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전 골 가장 기억에 남아" 황인범의 최고의 순간…'세르비아 리그 MVP 쾌거'→빅리그 입성 초읽기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츠르베나 즈베르다 유니폼을 입고 세르비아 리그 2관왕에 오른 황인범이 최고의 별 영예까지 안았다.
세르비아 수페르리가 공식 스폰서 모차르트 스포츠는 30일(한국시간) 공식 SNS를 통해 "즈베즈다 미드필더 황인범이 수페르기가 주장 및 감독 등이 선정한 2023-24시즌 '모차르트 벳' 수페르리가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라며 "파르티잔 공격수 마테우스 살다냐와 같은 득표수를 기록했으나 모차르트 스포츠 편집진, 기자들의 선택은 황인범이었다"고 전했다.
황인범은 모차르트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맨체스터시티와 경기에서 넣은 골을 이번 시즌 잊을 수 없는 골로 꼽았다.
"우린 1-3으로 졌지만 선제골을 넣었다"며 "모든 동료들의 사랑을 느꼈고 팬들의 함성을 들었다. 이번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다. 맨체스터에선 팬들의 목소리만 들렸다. 정말 큰 힘이 됐다"고 떠올렸다.
황인범은 이번 시즌 두 감독 밑에서 뛰었다. 즈베즈다는 지난해 12월 바라크 바하르 감독을 경질하고 블라단 밀로예비치 감독을 선임했다.
두 감독을 비교해달라는 말엔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많은 차이점이 있다. 전술도 다르다"며 "시즌 후반기엔 모든 것이 달랐다. 아시안컵에 출전해서 준비를 못했지만 밀로예비치 감독이 우리를 연결해줬다. 밀로예비치 감독이 선수들과 좋은 관계를 맺은 것이 중요했다. 놀라운 일을 해냈고 모든 사람들로부터 큰 신용을 얻었다"고 답했다.
이 자리에서 황인범은 국가대표팀 동료 김민재를 언급하기도 했다. 황인범은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것에 대해 내 경력이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고 말해 줬다. 나를 응원해 줬다. 내가 2관왕을 차지했다는 것도 알고 있다"며 "한국에 있는 내 팬들도 이 사실을 알고 매우 기뻐하고 있다. 프로 선수로서 첫 트로피다. 우리 가족들도 매우 행복해하고 있다"고 기뻐했다.
마지막으로 라이벌 팀인 파르티잔에서 뛰고 있는 고영준에 대해서도 "올해는 그가 유럽에 온 첫해다.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는 선수다. 적응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내년에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응원했다.
수페르리가 소식을 다루는 세르비아 매체 HS에 따르면 황인범은 모차르트 스포츠 전체 평점에서 6.66점으로 살다나(6.46점)를 근소하게 제쳤다.
황인범에게 표를 던진 감독들과 주장들은 시즌 내내 황인범이 펼친 지배력을 높게 평가했다. FK파르티잔 주장 네마냐 밀레티치는 더비 경기를 마친 뒤 황인범이 보인 우월성을 강조했다. FK 믈라도스트 루카니 고란 스타니치 감독 역시 황인범에게 표를 던졌다.
황인범과 상대한 리그 선수들 역시 황인범이 보인 능력에 한마디씩 했다.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17골을 터뜨린 공격수 밀로스 루코비치는 "황인범은 진정한 박스 투 박스"라고 칭찬했고 FC 보르도바치 미드필더 니콜라 두리치치는 "황인범이 움직임 한 번으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치켜세웠다.
황인범은 러시아 루빈 카잔에서 뛰다가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축구연맹(FIFA) 특별 규정을 통해 K리그1 FC서울을 거쳐 같은 해 7월 올림피아코스에 입단했다.
올림피아코스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리그 32경기에 출전해 3골 4도움을 기록하면서, 올림피아코스의 올해의 선수(플레이어 오브 더 클럽)에 선정됐다. 황인범은 팬 투표에서 30.11% 지지를 받아 공격수 세드리크 바캄부(19.02%)와 골키퍼 알렉산드로스 파스할라키스(16.72%) 등을 제쳤다.
한 시즌 만에 올림피아코스 간판으로 자리매김하는 동시에 그리스 무대를 정복한 황인범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츠르베나 즈베즈다와 계약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즈베즈다는 황인범을 영입하면서 올림피아코스에 이적료 500만 유로(약 71억 원)를 냈는데, 이는 2022-23시즌을 앞두고 우스만 부카리를 영입하기 위해 헨트에 영입했던 300만 유로를 넘어 구단 역사상 최다 이적료 지출이다. 즈베르단 테르지치 즈베즈다 회장은 황인범 영입을 발표한 자리에서 "황인범은 지난 30년 동안 구단 최고의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큰 기대와 함께 즈베즈다 유니폼을 입은 황인범은 세르비아 리그에서 5골 5도움을 기록했으며 컵 대회를 포함해선 35경기 6골 7도움으로 맹활약하면서 세르비아 무대 최고 선수로 떠올랐다.
이러한 활약에 유럽 빅리그로 이적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세르비아 매체 '디렉트노'는 30일(한국시간) "황인범을 영입하고 싶은 팀은 이적료 700만 유로(약 104억 원)를 지불하면 된다. 황인범은 지난해 여름 즈베즈다에 합류했을 때, 이적 과정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방출 조항 신사 협정을 맺었다"라고 알렸다.
황인범에 대한 이적설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카우트의 관심으로부터 불거졌다. 세르비아 매체 인포머는 세르비아컵 준결승전을 앞두고 지난달 23일 "프리미어리그 소속 구단 스카우트들이 (경기가 열리는) '마라카나'에 올 예정이다. 이들이 경기장을 찾는 이유는 황인범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지난여름 550만 유로(약 81억 원)의 이적료로 올림피아코스를 떠나 즈베즈다에 도착했을 때부터 주목받았다"라며 "몸싸움도 가능하고 정확한 패스로 동료에게 득점 기회를 만들어준다"라고 밝혔다. 이어 "소식통에 따르면 EPL 중위권 구단들이 황인범의 영입에 관심을 보인다"라며 "황인범의 경력이면 세르비아 리그보다 더 강한 곳에서 뛸 수 있다. 즈베즈다도 거액의 제안이 오면 경영진이 고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지난달 24일 세르비아 매체 텔레그라프는 "황인범이 여러 빅클럽으로부터 눈길을 끌고 있다"며 "황인범에게 관심을 갖는 두 팀은 프랑스 리그앙 AS모나코와 OSG니스"라고 전했다. 이어 "두 프랑스팀은 황인범 영입을 위해 700만 유로를 제시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700만 유로는 황인범의 바이아웃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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