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에 이루지 못한 민주화, 1987년엔 어떻게 가능했나[북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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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겨울 개봉했던 영화 '서울의 봄'은 1300만 명이 넘는 구름 관중을 모으며 예상 밖의 흥행을 기록했다.
이는 1979년에 지식인층과 사회 일부에서 맹아로 존재하던 민주화의 열망이 어떻게 기층 민중 전반에 단단한 뿌리를 내리고 전국적, 범국민적 운동으로 발전해 1987년 진정한 '서울의 봄'을 맞이하게 되는가에 대한 논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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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택 지음│역사공간
지난겨울 개봉했던 영화 ‘서울의 봄’은 1300만 명이 넘는 구름 관중을 모으며 예상 밖의 흥행을 기록했다. 영화의 흥행이 놀라웠던 이유는 영화가 누구나 익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역사를 소재로 했음에도 신선한 반향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즉 ‘서울의 봄’에 대한 뜨거운 반응은 그동안 근현대사 교과서 속에 납작하게 존재하던 제5공화국에 입체감이 필요하다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지난 2020년부터 준비한 ‘20세기 한국학술총서’의 첫 번째 책이 마침내 출간됐다. ‘제5공화국’을 펴낸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제5공화국이 소멸되고 민주화가 시작된 지 4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부정하거나 무시하거나 외면하려는 경향이 존재한다”며 연구서를 집필한 이유를 설명했다.
책의 문제의식은 간결하고 명료하다. ‘왜 10·26 사태로 대통령까지 암살했던 1979년에 이루지 못한 민주화를 1987년에는 이룰 수 있었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제5공화국 출범 이전부터 민주화 이후까지를 꼼꼼히 짚는다. 책은 박정희 대통령 암살 직후 전두환과 신군부의 급격한 부상과 12·12 군사반란으로부터 연원한 제5공화국 군사정부의 초기 모습을 5·16 군사정변 전후 상황과 비교하며 제5공화국만의 특성을 파악한다.
이후 제5공화국의 정치 체제와 주요 사건을 따라간다. 여기서 특징적인 부분은 제5공화국 기간을 민주화 운동의 관점에서 바라보기보다 억압 체제를 중심으로 분석한다는 점이다. 성장을 강조하고 사회 전반을 통제한 유신 체제와의 비교를 통해 제5공화국 군부 권위주의 체제의 특징을 언론과 대학 중심의 탄압으로 나눠 추적해 나간다.
또한 전두환 정권의 성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부마항쟁과 광주항쟁을 통해 민주화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강화되는 과정을 분석한다. 이는 1979년에 지식인층과 사회 일부에서 맹아로 존재하던 민주화의 열망이 어떻게 기층 민중 전반에 단단한 뿌리를 내리고 전국적, 범국민적 운동으로 발전해 1987년 진정한 ‘서울의 봄’을 맞이하게 되는가에 대한 논증이다. 결국 제5공화국에 대한 저자의 총평은 이렇게 요약된다. 강력한 지지 기반 확보를 위해 성장시킨 중산층이 전두환 정권을 무너뜨리고 민주화를 이끌었다는 점이다. 536쪽, 3만2000원.
장상민 기자 joseph03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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