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철 "강의실 뺑뺑이 고쳐야죠…6학점으로 줄일 겁니다"

대구CBS 이재기 기자 2024. 5. 3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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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후보자 인터뷰]
편집자 주
A급 인재양성과 연구개발, 지역사회발전에 미치는 대학들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중요하다. 대학에 검증된 지도자가 설 때 교수 학생과 지역사회, 나아가 국가에 발전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S노컷뉴스는 '대학이 바로 서야 나라가 산다'는 표어 아래 대구경북지역의 거점 국립대학인 경북대 총장선거 후보자들의 정견과 공약을 조명해보는 릴레이 인터뷰를 마련했다. 31일 세 번째 순서로 자연대 물리학과 이형철 교수편을 게재한다.
경북대 캠퍼스 전경 멀리 노천박물관인 월파원과 박물관 건물이 보인다. 이재기 기자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바텀업 방식으로 '학교발전 방안'을 만들겠습니다. 교수님들의 책임 강의시간 수를 6시간으로 줄이겠습니다. 대학원생 전액장학제를 도입하겠습니다" 경북대 총장선거에 나선 자연대 물리학과 이형철 교수가 추진하겠다는 정책 가운데 눈에 띄는 내용들을 추려봤다.

이 가운데서도 가장 관심이 가는 대목은 교수들의 1주간 수업시간 수가 너무 많아 줄이겠다는 대목이었다. 대학이 안팎으로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은 한두 가지가 아니고 지역 대학들은 지방에 있다는 이유까지 더해져 병으로 따지면 중병을 앓고 있고 이의 근원적 해결책이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치는 데 있다는 접근방식인 셈이다.

후보들이 백가쟁명식 처방전을 들고 나왔지만 차별성이 있다고 판단, 한두 가지 질문을 추가로 던져봤다.

▶ 질문답변
-"책임시수 6학점제가 뭔가요?"
="주당 맡아서 진행해야할 학점이 경북대는 9학점인데 이걸 6학점으로 줄이겠다는 거죠"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말씀해주세요?"
="강의실 뺑뺑이 돌다보면 시간이 다가요. 시간을 줄임으로써 이런 걸 막고 남는 시간에 강의의 내실을 기할 뿐아니라 연구에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도록 하자는 거지요"

서울대는 이미 6학점제를 시행 중인데 경북대에서 이걸 못할 이유도 없고 학교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개혁이라는 것이 이 교수의 생각이다.

이형철 예비후보는 30일 미래융합관 연구실에서 가진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교수 책임시수 9학점→6학점 조정 ▲대학원생 전액장학제 실시 ▲총장의 권한을 학장.학과장.학내위원회 분산 ▲교직원 처우 획기적 개선 ▲바텀업 학교발전계획 수립과 이를 위한 합리적 소통과 정보공유 등을 제시했다.

이형철 예비후보는 "경북대 교수회 의장과 대학평의회 의장 등을 지내면서 대학정책에 대해 많이 고민했고 이를 바탕으로 40여명의 교수와 정책연구모임을 운영해 공약개발을 넘어 대학을 어떻게 바로 세울지에 대한 디테일까지 고민하며 실천방안을 이미 마련했다"며 교수사회와의 넓고 깊이있는 소통이 강점이라면 강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총장직 수행을 위한 준비가 돼 있다"며 "그동안 진행한 정책모임의 스터디를 통해 무전공이나 자유전공, 첨단기술대학, 글로컬, 의대증원 등 목전의 많은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한 신속대응팀을 총장 선임이 확정되자마자 곧바로 꾸리겠다"고 밝혔다.

