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GDP 느리게 성장’ 뉴욕 증시 하락···다우존스 0.86%↓[데일리국제금융시장]
美 1Q GDP 잠정치 1.3%···속보치보다 둔화
금리 인하 여지 커졌지만 기업 실적엔 부담
세일즈포스 19.7%↓, 엔비디아도 3.8%↓
미국의 1분기 경제가 당초 추정보다 더 느린속도로 성장하면서 뉴욕증시가 하락했다. 세일즈포스와 엔비디아 등 증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기술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한 점도 전체 증시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30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30.06포인트(-0.86%) 하락한 3만8111.4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31.47포인트(-0.6%) 내린 5235.4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83.50포인트(-1.08%) 떨어진 1만6737.08에 장을 마감했다. 벨웨더웰스의 최고투자책임자인(CIO)인 클라크 벨린은 “소비자지출과 금리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소용돌이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시장의 불안정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 정부가 발표한 1분기 미국 GDP 상승률 잠정치는 1.3%로 속보치 1.6% 보다 하향 개정됐다. 미국 GDP는 속보치와 잠정치, 확정치까지 3차례 발표된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2%)는 소폭 웃돌았다.
개인소비가 속보치보다 하향 조정(2.5%→2.0%)된 게 전체 성장률을 추가로 끌어내렸다. 개인소비 중 서비스 증감률(4.0%→3.9%)은 큰 변화가 없었으나 재화의 증감률(-0.4%→-1.9%)이 속보치 대비 크게 하향 조정됐다. 미국 가계가 경기변동에 민감한 내구재 소비를 크게 줄인 게 추가로 통계에 반영됐다고 상무부는 설명했다. LPL파이낸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제프리 로치는 “소비자들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경제 성장 추세가 둔화하고 있다”며 “거시적 환경에서 밝은 부분은 기업들이 신기술에 계속 투자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GDP 발표는 주식시장과 국채 시장에 각각 다른 방향으로 영향을 미쳤다. 소비 지출 열기가 1분기에 한 풀 꺾였다는 점은 기업 입장에서 매출 둔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증시는 하락했다. 반면 소비 둔화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의도한 방향이기 때문에 앞으로 금리 인하의 여지는 다소 커졌다는 점에서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다. 기준금리 변동 전망을 민감하게 반영하는 2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이날 5.6bp(1bp=0.01%포인트) 하락한 4.927%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7bp 내린 4.553% 였다. CNBC는 “10년물 금리는 4.6% 이하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4.5%를 넘어서 주식에 부담을 줬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향방에 대해서는 전현직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다른 전망을 내놓았다. 이날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미국 경제가 더 나은 균형점으로 가고 있고 다른 나라 경제에서도 물가상승률 둔화 흐름이 나타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해지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인플레이션 완화 흐름이 다시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빌 더들리 전 뉴욕연은 총재는 기고문을 통해 “현재 중립금리는 5% 수준으로 현재 5.25~5.5%의 기준 금리는 사실상 경제에 무시해도 좋을 정도의 하방 압력만을 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금 금리로는 인플레이션이 잘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이에 투자자들은 이튿날로 예정된 4월 개인소비지출(PCE)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다우존스의 시장 전망치 집계에 따르면 4월 PCE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3%, 전년대비 27% 상승해 3월과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는 전월 대비 상승률 0.2%로 전월(0.3%)에서 소폭 개선될 전망이다. 전년 대비 상승률 전망치는 2.8%로 전월치와 같다.
이날 증시는 주요 기술주들의 하락에도 영향을 받았다. 지난 주 블록버스터급 실적 발표 이후 계속 상승했던 엔비디아는 이날 3.77%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3% 넘게 떨어졌으며 전날 장 마감 후 실망스러운 실적을 발표했던 세일즈포스는 이날 19.74% 하락했다.
C3.A1는 지난 분기 8660만 달러 매출을 올려 시장 추정치 8440만 달러를 상회하면서 주가가 19.44% 급등했다. 주당 손실은 11센트로 시장 전망치 30센트보다 적었다.
소매업체는 실적 별로 엇갈렸다. 백화점 체인 콜스는 주당 4센트 이익을 얻을 것이란 시장 전망치와 반대로 주당 24센트의 손실을 보고하면서 주가가 22.86% 하락했다. 전자기기 판매점인 베스트바이는 주당순이익(EPS) 1.2달러로 컨센서스(1.08달러)를 상회하면서 주가가 13.42% 올랐다.
주요 가상자산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1.5% 오른 6만8414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는 0.3% 내린 3743달러를 기록했다.
뉴욕 유가는 2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7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대비 1.32달러(1.67%) 하락한 배럴당 77.9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7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 대비 1.74달러(2.1%) 하락한 배럴당 81.8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rok@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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