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땅,우리생물] 뿌리혹박테리아와 콩

2024. 5. 31.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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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豆滿江)을 한자로 풀면 콩이 가득한 강이라는 뜻을 가진다.

따라서, 콩은 산소를 최대한 접하지 않게 뿌리에 혹을 만들어서 제공하고 박테리아는 뿌리혹 속에서 살면서 공기 중의 유리질소를 붙잡아 콩이 바로 쓸 수 있는 암모늄이나 유기질소로 변환하여 콩에게 제공하는 대신, 콩으로부터 받은 영양분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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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豆滿江)을 한자로 풀면 콩이 가득한 강이라는 뜻을 가진다. 콩 수확량이 얼마나 많으면 강을 메운다고 할까? 콩은 쌀을 대신할 수 있는 영양분을 가지고 있으면서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기에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에서 재배하기 적합했을 것이다.

강을 메울 정도로 많은 작물이 자라려면 영양분, 특히 질소 성분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콩은 앞서 말했듯이 영양분이 부족한 척박한 땅에서 질소비료를 따로 주지 않아도 잘 자란다. 과연 이들은 질소를 어디서 얻는 것일까? 그 비결은 바로 콩과 식물 뿌리에 사는 뿌리혹박테리아(라이조비움)라 하겠다.
라이조비움(Rhizobium)은 뿌리를 나타내는 그리스어 ‘Rhizo-’와 살아 있는(to live)이라는 뜻 ‘bium’의 합성어로 콩과 식물 뿌리에 공생하는 세균을 통칭한다. 이 세균들은 질소고정효소(nitrogease)를 가지고 있어 공기 중의 질소(N2)를 암모니아(NH3)로 치환하는 능력이 있지만 산소를 만나면 바로 죽는다.

따라서, 콩은 산소를 최대한 접하지 않게 뿌리에 혹을 만들어서 제공하고 박테리아는 뿌리혹 속에서 살면서 공기 중의 유리질소를 붙잡아 콩이 바로 쓸 수 있는 암모늄이나 유기질소로 변환하여 콩에게 제공하는 대신, 콩으로부터 받은 영양분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이들 관계는 기업과 사원의 관계라 할 수 있다. 콩이라는 ‘기업’은 뿌리혹박테리아를 ‘사원’으로 모집하고 이들에게 공기 중 질소를 암모니아로 환원하는 질소고정을 시키고 봉급으로 영양분(단백질)을 제공한다. 게다가 사내 복지로 ‘사원아파트’ 격인 뿌리혹을 제공하여 산소가 사원을 해치지 못하게 막아준다.

기업은 사원들이 벌어들인 자원을 통해 양적·질적으로 성장한다. 인간도 콩과 뿌리혹박테리아처럼 사회 속에서 보호받으면서도 사회를 성장시키는 것을 보면 세상사가 비슷한 이치라 할 수 있겠다.

차인태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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