이형철 후보가 학생들과 대화중인 모습. 이형철 교수 제공


특히 "이번에 선발되는 총장은 학령인구 감소에 대한 대책을 준비할 수 있는 마지막 총장이다. 그래서 학교가 나아갈 방향을 담은 미래를 설계해 시행함으로써 다시 좋은 대학, 학생들이 자랑스러워 하는 대학, 교수가 자긍심을 갖는 학교를 만들어갈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바텀업 방식의 참여 속에서 학교발전계획이 수립되기 위해서는 학교행정의 탈권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후보는 "학교구성원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총장에게 집중된 막강한 권한을 내려놓는게 필요하고 그렇게 하기로 맘을 먹었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이 다시 몰려들게할 복안으로 시수조정 등 교육연구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여건 조성과 국가고시 합격률 제고, 대학원생 전액장학제도 시행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언급하며 "이런 정책들이 추진되면 대학의 위상은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등록금 문제에 대해서는 "고교 무상교육 도입 때도 많은 반발이 있었지만 예상된 부작용이 현실화하지 않았다. 저는 고등교육 무상실시를 담은 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는데, 부족한 재정을 정부의 전폭적 지원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올바른 해결책이지 등록금 인상은 (해결책이)아니다"고 못박았다.

이형철 교수가 교정에서 포즈를 취했다. 이재기 기자


이 예비후보는 "경북대의 슈퍼 콘덕터가 되겠다. 지휘자에게 필요한 덕목은 경청이다. 하모니를 만들어 내기 위해 경청하겠다. 이를 위해서는 자기희생과 권한 내려놓기가 필요하다 그렇게 하겠다. 총장이 되면 출퇴근도 내 차를 타고 할 것이다"고 약속했다.

[이하 일문일답]

 -총장선거에 출마하게 된 배경은?
=6년전 교수회 의장을 했다. 당시 국교련(국립대교수연합회), 교수회 연합회 상임회장을 2번 역임했다. 국가교육회의 전문위원 등 고등교육정책에 관심 많이 가져왔고 그런 맥락에서 논문을 쓰고 대정부,대국회 활동 많이했다. 이런 활동 후 교수로 컴백했다. 그러나 학교가 참 어렵다. 새롭게 만들어달라는 얘기가 있었다. 선배교수들도 권고했다. 그래서 왜 나냐, 잘할 수 있느냐, 가능성이 있느냐 등 3가지 고민했다. 어느날 후배 교수 1명이 교수님, 대학 문제에 관심 많이 가져왔는데 정작 기회를 두 번이나 발로찰 수 있습니까라고 했고 비수로 가슴에 꽂혔다. 그래서 출마하기로 했다. 대신 이번 선거는 내가 하지 않는다. 많이 도와달라 경북대가 원하는 선거가 된다면 기꺼이 희생을 감내하겠다고 했다.

우리 학교는 그동안 과거의 명성 잃어가고 있다는 우려와 비판을 많이 들어왔다. 공감한다. 우리의 좌표를 다시한번 봐야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중심에는 대학이 대학다움을 상실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자리하게 됐다. 새로운 경북대를 만들 변화의 시점이다 생각했다. 진지한 변화를 통해 경북대 다움을 다시 찾을 때 이 대학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거기에 일조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경북대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지방대의 위기는 학령인구 감소다.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그러나 경북대는 코 앞 현안에 매몰돼 거시적으로 교육.연구하는 대학을 어떻게 만들어갈 지에 대한 논의를 못한다. 이게 문제다. 두 번째는 소통과 참여의 결여다. 경직되고 퇴행적인 조직문화가 없다할 수 없다. 해법으로 교육은 과거지식을 미래를 준비하는 학생에게 가르쳐주는 것, 연구는 미래의 자산을 만드는 것이다. 이건 미래와의 소통이기도 하다. 이걸 가지고 대학다움을 만들어가면 경쟁력은 자연히 오른다. 구성원들의 참여가 있어야 이것이 가능하다. 현안에 매몰돼 있고 관심이 없고 대학본부는 소통을 않고 현안추진에만 매몰돼 있고 그러다보니 관심이 없어지고 참여도 없고 책임을 안지는 구조가 됐다. 문제 생기면 알아서 하세요하고 반대쪽에선 언제 내말 들었다고 라는 자조가 나온다.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바텀업방식 발전방안을 만들고 매년 갱신하겠다. 최근 대학의 환경 변화는 아무도 상상할 수 없다. 지난해 알앤디 예산이 20%감축될 지 누가 알았나? 의대증원, 무전공이 학교 시끄럽게 만들지도 몰랐지, 내년에 벌어질 일 아무도 상상 못한다. 몇몇이 강한 리더십으로 끌고갈 일이 아니라 교수 학생 직원이 참여하는 집단지성이 작동한 발전계획과 미래설계가 학교의 자산이 돼야한다.

