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러 영토 공격’ 일부 허용했나…우크라 “긍정적 신호 받았다”

김서영 기자 2024. 5. 31.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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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에 무기 사용 빗장 완화한 듯
반격은 가능…장거리 공격은 불허
앞서 3월 사거리 300㎞ 미사일 제공
우크라이나군 방공포 부대 소속 병사가 지난 3월 28일(현지시간) 러시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체르니히브 지역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드론을 겨냥해 기관총을 발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일부 러시아 영토 내에서 미국이 제공한 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비밀리에 허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우크라이나도 미국으로부터 무기 사용에 대한 ‘긍정적 신호’를 받았다고 확인했다.

30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미국 관리 3명과 이 사안에 정통한 다른 관계자 2명 등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 관리 중 한 명은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가 하르키우에서 미국 무기를 반격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참모들에게 지시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을 공격하거나, 공격을 준비하는 러시아군에 반격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러시아 본토 내부로까지 장거리 공격을 하는 건 허용치 않는다는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는 이달 러시아가 하르키우 공세를 시작한 후 미국에 정책 변경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미국 정부 관계자는 지난 며칠 동안 미국이 우크라이나가 하르키우 인근 국경에서 방어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 역시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무기를 사용해 민간 시설을 공격하거나 러시아 내부 군사 목표물은 공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보도가 나온 이후 우크라이나는 동북부 접경지 하루키우에서 무기를 제한적으로 사용해도 된다는 미국의 ‘긍정적 신호’가 있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세르기 니키포로우 대변인은 이날 “여러 외교 채널을 통해 미국에서 제공된 무기의 제한적 사용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를 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나온 미 언론의 보도 내용을 사실상 확인한 것이다.

미국 정부는 아직 이같은 보도 내용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독일 정부도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한다고 밝히면서 “미국과도 협의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가 미국 무기를 활용해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지는 못하도록 제한해 왔다. 그러나 이번 보도는 미국이 빗장을 다소 풀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지난 3월에도 사거리가 300㎞에 달해 크름반도 내부까지 타격할 수 있는 신형 에이태큼스(ATACMS) 지대지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바 있다.

폴리티코는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처음엔 미국을 전쟁에 더욱 직접적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전쟁이 확대될까 우려했던 것에서 놀라운 변화가 나타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러시아가 진격하고 하르키우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등 전장에서 우크라이나 상황이 악화하면서 대통령이 마음을 바꾸게 됐다”고 전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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