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광장] 로컬 체험 트렌드로 지역 경쟁력 강화하자
성심당을 아끼고 사랑하는 지역시민
전국 애호인들의 마음 함께 했으면
'로컬'은 볼 것 없는 변두리라는 뜻으로 더 이상 통용돼서는 안 된다. 이제부턴 지역 개성을 당당하게 뽐내는 의미로 바꿔가야 한다. 지방분권, 국토균형발전, 지방자치 등을 논하고 있는 오늘날, 지역 경쟁력을 돋우는 새 의미로 재정립해야 한다. 지방소멸 위기가 벌어지고 있는 지금, 로컬의 의미는 더욱 절실한 의미를 내뿜고 있어서다.
지방, 시골, 특정 현지 등을 의미하는 로컬을 바라보는 사회적 관점은 주목받지 못하는 시골 이미지였다. 하지만 오늘날 젊은 세대는 이색, 개성, 창의, 화제성의 관점에서 로컬을 바라보고 있다. 여기에 지역만의 독특한 콘텐츠가 융합돼 창의적인 문화관광 상품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소도시인 강원도 양양군이 200만여 명을 불러들이는 '서핑의 성지'가 됐으며,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역사에 현대적 감각이 더해져 세계적인 지역축제로 거듭나고 있다. 정부는 이런 지역 특색들을 모아 '로컬100' `지방문화관광상품으로 만들어 국내외에 알리고 있다.
색다른 로컬 체험이 관광의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는 요즘, 대전 로컬 체험의 대명사로 소문난 성심당이 월 임대료 4억 원을 요구하는 코레일유통과 임대료 계약 갈등을 빚고 있는 문제가 전국적인 뉴스가 되고 있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앞서 부산에서도 있었다. 코레일유통이 월 임대료 3억 원을 요구하자 철수 결정을 내린 삼진어묵 부산역점 사례다. 삼진어묵 자리에는 타 지역의 어묵 브랜드가 입주했다. 부산 로컬 브랜드 삼진어묵이 매출에 타격을 받게 됐고, 코레일유통은 로컬 브랜드의 성장은 안중에 없다는 오명을 안게 됐다.
성심당 대전역점이 이 같은 삼진어묵의 전철을 밟게 되는 건 아닌가 걱정 어린 눈길이 많아지고 있다. 대전의 관문인 대전역을 찾는 외지 방문객들도 같은 마음일 것이다.
성심당은 지난해 1000억 원대의 매출액을 달성하면서 영업이익이 대기업 프랜차이즈 업체들을 앞질렀다. 지방 소상공이 지역 특색과 융합해 개성을 살리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게다가 대전을 알리는 민간홍보대사는 물론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코레일유통도 지역경제의 범주에 속한다고 본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본사는 대전 동구에 있다. 한국철도공사와 한국철도시설공단 본사가 위치해 이른바 '대전역 쌍둥이 빌딩'으로 불린다. 우리나라 철도산업의 중핵기관인 이곳에 수백여 명의 직원들이 몸담고 있어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음은 자명하다.
물론 공공기관으로서 제시한 매출액 대비 임대료 규모는 정해진 수수료율을 따른 것이기 때문에, 원칙적인 견지에서는 공감하는 바다. 다른 입점업체에도 적용하는 수수료율을 성심당에만 별도 적용하는 것은 특혜시비 소지도 있어 보인다.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받은 사례라고 한다.
하지만 삼진어묵 부산역점 철수 사례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지역 브랜드가 지역경제에서 갖는 긍정적인 면을 고려해야 한다. 지역이 있어야 중앙이 있고 국가와 지방이 균형을 이뤄 상승효과를 낼 수 있는 정책적인 고민 말이다.
코레일측이 임대 수수료율에 대한 통큰 조정을 정책적 견지에서 고민해주기 바란다. '지역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라는 자세로 거시적 통 큰 결단을 내린다면 오히려 국민에게서 칭찬받지 않을까.
이번 사안에 대해 대전시와 문화체육관광부도 적극 나서고 있다. 성심당이 대전역 매장에서 철수할 경우를 대비해 대전역 앞 교통공사가 운영하는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도 성심당 대전역점을 직접 찾기도 했다.
지역경제를 고민하는 코레일측의 융통성 있는 모습, 대전시의 적극적인 대처, 무엇보다 성심당을 아끼고 사랑하는 지역시민과 전국의 애호인들의 마음이 함께 한다면 성심당과 코레일 모두 칭송받는 극적인 반전상황이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이병철 대전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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