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사고 후 운전석 바꾼 20대 연인… 남자 구속

지난달 29일 오전 5시 45분쯤 충북 진천 덕산읍에서 음주 차량이 무인점포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충북경찰청.

음주운전하다 사고를 낸 여자친구를 대신해 "내가 운전했다"고 거짓 진술한 20대 남성이 구속됐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주지법은 전날 음주운전과 범인도피, 보험사기미수 등의 혐의를 받는 남자친구 A 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당초 경찰은 여자친구 B(20대) 씨도 함께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등의 혐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B 씨가 피해 보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초범이라는 점이 참작됐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오전 5시 45분쯤 진천 덕산읍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몰고 한 상가를 들이받았다.

다행히 상가와 거리에 사람이 없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상가가 크게 파손되면서 약 7000만 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사고 직후 차량에서 내린 A 씨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자신이) 술을 마신 뒤 렌터카를 몰다 사고를 냈다"고 진술했지만, 경찰 조사 결과 사고를 낸 운전자는 여자친구 B 씨로 밝혀졌다.

A 씨가 차량을 몰다가 중간에 멈춰 세우고 B 씨와 자리를 바꿔 앉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된 것이다.

A 씨가 운전대를 대신 잡은 이유는 렌터카 보험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고 당시 음주 측정이 이뤄지지 않았던 B 씨에 대해서도 경찰이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역추산한 결과 혈중알코올 농도가 면허취소 수준인 0.08％ 이상인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