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마을] 주공아파트

한겨레 2024. 5. 31.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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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어디에 있을까.

지금 살고 있는 집은 꿈에 나오지 않는다.

꿈에서 놀다가 피곤하면 아직도 한숨이 나온다.

엄마는 어디 간 걸까긴 복도를 한참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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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어디에 있을까.
지금 살고 있는 집은 꿈에 나오지 않는다.
꿈에서 놀다가 피곤하면 아직도 한숨이 나온다. 엄마는 어디 간 걸까……
긴 복도를 한참 걷는다.
걸을 때마다 명찰과 열쇠가 부딪치는 소리가 들린다.
이웃을 만나면 인사를 해야 한다.
엄마는 정말 어디 간 걸까.
괜히 냉장고 주변을 서성거린다.
나는 방에 들어가 양말을 벗고 이불을 덮는다.
피곤해서 자꾸 한숨이 나온다. 나는 언제까지 자라지 않을까.
누군가의 꿈속에 이렇게 오래 갇혀 있어야 하나.

이다희의 신작시집 ‘머리카락은 머리 위의 왕관’(문학과지성 시인선 603)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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