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꼭지서 끓는 물” “핸들 잡다 화상”… 낮기온 52도 찍은 이 도시

문지연 기자 2024. 5. 3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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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뉴델리에서 한 남성이 물벼락을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AFP 연합뉴스

폭염으로 몸살인 인도 수도 뉴델리 기온이 한때 섭씨 52.3도까지 치솟으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지 당국은 물 부족 경고까지 내놓은 상태다.

30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인도 기상청(IMD)은 전날 오후 2시30분쯤 뉴델리 교외 문게시푸르 기온관측소 기온이 52.3도까지 올랐다며 “인도 최고 기온이 50도를 넘은 건 기상 관측 이래 처음”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8일 49.9도를 찍어 종전 최고 기록인 2002년 49.2도를 갈아 치웠다가 단 하루 만에 다시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무더위가 덮친 인도 전역은 지난주부터 폭염경보를 발령했으며, 기상청 예측보다 약 9도 이상의 높은 기온이 이어지고 있다. 때문에 시민들 사이에서는 “자동차 핸들을 잡았다가 손에 화상을 입었다” “수돗물을 틀었더니 끓는 물이 나왔다” “샤워를 하는 건 시간 낭비일 뿐” 등의 토로가 나왔고, 일부 건설 노동자들은 오후 업무를 아예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이처럼 상수도까지 뜨거워지면서 당국은 물 부족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뉴델리 수자원부는 “다수 지역의 수돗물 공급 횟수를 하루 2회에서 1회로 줄이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며 “절약된 물은 하루 20분가량만 물이 공급되는 물 부족 지역에 보내질 것”이라고 전했다. IMD도 어린이·노인·만성 질환자 등 취약계층은 온열질환에 유의해 얇은 면 옷을 입고 실내에 머물 것을 권고했다.

인도에서는 여름 기온이 50도에 육박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폭염이 더 강해지고 그 기간도 길어졌다. 전문가들은 북서부 라자스탄주 사막 지역인 팔로디에서 뜨거운 바람이 불어와 폭염을 야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라자스탄주도 폭염으로 사망한 사람들의 시신으로 병원 영안실이 포화되는 등 대규모 피해를 입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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