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에 5년 수감된 미 시티고 임원 2명, 회사에 5500억원 배상소송
2017 카라카스 도착후 복면부대에 체포, 투옥돼
[마이애미( 미 플로리다주)=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미국 석유회사 시티고의 임원으로 베네수엘라에서 체포돼 5년간 수감 생활을 한 형제 2명이 회사의 전 사주를 상대로 4억 달러( 5505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회사측이 자기들을 허위 핑계를 대며 유인해 베네수엘라로 출장을 가게 한 다음에 하지도 않은 범죄 혐의로 구속된 후 열악하고 끔찍한 수감 생활을 하도록 방치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알리리오 삼브라노와 호세 루이스 삼브라노 형제는 2017년 추수감사절 직전에 베네수엘라로 출장을 갔던 시티고 사의 임원 6명 가운데 속해있었다.
이들은 시티고 사의 모기업이며 베네수엘라 정부가 운영하는 국영 거대석유회사 PDVSA의 본사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 갔다. 하지만 도착한 뒤에 이들은 복면을 한 보안 요원들에게 카라카스 본사 회의실에서 끌려 나가 체포되었다.
이들은 나중에 이른바 '시티고 6인'으로 베네수엘라 법정에서 8년에서 13년의 중형을 선고 받았다. 죄목은 한번도 시행한 적이 없는 금융뒷거래로 휴스턴 소재 이 회사가 월스트리트 금융가의 채권자들에게 넘어가게 할 위기를 초래했다는 것이었다.
미국 정부는 이들의 재판이 수없이 많은 위법행위와 재판 연기로 악명이 높다며 베네수엘라를 비난했지만 이들을 구해내지는 못했다.
30일 (현지시간) 휴스턴의 주 법원에 제기된 이번 소송은 델라웨어 연방법원이 미국 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의 정부 소유인 시티고를 경매에 부치는 과정을 맡게 되면서 210억 달러에 달하는 회사의 미지급 체불 요금에 관한 심의를 하는 과정에서 제기 되었다.
삼브라노 형제는 시티고사의 최고 경영진이 자기들에게 베네수엘라 출장을 명하면서 이를 경영에 관련한 회의 참석이라고 말했다며, 두 사람이 체포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했다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시티고와 PDVSA의 사주와 임원들은 전원이 마두로 정부의 중책을 맡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이들의 체포를 돕기 위해 베네수엘라 군의 정보부대에 금융거래 관련 기밀 서류라는 명목의 (근거 없는) 근거자료들을 제공해주었다는 게 형제들의 주장이다.
"시티고는 체포될 것을 알면서도 그런 불법적 체포를 방조하고 허위 자료까지 제공했다. 회사측은 이들이 처음부터 무죄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그 뒤 감옥에서 보낸 255만6000분에 달하는 시간 동안 이들을 방치했다"고 형제의 변호인단은 밝혔다.
이들이 체포된 후 시티고사는 가족들이 변호사비와 생계를 위한 재정 지원을 호소하는데도 이를 묵살했고 아무런 지원도 해주지 않았다고 솟장에 적혀있다.
이들의 처지는 미국의 트럼프 정부가 마두로를 축출하기 위해 야당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후원하면서 시티고 이사진을 새로 지명한 뒤에도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가족들이 수없이 시도한 끝에 입수한 수감인들의 편지에는 시티고 사가 자기들의 무죄를 입증할 자료를 제공해서 석방시켜 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지만 이들은 계속 방치 되었다.
41쪽에 달하는 고소장에는 " 이런 간절하고 절망적인 탄원서까지 묵살한 것은 정말 충격적이다"라는 표현도 담겼다.
이번과 비슷한 고소는 지난 해 삼브라노 형제의 동료이자 교도소 수감 동료이기도 한 토메우 바델도 시티고사를 상대로 제기했다. 당시 시티고 사는 오히려 바델과 그의 가족들이 시티고에 불리한 여론을 조성했다는 이유로 그들에게 재정적인 제재를 가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삼브라노 형제의 변호사 랜디 소렐스는 "시티고가 아무 죄없는 임원들을 허위사실로 비난하거나 위험에 처하게 한 증거는 여러 권의 책으로 엮을 만큼 엄청나게 많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베네수엘라 출생으로 미국 시민권자인 삼브라노 형제는 2022년 마약혐의로 미국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던 마두로의 처조카 2명과 포로교환 형식의 수감자 교환을 통해 석방되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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