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배우는 외국인 유학생들…K-컬처 알리는 소리꾼

박영래 기자 2024. 5. 31.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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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전남대 예술대학 국악과 강의실.

대학원 과정을 다니는 학생들이 많아 어느 정도 한글 실력은 갖췄지만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자어나 어려운 옛말 등이 곳곳에 들어있는 판소리를 배우고 익히기는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전남 곡성 출신으로 중학교 때 판소리에 입문한 김주희 강사는 전남대 국악과에서 학사,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박사과정을 수료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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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서 매주 연습…세 번째 외국인 판소리 발표회 준비
김주희 강사 "고국 돌아가 판소리 한 대목 해주면 최고죠"
전남대 외국인 유학생들이 담양의 한 전통정원에서 김주희 강사의 북장단에 맞춰 판소리를 배우고 있다.(김주희 제공) ⓒ News1

(광주=뉴스1) 박영래 기자 = "그때여 춘향과 이도령이 사랑가로 업고 노난디∼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랑사랑사랑 내 사랑이야∼"

30일 오후 전남대 예술대학 국악과 강의실. 약간은 어눌한 발음으로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 한 대목을 따라부르는 소리가 복도까지 흘러나온다.

강의실 안에는 4명의 학생들이 강사의 북장단에 맞춰 추임새를 넣어가며 춘향가를 배우고 있다.

이들 대학생들은 전남대에서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들. 중국, 아르메니아 등지서 온 이들은 매주 목요일 오후 이곳에 모여 판소리 공부를 하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들을 가르치는 소리꾼은 전남대 국악과 강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여성 국악인 김주희 씨(41)다.

국악과 출신으로 박사수료 과정까지 밟은 그는 3년 전부터 전남대에 유학 온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판소리를 가르치며 K-컬처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올해도 광주 전통문화관 공연에 이어 7월 '2024 전남대 외국인 판소리 발표회'를 앞두고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김주희 강사는 "전남대 외국인 판소리 발표회는 올해로 세번째 열린다"고 말했다.

전남대 외국인 판소리 발표회 모습 ⓒ News1

대학원 과정을 다니는 학생들이 많아 어느 정도 한글 실력은 갖췄지만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자어나 어려운 옛말 등이 곳곳에 들어있는 판소리를 배우고 익히기는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아르메니아 국적의 크리스티나 씨(여·전남대 국어국문학과 박사수료)는 "사랑가 대목 중 '둥글둥글 수박 웃봉지 떼뜨리고 강능백청을 따르르르 부어' 요런 부분은 며칠을 외워도 기억하기가 쉽지 않다"고 웃음지었다.

1인극으로 불리는 판소리를 소화해내기 위해서는 그 속에 담긴 기쁨과 슬픔, 애절함을 표현해줘야 하는데 이 역시 만만치 않다.

중국에서 온 유우가 씨(여‧전남대 국어국문학과 4)는 "슬픔을 표현하는 계면조나 춘향의 슬픈 심정이 애절하게 드러나는 대목을 연기하기는 너무도 어렵다"고 전했다.

그렇다보니 판소리 연습시간은 어느 순간 한글공부 시간이 되고 여러 나라에서 온 유학생들이 각자의 문화를 서로 나누는 소통의 시간이 되곤 한다.

김주희 강사는 "소리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우리 문화를 가르치고 한글도 배우는 시간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 유학생들과 정기적인 연주회를 여는 등 한국의 전통문화를 세계에 보급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전남 곡성 출신으로 중학교 때 판소리에 입문한 김주희 강사는 전남대 국악과에서 학사,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박사과정을 수료한 상황이다.

국립남도국악원 공연단원, 전남대 예술대학 부속연구소인 소리문화연구소에서 학술활동과 행정을 도맡은 수석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수궁가와 춘향가 완창발표회를 포함해 10회 정도의 개인독주회 경력도 갖고 있다. 판소리가 대중에게 소외되고 대중과 섞이지 못하는 것을 고민하면서 일반인 등을 대상으로 판소리를 강습하고, 동호회를 결성해 다양한 발표회도 열고 있다.

김주희 강사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고국으로 돌아가 한국의 전통문화인 판소리 한대목을 부를 수 있도록 즐겁게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yr20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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