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충북지사 거짓 브리핑…“뭐가 그리 급했나”

한준성 2024. 5. 3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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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가 미호강 신설 제방 공사 준공 시기를 거짓 발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지난 27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재난안전관리대책을 발표하며 "(강물이 범람한 미호천교 일원에서 진행되는) 강외지구 제방 신설 공사가 우기 전인 6월 내에 조기 준공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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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호강 제방 신설 6월 준공 발표
공사 현장 가보니, 성토작업 한창
발주처 “준공 시기는 내년 상반기”

[아이뉴스24 한준성 기자] 충북도가 미호강 신설 제방 공사 준공 시기를 거짓 발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지난 27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재난안전관리대책을 발표하며 ”(강물이 범람한 미호천교 일원에서 진행되는) 강외지구 제방 신설 공사가 우기 전인 6월 내에 조기 준공된다“고 밝혔다.

김영환(가운데) 충북지사가 27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재난안전관리 강화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2024. 05. 27. [사진=한준성 기자]

새 제방은 오송참사 당시 사고원인으로 지목된 임시제방이 설치됐던 현 제방보다 폭이 넓게 시공되고 있다.

병천천·미호강 합류지점~미호천교 아래까지 1.68㎞ 길이의 새 제방을 쌓아, 이 구간 하천 폭을 기존 350m에서 610m로 넓혀, 폭우 발생 시 하천 범람 가능성이 줄어든다.

김 지사는 신설 제방이 6월 준공되고, 안전성 등을 확인한 후 이전 제방을 12월쯤 허물 계획이라고도 했다.

이와 함께 오송 궁평 2지하차도의 차량 차단시설과 비상계단, 비상사다리, 핸드레일, 유도표지판 등 안전시설을 설치했다며 지하차도 재개통에 있어 안전에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영환 지사 발표 이후 <아이뉴스24>가 신규 제방이 설치 중인 강외지구 하천 정비 현장을 방문해 살펴본 결과, 육안으로 봐도 6월 중 준공은 힘든 상태였다.

오송 참사가 발생한 주변 제방 신설공사 현장은 옹벽은커녕 중장비로 흙을 모아 쌓고, 다지는 등 성토작업이 한창이었다.

청주시 오송 궁평2지하차도 인근에서 제방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한준성 기자]

공사 현장 관계자는 “눈으로 봐도 현재 저 모습이 곧 완성될 제방의 모습처럼 보이냐”고 반문하며 “모래를 쌓고 다지는 성토작업으로 제방의 모양을 만들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김 지사의 안전대책 발표 전 충북도의 재난안전 책임자들은 현장실사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형근 재난안전실장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도에서 발주한 공사가 아니기 때문에 현장은 가보지 않았다”며 “6월 중에 마무리될 것이라는 보고를 받았고, (김 지사의 브리핑을 통한) 발표가 진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훈 자연재난과장 역시 “환경부에서 6월 준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담당 직원이 답을 들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현장은 가보지 않았다”고 신 실장과 동일한 답변을 했다.

강외지구 하천정비사업 발주처인 금강유역환경청은 충북도와 다른 입장이다.

금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아직 공사가 한창이다, 우기 전까지 성토작업으로 제방 모양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이후 제방 경사면에 옹벽을 설치하고, 연결도로 공사와 제방 상부 아스팔트 포장까지 진행돼야 완료되는데 내년 상반기나 돼야 끝이 난다”고 현 공정을 설명했다.

이어 “환경부나 충북도에서 공사 준공 시점 등에 대한 문의를 받은 적도 없다”며 “만약 준공 시기에 관해 이야기 했다면 절대 6월 중 준공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시 오송 궁평2지하차도 인근에서 제방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한준성 기자]

제방 건설 등 강외지구 하천정비 사업의 공기는 내년 9월까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영환 지사의 ‘거짓 브리핑’은 6월 30일 재개통을 앞둔 궁평2지하차도와 오송 참사 1주기를 앞둔 상황에서 ‘부담감을 덜기 위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크다.

오송 참사 시민대책위, 유가족협의회, 생존자협의회 등은 지난 23일 궁평2 지하차도 재개통을 규탄했다.

이들 단체는 성명을 통해 “오송 참사 원인 조사, 재발 방지 대책 없이 흔적 지우기에 몰두한다”며 “궁평2 지하차도를 폐쇄하거나 재개통 일정을 연장하는 것이 아닌 사고 원인 조사와 재난 방지 대책이 먼저다”라고 주장했다.

지역의 한 인사는 “(김영환 지사의 브리핑은) 충북의 전체적 재난재해안전관리 대책이 아닌 오송 지하차도 재개통의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한 브리핑으로 보인다”며 “공사 진행 상황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발표가 이뤄진 것은 오송 참사로 검찰 조사를 받은 김영환 지사의 조급함이 묻어난 대목 같다”고 꼬집었다.

/청주=한준성 기자(fanyk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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