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생들이 업무공간인 믹스트존에서 린가드에게 사인·사진 요청... 린가드 원정길 ‘공동취재구역 운영·선수 안전’ 등 문제 발생 우려의 목소리
5월 28일 오후 7시 30분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김천상무와 FC 서울의 경기엔 평일임에도 많은 관중이 자리했다. 이날 김천종합운동장을 찾은 관중 수는 3,372명이었다.
김천은 올 시즌 K리그1 7차례 홈경기에서 평균 3,401명(23,813명)의 관중을 불러 모으고 있다. 김천이 올 시즌 K리그1에서 홈 주중 경기를 치른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평일 오후 7시 30분 경기가 주말 못지않게 들썩인 이유가 있었다. 제시 린가드(31·FC 서울)가 처음 김천을 찾는 날이었기 때문. 린가드는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70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취채진 옆에서 린가드 유니폼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는 이들이 있었다. 동영상을 찍는 듯한 이도 보였다. 확인 결과 이날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대학생들이었다. 이들은 인터뷰가 마무리될 즘 린가드에게 사인, 사진 촬영을 요청하다가 서울 관계자가 제지하는 일이 일어났다. 인터뷰가 온전히 마무리된 게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린가드는 인터뷰를 마친 뒤 이들의 요구를 모두 들어줬다. 린가드는 한 명 한 명 친절하게 웃으며 사인, 사진 촬영에 임했다. 또 다른 아르바이트생들은 서울 버스로 향하는 린가드를 향해 무리하게 사인, 사진 요청을 하면서 서울 관계자들이 대단히 어려움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믹스트존은 선수들이 라커룸에서 나와 버스로 향하는 동선에 설치하는 취재 공간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미디어 가이드라인 제21조 2항엔 ‘믹스트존은 선수의 이동 동선과 미디어의 대기 장소를 가드라인 등으로 구분하는 방식으로 설치한다’고 나와 있다. 취채진은 선수들과 약간의 거리를 두고서 인터뷰를 진행한다.
제21조 5항엔 ‘믹스트존에서 영상 촬영은 제22조에 해당하는 미디어만 할 수 있고, 각 미디어 당 카메라는 1대로 제한한다’고 나와 있다. 영상 촬영은 연맹의 승인을 받은 미디어만 진행할 수 있다.
믹스트존은 업무 공간이다. 취재진은 경기 후 팬들이 궁금해할 만한 것들을 선수에게 물어보고, 이를 기사나 영상으로 정리해 팬들에게 전달한다. 이 공간에서 팬인지 직원인지 알 수 없는 이들이 선수에게 사진, 사인 등을 요청하는 일은 대단히 이례적이란 게 축구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린가드의 팬 서비스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린가드는 K리그1 홈, 원정을 가리지 않고 팬들의 성원에 최대한 화답하고자 한다.
김천에서와 같은 일이 또다시 발생하면 선수 안전 문제도 대두될 수 있다.
구단들은 보통 경호 업체 등과 계약을 맺어 홈경기를 운영한다. 홈경기에 꾸준히 참가하는 아르바이트생도 있지만 한 번 하고 그만두는 경우도 있다. 모든 아르바이트생이 K리그에서의 자기 업무에 익숙하다는 것이 아니란 뜻이다.
린가드와 같은 스타가 원정을 갈 때마다 이런 일이 생기면 매우 위험할 수 있다. 특히나 김천종합운동장엔 별도의 믹스트존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연맹 미디어 가이드라인 제21조 6항엔 ‘경기장 구조로 인해 제1항의 위치에 믹스트존을 설치하기 어려운 경우 구단은 라커룸 출입구 인근 통로 또는 그에 인접한 장소에 취재 구역을 지정하고 미디어와 선수가 만나 인터뷰를 할 수 있도록 협조한다’고 나와 있다.
서울 관계자는 “믹스트존에서 일어나선 안 될 일이 발생했다”며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김천 구단 관계자에게도 해당 사안을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김천 관계자는 “홈경기 운영에 있어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당시 믹스트존에 있었던 인원들은 아르바이트생으로 ‘린가드의 퇴근길에 사인, 사진 촬영 등을 요청해도 되는 줄 알았다’고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김천 관계자는 이어 “홈경기마다 아르바이트생이 많다. 경기장 관리, 경호팀, 중계팀 등 다양하다. 이런 일이 재차 발생하지 않도록 홈경기 운영 등의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해당 사안이 연맹 규정에 어긋난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연맹 관계자는 “믹스트존이란 것 자체가 코칭스태프, 선수, 직원 등의 관계자와 취재진이 뒤섞이는 공간”이라며 “아르바이트생도 이날 경기 관계자인 까닭에 믹스트존에 들어올 권한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인터뷰 중인 선수에게 사인을 받고 사진을 찍는 행동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천 구단에 내용을 더 파악해 보고, 이후에는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김천=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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