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도 비틀" 김호중, 다리 절뚝이며 경찰서 나와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음주 뺑소니 사고를 낸 뒤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한 가수 김호중(33) 씨가 구속 일주일 만에 검찰로 넘겨졌다.

김 씨는 31일 오전 8시께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나와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기 위해 호송차에 올랐다.

이날 김 씨는 “매니저한테 대리 자수 부탁한 적 없다는 입장은 맞는 건가?”, “소주 10잔 마셨다는 입장도 그대로인가?”라는 등 취재진 질문에 “죄송하다. 끝나고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다리를 절뚝이며 걸었고 경찰서 계단도 한 칸씩 천천히 내려왔다.

지난 3월 한 방송에서 평소 발목이 좋지 않다며 병원을 찾은 김 씨의 모습이 공개된 바 있다. 당시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진단을 받기도 했다.

앞서 경찰은 김 씨의 평소 걸음걸이 영상을 전문기관에 분석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음주운전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서다.

경찰은 사고 직전 김 씨가 비틀거리며 차에 타는 CCTV 영상을 확보했는데, 김 씨 측은 최근 공연 영상 등을 근거로 “평소에도 비틀거리며 걷는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택시를 들이받은 뒤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사고 3시간 뒤 김 씨의 매니저 장모 씨가 김 씨 옷을 입고 경찰을 찾아 자신이 운전했다며 허위 자수했고, 김 씨는 사실상 음주 측정이 불가능한 사고 17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에 출석했다.

음주 의혹을 부인하던 김 씨는 CCTV 영상 등 음주 정황이 속속 드러나자 사고 열흘 만인 지난 19일 음주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술잔에 입만 댔다”고 했다가 “소폭(소주 폭탄주) 1~2잔, 소주 3~4잔만 마셨다”고 답하는 등 음주량이 줄곧 바뀌었다.

경찰은 위드마크(Widmark·마신 술의 종류와 체중 등을 계산해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유추) 공식을 활용해 사고 당시 김 씨의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정지 수준(0.03% 이상 0.08% 미만)이었다고 보고 음주운전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또 김 씨가 매니저에게 직접 대리 자수를 시킨 정황을 포착해 범인도피교사 혐의도 적용했다.

경찰은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구속된 김 씨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41) 대표와 증거인멸 등 혐의로 구속된 소속사 전모 본부장도 함께 검찰에 넘겼다.

전 본부장은 경찰 조사에서 “김 씨의 사고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삼켰다”고 진술했다.

김 씨 대신 운전했다고 허위 자수한 매니저 장 씨는 사고 장소에서 회사로 차를 옮기는 과정에서 음주 운전을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음주운전 혐의도 적용돼 불구속 송치됐다.

한편 김 씨 측은 지난 21일 경찰 조사를 받고 비공개 귀가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이를 거부해 포토라인에 서게 됐다며 국가인권위원회 제소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혜 (nonam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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