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산' 반도체 제조장비에 관심 쏠리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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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도체업계가 중국 파운드리(위탁 생산) SMIC를 주목한다.
미국의 지속 제재에도 선단(첨단) 칩을 자체 개발하는 등 성과를 올리더니, 올해 1분기 미국·대만 기업을 제치고 파운드리 3위에 오르면서 삼성전자 바로 아래까지 추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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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도체업계가 중국 파운드리(위탁 생산) SMIC를 주목한다. 미국의 지속 제재에도 선단(첨단) 칩을 자체 개발하는 등 성과를 올리더니, 올해 1분기 미국·대만 기업을 제치고 파운드리 3위에 오르면서 삼성전자 바로 아래까지 추격했다. 수입이 막힌 서구권 제조장비 대신 러시아 제조장비에도 눈독을 들이면서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재편을 노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SMIC의 매출은 약 2조 3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가까이 증가했다. 국제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6% 중후반으로, 대만 UMC(6% 초반)와 미국 글로벌파운드리(5%)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3위에 올랐다. 2위 삼성전자(13%)의 절반 수준이지만, 지난해 5위~6위를 맴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실적과 점유율이 모두 개선됐다.
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것은 자체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SMIC가 화웨이의 신형 스마트폰에 공급한 칩은 7나노(nm)로, 극자외선(EUV)장비 반입이 막혔지만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다만 아직 수율이 50%에도 미치지 않기 때문에 '반쪽 성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7나노 양산을 시작한 것은 2018년으로, 90% 이상의 수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업계가 돌파구로 삼는 것은 러시아산 노광 장비다.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는 최근 350나노 공정에 사용되는 노광장비 개발에 성공했는데, 2030년까지 14나노 장비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국과 러시아 반도체의 연합관계가 강화된다면 우리 반도체에도 부담스럽다. 이미 러시아는 자국 반도체 공급량의 89%(2022년 말 기준)를 중국 기업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지난해 IT(정보기술) 시장 부진에도 SMIC의 매출이 증가한 것 역시 중국 내수·러시아 시장 등의 영향이 컸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산 노광장비의 신뢰도만 보장된다면 저렴해진 SMIC의 칩을 구매하려는 고객이 늘 것"이라고 말했다.
SMIC가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4~5년의 기술 격차를 극복해야 한다. 글로벌 대형 고객사의 확보나 3나노 이하 최선단 공정의 도입, 수율 개선 등 과제도 많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1위 TSMC와의 파운드리 점유율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새 경쟁자의 등장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우리 업계도 반도체 제조장비 경쟁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온다. 한국 반도체산업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자립화율은 30% 수준으로, EUV 장비 등 주요 장비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반도체 장비 국산화를 달성한다면 공정 소요 비용을 줄이고, 리드타임(조립부터 입고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
반도체업계 고위 관계자는 "중국이 64조원의 투자기금을 조성해 반도체 국산화를 노리는 한편, 러시아 등 국가와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라며 "우리 반도체를 직접적으로 겨냥해 첨단반도체 시장 재편을 노리는 만큼, 우리도 소부장-팹리스-디자인하우스-파운드리 등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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