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노소영에 1.3조 재산분할"…SK 주가 어디로
아직 대법원 판결 남아…'한방' 노린 단기 투자 지양해야
[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2심 결과에 SK그룹 지주사인 SK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최 회장이 천문학적인 조 단위 재산분할 판결을 받은 가운데 보유 주식이 '재산 분할' 대상이라는 결론이 나오면서다. 이에 전날 주식시장에선 경영권 분쟁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며 SK 주가는 장중 15% 넘게 폭등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투자자들은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지만,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어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재산분할 금액 665억→1조3808억…경영권 분쟁 전망에 9%대↑
주가 상승을 견인한 세력은 개인과 기관투자자였다. 개인과 기관은 SK 주식을 각각 200억원, 318억원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530억원 주식을 팔아치우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투자자들의 매수세는 장 마감 이후에도 이어졌다. 시간외단일가 거래에서 SK 주가는 최대 4.11%까지 올랐고, 거래량은 15만4609주로 전날 거래량(260주) 대비 594배나 급증했다.
이는 최 회장과 노 관장 항소심 선고 결과가 투자 심리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서울고법 가사2부는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재산 분할로 1조3808억원, 위자료로 20억원을 각각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산 분할 액수는 국내 이혼 소송 역사상 최대 규모다. 1심 판결은 재산 분할이 665억원, 위자료 액수는 1억원에 불과했다.
특히 재판부는 최 회장의 주식이 '재산 분할' 대상이라고 결론 지으면서, 시장에서는 최 회장의 SK 지분을 두고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판부는 SK그룹이 1992년 태평양증권을 인수할 당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300억원 규모)을 썼다는 노 관장 측 주장을 일정 부분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2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노 관장의 '정치적 영향력'과 '내조 및 가사노동'이 SK 경영 활동과 SK 주식의 형성 및 가치 증가에 기여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SK 가치 증가에 대해서 피고(노소영)의 기여가 있다고 봐야 된다"며 "피고는 가사와 자녀 양육을 전담하면서 원고의 모친 사망 이후에 실질적으로 지위 승계하는 등 대체재, 보완재 역할을 했다"고 판시했다.
최 회장 최대주주 지위 유지될까…SK 운명은
하지만 일각에선 재산 분할 액수가 천문학적으로 불어난 것에 집중하며, 노 관장의 최종 승소 기대감에 따른 경영권 분쟁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SK 지분 17.73%(1297만5472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SK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 가치를 전날 종가로 환산하면 약 2조515억원이다.
만약 2심 결과대로 대법원 판결이 나온다고 가정하고 노 관장이 받은 재산분할금을 모두 sk 주식을 산다면 단번에 2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1분기 국민연금과 최기원 특수관계인은 SK 지분을 각각 7.39%, 6.58%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민연금은 법원의 판결이 나온 날 SK 주식을 대규모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나 이목이 쏠린다. 국민연금은 322억원을 순매수하며 지난 2월1일(412억원)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의 SK 주식을 매입했다. 이는 최근 15거래일 연속 SK 주식 '팔자'에 나섰던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경영권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최 회장은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재원을 마련해야하는 만큼, 향후 단일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입김이 세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 회장 입장에선 우군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SK는 정부의 밸류업에 보조를 맞춰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최 회장은 SK디스커버리 2만1816주(0.12%)와 우선주 4만2200주(3.11%), SK케미칼 우선주 6만7971주(3.21%), SK텔레콤 주식 303주, SK스퀘어 주식 196주, 비상장 SK실트론 지분 29.4% 등을 보유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그룹 회장이라고 해도 1조원 이상 현금을 한꺼번에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노 관장에게 줄 막대한 금액을 마련하려면 최 회장이 현금, 부동산 등을 동원하더라도 결국 SK 보유 지분을 일부 매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양 측의 이혼 소송이 완전히 마무리되기까지는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어 '한방'을 노린 고수익 단기 투자는 지양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양 측의 이혼 소송은 2심이 선고되기까지 6~7년의 시간이 걸렸다"며 "국내 최대 규모의 이혼 소송인 만큼 대법원 판결까지는 더 오래 걸릴 수 있어 단기 투자 관점에서는 매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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