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 충격의 ‘방출대기’...MLB 도전 이대로 끝나나
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에서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고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했던 마이애미 말린스의 고우석(26)이 메이저리그 도전을 포기해야하는 위기에 처했다.
마이애미 구단은 31일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방출대기된 우완 숀 앤더슨을 오늘 현금을 주고 영입한 뒤 트리플A 잭슨빌로 내려보냈다. 그리고 우완 고우석을 방출대기(DFA·designated for assignment) 조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마이애미로 트레이드 된 지 한 달도 안 돼 방출 대기 조처를 받은 것이다.
방출대기 조처는 팀에 필요없는 선수를 내보내기 위한 절차다. 방출 대기 통보를 하면 소속팀은 이후 7일 이내에 방출, 트레이드, 마이너리그 강등, 웨이버 공시 등 4가지 옵션 중 하나를 실행하게 된다. 다른 팀에서 영입 의사를 밝히면 고우석은 그 팀으로 이적할 수 있지만, 원하는 팀이 나오지 않으면 마이애미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 남거나 자유계약선수 자격으로 팀을 떠나는 방법도 생긴다.
사실상 마이애미는 고우석을 메이저리그에서 뛰게 할 의사가 없으니 팀에서 내보내거나 마이너리그 선수로 신분을 바꾸겠다는 의사를 드러낸 것이다. 고우석은 지난해까지 LG에서 활약하고 지난 1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년간 450만달러(옵션·인센티브 제외)의 계약을 맺은 뒤 마이애미로 트레이드 됐는데, 이 계약을 승계할 팀을 찾는 게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마이너리그 강등을 택하면 2025년까지 450만 달러 잔여 급여를 받을 수는 있다.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택하고 팀을 떠나면 잔여 급여는 받을 수 없다. 사실상 KBO리그 LG로 복귀를 의미한다. 하지만 올 시즌 LG에 돌아오더라도 잔여 시즌 경기에는 나설 수 없기 때문에 현재로선 웨이버 공시로 팀을 옮기거나 그렇지 않으면 마이너리그 행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 시즌 전 시범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고우석은 지난 3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LB ‘서울시리즈’에 동행했지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개막 로스터에 들지 못했고, 이달 초 샌디에이고에서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됐다.
마이애미로 이적한 이후 트리플A에서 최근 2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마이애미는 고우석이 메이저리그급 선수는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고우석의 직구 최고 구속은 95.7마일(약 154km), 평균 구속은 93.3마일(약 150km)을 기록해 기대 이하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고우석을 대신해 트리플A 잭슨빌로 들어온 앤더슨은 공교롭게도 지난해 KIA에서 뛰었던 외인 투수다. 지난해 KIA 소속으로 14경기에서 4승 7패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하며 기대 이하의 투구를 보여 시즌 도중에 KIA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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