-대표공약 5가지는?
=▲교육내실화와 연구역량 강화를 위한 책임시수 6학점제 실시 ▲연구중심 대학 위한 대학원생 전액장학제 실시 ▲총장에 집중된 권한 학장,학과정,학내위원회로 분산 ▲교직원 처우 획기적 개선 ▲바텀업 발전계획 수립과 이를 위한 소통과 정보공유.

-본인의 비교우위는 무엇이라고 생각?
=경북대 교수회 의장, 대학평의회 의장 역임하면서 대학정책에 많이 고민했다. 국립대와 경북대 미래설계하는데 많은 경험과 고민한 사람이다. 대학정책 구체화 위해 선거준비과정에서 40여분 교수와 정책연구모임을 운영했다. 공약 개발 넘어서 대학 바로세울 방안의 디테일까지 실천방안을 마련했다. 얽힌 실타래를 풀어나갈 수 있는 후보이면서, 동시에 그 자산은 많은 교수들의 자발적 참여이다. 선거운동도 그렇게 하고 있다.

-총장직 수행을 위한 준비가 됐나?
=준비가 돼 있다. 현안이 너무 많다 가을되면 당장해결할 게 목전이다. 우리는 정책모임 스터디하면서 현안을 다 공부했다. 세부적 부분까지.. 무전공 자유전공 첨단기술대학 글로컬 의대증원 등 현안 해결 위한 신속대응팀을 바로 꾸릴 것이다. 2030년 이후 학령 감소에 대비 본격 준비해야 하는 마지막 총장이다. 다음 총장 임기까지 바라보는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이 대학을 다시 좋은 대학 학생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대학, 교수가 자긍심 갖는 학교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총장권한도 내려놓겠다는 거다.

-승리 전략은?
=경북대가 원하는 미래만들기를 위해 정책그룹을 넘어서서 정책그룹 모임에서 7차례 다각적 설문조사까지 실시했다. 대상은 직원 교수 조교까지다. 이번 선거 준비하면서 많은 구성원과 치열하게 정책 토론했다. 많은 교수님들 1시간씩 만났다. 구성원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이해했다. 염원을 담아서 대학 미래를 설계했다. 맡겨주면 열심히하겠다.

-학교가 안고 있는 현안에 대한 질문이다. 의대 증원에 대한 해법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교수로서 제자들인 의대재학생 아픔을 깊이 공감한다. 의대증원에 대해 전문가 아니라 구체적인 필요성은 말하기 어렵다. 다만 교수로서 최고의 교육을 제공해야한다는 책무에 공감해 증원정책이 어떻게 결론나도 교육환경과 여건을 개선해 의대생들이 좋은 의사로 양성되기를 바란다. 앞으로 의대교수들의 목소리를 듣고 의대학생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유급 휴학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대학 위상을 높이고 우수 인재가 몰리게 할 방안은?
=좋은 교육을 해서 경쟁력을 높이면 취업 잘하고, 이 대학 나오면 좋은 인재가 된다고 생각하면 너도나도 지원할 것이다. 교육.연구의 경쟁력이 높아져야 한다. 교수님들이 연구에 매진해야 한다. 국가고시 합격률도 높여야 한다. 사대 의대치대 법전원 상대 등 이를위해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두 번째 국립대 책무가 지역과 소통이다. 지역사회 지자체와 협력 통해서 양질의 일자리 만드는데 노력할 것이고 우수인재를 지역사회 수요에 맞춰 공급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세번째 국제화를 해야 한다. 제가 경북대 다니다 학부때 유학가서 석박사를 독일에서 했다. 국제화의 수혜자였고 그런 맥락에서 우리도 국제화할 때 우리가 세계시민으로서 역할도 할 뿐아니라 우리 경쟁자인 해외명문대와 교류협력 강화도 가능할 것이다.

