서 "NC에서도 그 안을 받아들였다는 건 그 가능성을 믿고 김휘집의 잠재력을 터트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도 (김)휘집이가 새로운 팀에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잘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힘줘 말했다.

고영우.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키움이 그만큼 높게 보던 김휘집을 트레이드한 데에는 올해 등장한 신인 내야수 고영우(23), 이재상(19)의 존재가 컸다. 두 사람의 무엇이 특별했을까.

고영우는 부산대연초(사상구리틀)-대동중-경남고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재학 중 인기 예능 최강야구에 객원 멤버로 출연해 화제가 됐다. 대학리그에서 발군의 수비와 성실함으로 주목받았고 결국 2024 KBO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 39순위로 키움에 입단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원주 마무리 캠프부터 뛰어난 3루 수비와 체구에 비해 뛰어난 장타력으로 키움 현장 관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대만 스프링캠프에서도 연일 호평을 받았고 그 결과 개막전 엔트리에도 승선했다.

더욱 놀라운 건 1군 무대에서의 빠른 적응력이었다. 기본적으로 수비가 안정적이니 기회를 많이 줄 수밖에 없었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16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선발 라인업을 꾸리는 데 있어) 내야수는 수비 안정성을 조금 더 우선적으로 생각한다. 우리 스카우트 팀에도 문의해봤는데 3루수로는 수비가 거의 톱이라 들었다"며 "유격수로 움직이는 것만 봐도 자기 앞에 오는 공은 아웃시킬 수 있는 플레이들이 굉장히 안정적이었다"고 칭찬했다.

타격에서도 준수한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으로 1군 투수들의 공을 쉽게 쳐 냈다. 30일 경기 종료 기준 34경기 동안 홈런 없이 타율 0.323(99타수 32안타), 13타점 10득점, 출루율 0.396 장타율 0.364 OPS(출루율+장타율) 0.760으로 활약 중이다. 사실 그는 수비가 너무 뛰어났을 뿐 대학 통산 65경기 타율 0.375(216타수 81안타) 10홈런 77타점 44득점 8도루, 출루율 0.471 장타율 0.606 OPS 1.077로 타격도 준수한 선수였다.

한 KBO 구단 관계자 A는 고영우가 쉽게 연착륙한 이유로 "라인 드라이브형 타구를 잘 생산하는 타입이다. 수비가 강조되는 포지션(유격수, 3루수)과 신인임을 감안할 때 타격 능력이 인상적이다. 힘이 돋보이진 않지만, 라인드라이브 비율이 높다. 평균 이상의 선구안에 안타로 이어지기 쉬운 타구각도 10도 근방의 타구를 잘 생산한다"고 인상 깊게 봤다.

이재상.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갈산초-성남중-성남고를 졸업한 이재상은 고등학교 시절 타격 능력이 좋은 유격수로 인정받았다. 많은 구단이 눈독을 들이던 야수 유망주였고, 2024년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박지환(19·SSG 랜더스), 여동건(19·두산 베어스)에 이어 야수로서는 세 번째인 2라운드 전체 16번으로 키움의 지명을 받았다.

대만 스프링캠프에서 마치 김혜성, 김휘집을 생각나게 하는 연습벌레 같은 모습으로 키움 구단 관계자의 혀를 내두르게 한 선수였다. 당시 대만에서 만난 홍 감독은 키움 관계자가 호텔에서 개인 훈련하러 나가는 선수를 봤다는 말에 이재상으로 지레짐작하며 "내 동선을 아는 줄 알았다. 나도 (이)재상이를 수영장에서 본 적 있다"고 흐뭇해한 적이 있다.

이재상은 뛰어난 운동능력에 일발장타를 가진 유격수로서 기대받고 있다. 고교 통산 58경기 타율 0.312(189타수 59안타) 2홈런 44타점 34득점 8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43을 기록했다. 특히 학년이 오를수록 삼진을 줄여 고3 시절에는 17개의 사사구(7볼넷 10몸에 맞는 볼)를 얻어내는 동안 삼진은 5개밖에 당하지 않았다. 수비도 아직 투박한 면이 있으나,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송구 속도가 빨라 유격수로서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아직 타구 속도가 눈에 띄게 인상적인 편은 아니다. 하지만 아직 성장이 끝나지 않았고 충분히 두 자릿수 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로 평가받는다. 한 KBO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트랙맨 기준 이재상의 고교 시절 최고 타구 속도는 시속 173㎞에 달했다. KBO 구단 관계자 B는 "이재상은 현장에서 유격수로 쓸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충분히 시속 170㎞ 이상의 빠른 타구로 장타를 칠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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