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夜] '꼬꼬무' 신촌 연쇄 퍽치기 사건…피해자 왜 죽였냐는 질문에 범인의 대답은?

김효정 2024. 5. 31.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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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괴담은 괴담 아닌 실제 사건이었다.

30일 방송된 SBS '꼬리에 고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비 오는 밤 갑자기'라는 부제로 2000년대 서울의 대학가에서 발생한 퍽치기 사건을 조명했다.

지난 2003년 8월 20일 새벽, 서울의 한 대학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던 회사원 홍 씨는 공부를 마치고 하숙집으로 향하던 순간 갑자기 의식이 끊어졌다.

그리고 그가 깨어난 곳은 한 병원의 중환자실.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 그는 어떻게 된 영문인지 알지 못했다. 그런 그에게 간호사는 그가 퍽치기를 당했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퍽치기란, 느닷없이 뒤에서 달려들어 한 대 퍽 치고 돈이나 물건 따위를 빼앗는 강도 행위. 피해자는 단 한 번도 자신이 그런 범죄의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도시 괴담 같은 퍽치기 사건의 피해자는 홍 씨가 끝이 아니었다. 인근에서 또 다른 사건들이 또 발생한 것. 드리고 또 얼마 지나지 않아 네 번째 퍽치기 사건이 발생했고 네 번째 사건의 피해자는 다시는 깨어나지 못하는 비극을 맞이했다. 피해자가 사망하고 말았던 것.

이에 경찰은 이 사건을 단순 퍽치기가 아닌 연쇄 퍽치기 사건이자 사망 사건으로 전환해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 그리고 주변 경찰서에 비슷한 수법의 사건이 또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무려 3건의 사건이 더 있었고, 사망한 피해자는 4번째 피해자가 아닌 7번째 피해자였던 것이다.

이에 경찰은 지리학적 프로파일링을 시도해 범인의 거처를 추정했다. 그리고 사건이 있었던 날대부분 비가 내린 것도 놓칠 수 없었다.

범인은 비 오는 날 새벽에 혼자 귀가하는 여성만을 노렸던 것. 이에 떠오르는 두 편의 영화가 있었다. 영화 '살인의 추억'과 영화 '와일드카드'. 이에 경찰은 대학가에 혼자 사는 남자들 중 두 영화의 비디오를 대여한 남자를 추적했다. 하지만 그 수를 좁히는 것은 너무 어려웠고 경찰들은 점점 지쳐갔다.

더딘 수사에 지쳐갈 때쯤 또 한 건의 사건 발생했다. 그리고 8번째 사건 후 또다시 비가 내리지 않았고 11일 후 또다시 비가 내렸다.

전날 이상한 꿈을 꾼 김 형사는 뭔가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잠복근무를 했다. 그런데 그때 그의 눈에 혼자 우산을 쓰고 대로변에 선 여성이 보였다. 김 형사는 그가 안전하게 귀가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계속 주시했다.

그런데 그때 건물 앞 주차된 차량 사이에서 시커먼 형체가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그러면서 순간 번쩍 하고 무언가도 보였다. 김 형사는 그가 범인이라고 확신하고 그에게 조용히 접근했다. 김 형사와 범인의 추격전이 벌어졌고, 김 형사는 끝까지 그를 추적한 끝에 범인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32세 김 씨는 순순히 범행을 인정했다. 봉제 사업하던 그는 사업 실패로 빚더미에 앉았고 돈 때문에 범행을 했던 것.

경찰들은 그를 처벌하기 위해 증거를 찾았다. 범인의 진술에 따라 침대 밑에서 피해자들의 신용카드와 신분증을 찾아냈다. 그런데 사망한 피해자의 물건만 보이지 않아 범인을 추궁했다. 범행 후 집에 오는 길에 철길 옆에 버렸다는 범인의 진술.

이에 경찰들은 그가 지목한 장소에서 증거를 찾았다. 수풀 사이에서 망가져서 반만 남은 핸드폰을 찾아낸 경찰. 경찰은 핸드폰의 주인을 찾기 위해 충전 후 통화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잠시 후 김 형사의 휴대전화로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걸어온 이는 "형사님 방금 죽은 제 딸한테서 전화가 왔어요"라고 했다. 김 형사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한 것은 바로 사망 피해자의 아버지였던 것.

드디어 살인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찾은 경찰들은 안도했다. 한 달간 수풀에 방치되어 비바람을 모두 맞았던 휴대폰. 하지만 기적적으로 휴대폰이 켜졌고, 살인의 증거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는 어쩌면 자신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고 싶었던 유리 씨의 마음이 닿았던 게 아닐까.

돈 때문에 퍽치기를 하기 시작했다는 범인은 사기 전과로 교도소에 있을 때 퍽치기 수법을 배우고 출소 후 퍽치기를 하려고 금속방망이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왜 피해자가 죽을 정도로 때렸냐는 질문에 "보통 한 대만 때려도 순순히 가방을 준다. 근데 끝까지 가방을 안 놓고 버티길래 몇 대 더 때렸다"라고 덤덤히 말했다.

그렇게 그가 빼앗은 것은 피해자가 어머니에게 받은 용돈 10만 원. 고작 10만 원 때문에 사람을 죽인 것이냐는 물음에 범인은 "지갑을 열어보기 전에는 모르잖아요 10만 원이 있을지 100만 원이 있을지"라고 말해 보는 이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1명을 사망하게 하고 7명의 생명을 빼앗을 뻔한 김 씨. 그 대가로 손에 쥔 것은 현찰 60만 원이었다. 그리고 그는 피해자들에게 뺏은 돈으로 아들에게 인라인스케이트를 사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그를 강도 살인, 강도 상해로 무기징역 구형했다. 하지만 법원의 판결은 징역 15년. 그가 받은 벌에 비해 퍽치기의 피해자들에게는 너무 큰 상흔이 남았다. 피해자들은 불안과 공포 속에 평생을 살아야 했기에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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