-정치 진출 이슈가 있었던 현직 총장의 임기 문제는?
=논란이 있는 것 사실이다. 현 상황으로는 10월 20일 임기만료고 21일자 취임하게 돼 있다. 학기 진행 중인데 총장교체가 일어나 부작용 있다. 연말이 가까워져 새 총장이 새 정책 집행하는데 한계도 있다. 결산 준비에 들어간 공무원이 여력 없는 문제도 있다. 제가되면 개인적 손해를 감내하고라도 총장임기를 학기말로 맞추겠다는 것을 약속 드린다.

-글로컬 본선이 남아 있다. 전략에 변화줄 부분은?
=퇴보하는 지역사회 발전 모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글로컬대학이 연구중심대학 지향으로 설계돼 있고 과제계획서를 준비 중이다. 개인적으로 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사업계획서가 구체적으로 안 알려져 훈수하기 어렵다. 그러나 글로컬 준비하는 과정에서 구성원과 소통이 부족하다. 후보인 저도 이게 어떤 임팩트를 가지며 대학 변화를 이끌지 알지 못한다. 차기총장이 사업 이끌게 돼있고 무한책임을 지게 돼 있다. 신속대응팀을 구성해 임기가 시작되면 경북대 발전 실행계획서를 아주 디테일하게 적을 것이다. 12월말까지..

-앞으로 대구시와 협력방안은?
=지자체와 소통이 좀 어렵다. 교수들이 녹록치 않아 공무원이 기피하는 면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 소통의 폭을 넓히기 위해 지자체와의 연계를 하는데 우려하는 바가 있다. 대학은 자치가 중요하다. 학문의 자율성도 필요하다. 지자체가 대학에 너무 깊숙이 간여하면 안된다. 지원은 가능하지만 감독은 안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간섭하기 시작하면 그 대학은 어렵다. 지자체와 협력해 지역대학의 미래를 설계하는 고등교육위원회를 설치하겠다. 이틀속에서 협력하겠다.

-대학 등록금의 해법은 무엇인가?
=대학 재정을 학생에게 넘기는 것은 옳은 선택 아니다. 국립대는 이미 반을 국가가 돕는데 전부는 왜 안되나? 고교 무상교육 때도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부작용이 안 발생했다. 개인적으로 고등교육의 무상실시와 관련 재원확보와 실천방안을 담은 논문도 발표했다. 부족한 재정은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통해 풀어나가는 것이 올바른 해결책이다. 등록금은 아니다. 고등교육을 무상으로 실시해야할 때다. 미래에 대한 투자로 본다.

-혁신도시로의 경북대병원 이전 문제에 대한 견해는?
=원론적으로 병원이전이나 신축문제는 독립법인인 병원의 소관이다. 하지만 총장은 경북대병원 이사장도 겸임해서 의견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의료정책 전문성이 필요해서 이문제는 의대교수들과 소통하며 청취하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경북지역의 양질 의료혜택을 제공해야 된다는 책무를 가진 입장에서 촘촘한 의료지원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원칙은 간과하지 않을 것이다. 대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의료첨단복합단지에 경북대병원이 최고의 연구를 할 수 있는 연구시설을 설립해야만 의료체계 고도화를 이룰 수 있다. 동인동 학정동 두 곳에 병원을 짓고 나니 교수들이 반반으로 쪼개졌다. 거리가 있어 그렇다. 병원문제는 대구시가 주도하고 경북대가 돕는 방식으로 가는 게 옳다.

-유권자에게 하는 당부 말은?
=차기총장 임기 4년은 이후 경북대 미래의 명운을 결정한다. 경북대가 새 모습으로 탈바꿈돼야 위기를 발전 기회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하다. 저는 감히 준비됐다고 생각한다. 대학 발전을 이끌어내고 대구지역사회 발전과 연동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구성원과 지역사회 목소리를 경청하고 참여기회를 확대해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실현하겠다. 학생들이 몰리고 교수님들이 자랑스러운 대학, 직원이 행복과 보람을 느끼는 대학을 만들어 가고 싶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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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CBS 이재기 기자 dlworl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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