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 허가, 이제 우크라 러 본토 공격 가능해졌다

미국이 제공한 무기로 우크라 러 공격 가능
반격 목적 등 여전히 완전 공격 허용은 아냐

미군 제18 야전포병여단 321 야전포병연대 3대대 소속 병사들이 미 육군 전술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정부에 은밀히 미국이 제공한 무기를 사용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일부 허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군에 충분한 반격을 준비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AP 통신 등은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러시아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를 방어하는 목적에 한해 미국 무기를 사용해 러시아 영토를 반격하는 것을 허가했다고 보도했다.

미 언론들은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하르키우에서 반격 목적으로 미국 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팀에 지시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본토 공격에 미국 무기 사용을 전면 금지했던 바이든 행정부의 원칙이 달라진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해 확실한 군사적 지원은 약속했다. 하지만 확전을 막기 위해 미국의 무기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은 반대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방침 변경은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공세를 하고 국경도시 하르키우까지 위험에 처한 상황에서 내려졌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세의 위태로움을 강조하며 미국에 원칙 수정을 지속해 요청해 왔다.

또 영국과 프랑스 등 미국의 주요 동맹들도 서방이 지원한 무기를 이용해 러시아 본토에 반격을 가할 수 있어야 한다며 미국을 압박했다.

또 미국 전직 관료와 학자 등 60명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러시아 본토 타격을 위한 무기 사용 허용을 요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우크라이나군은 로켓 등을 쏘아 하르키우로 향하는 러시아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게 됐다. 또 국경 인근에서 우크라이나 영토를 향해 폭탄을 발사하는 러시아 폭격기를 공격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공한 무기를 통해 러시아의 민간 인프라를 공격하거나 장거리 미사일을 이용해 러시아 영토의 군사 목표를 공격하는 것은 여전히 금지된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전날 몰도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조건과 전장 상황, 러시아가 침략을 추구하는 방식이 바뀜에 따라 우리는 적응하고 조정해 왔다"며 수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의 지원도 적절하게 진화해왔다"며 미국이 제공한 무기의 러시아 본토 공격 허용에 대한 힌트를 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