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 일으키는 활성산소로 암 치료한다

이병철 기자 2024. 5. 3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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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를 유발하는 활성산소를 이용해 암을 치료하는 새로운 항암 전략이 개발됐다.

면역 반응을 강하게 유발해 재발과 전이를 막는 것은 물론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어 새로운 항암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권태혁·민두영 울산과학기술원(UNIST) 화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물을 분해해 만든 활성산소를 이용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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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혁·민두영 UNIST 교수 연구진
면역 유발 물질 방출하는 파이롭토시스
활성산소로 단백질 변형시켜 파이롭토시스 일으켜 암 치료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물을 분해하는 광촉매로 암을 치료하는 새로운 항암 기술을 개발했다. 면역 반응을 유발하는 물질을 방출하는 '파이롭토시스(노란색 화살표)' 현상을 이용해 암세포를 죽이는 방식이다./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노화를 유발하는 활성산소를 이용해 암을 치료하는 새로운 항암 전략이 개발됐다. 면역 반응을 강하게 유발해 재발과 전이를 막는 것은 물론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어 새로운 항암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권태혁·민두영 울산과학기술원(UNIST) 화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물을 분해해 만든 활성산소를 이용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활성산소는 일반적인 산소보다 활성도가 크고 불안정해 다른 물질과 빠르게 반응하는 산소를 말한다. 정상 세포를 공격하거나 유전 물질인 디옥시리보핵산(DNA)을 공격해 노화를 일으키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활성산소를 이용하면 암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연구에 나섰다. 우선 세포의 형태를 유지하는 막단백질을 산화시키는 광촉매를 개발했다. 광촉매는 빛을 에너지로 사용해 화학 반응을 쉽게 일어나도록 돕는 물질이다. 연구진은 산소가 적은 생체 환경에서 물을 분해해 활성산소를 포함하는 과산화수소를 만드는 광촉매를 개발했다.

광촉매로 만든 활성산소는 암세포의 막단백질의 구조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세포의 에너지를 만드는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 단백질을 만들고 수송하는 소포체에 스트레스를 유발해 세포 사멸을 일으켰다.

특히 암세포의 막이 산화되면서 ‘파이롭토시스(Pyroptosis)’가 발생하면서 면역세포의 공격 능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롭토시스는 면역 반응을 유발하는 물질이 세포 밖으로 방출되는 현상이다. 활성산소에 의해 막단백질이 손상되면 이를 치료하려는 반응이 세포 안에서 일어나는데, 소포체에 과도한 스트레스가 쌓이며 파이롭토시스가 발생하는 원리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광촉매를 이용해 광감각형 항암제를 개발했다. 전자를 주고 받는 형태의 광감각제가 저산소 환경에서 활성산소인 ‘하이드록실 라디칼’을 만들고 면역을 활성화해 암세포를 제거하는 원리다.

권 교수는 “저산소 환경을 극복해 종양을 제거하고 암세포에 대한 면역 반응을 강화해 재발과 전이를 방지한다”며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선택적 암세포의 사멸을 유발할 수 있어 학술적으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암 치료에도 적용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지난 13일 소개됐다.

참고자료

Nature Communications,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4-476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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