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D집다] 사람이 온다는 것, 일생이 다가오는 것

관리자 2024. 5. 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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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지방시대다.

거의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청년 정착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기초지방자치단체부터 광역지자체까지 청년 정착금부터 창업 지원금, 주거 지원까지 다양한 형태로 청년 유치에 힘쓰고 있다.

나도 행정안전부의 로컬분야 핵심사업인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에 선정돼 충남 홍성에서 청년들이 농촌에 정착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고 교육해나가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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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지방시대다. 거의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청년 정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예전 서울불패, 서울·경기 인구는 줄지 않는다는 말이 무색하게 심각한 저출생과 고령화 추세로 이제는 모든 지역이 인구감소와 지역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그리고 기초지방자치단체부터 광역지자체까지 청년 정착금부터 창업 지원금, 주거 지원까지 다양한 형태로 청년 유치에 힘쓰고 있다.

나도 행정안전부의 로컬분야 핵심사업인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에 선정돼 충남 홍성에서 청년들이 농촌에 정착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고 교육해나가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작년 한해만 해당 프로젝트로 130명의 청년이 홍성을 찾았고, 그중 6명이 홍성에 정착을 준비하고 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나조차도 청년을 ‘성과지표’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해서 청년 몇명을 남겼는지, 몇명을 창업하게 했는지, 그들이 발생시킨 부가가치(매출)는 어떻게 되는지. 지역에서 함께 살아갈 친구들, 술 한잔 같이 마실 친구들을 모으려 시작했던 프로젝트가 1년 사이에 몇명과 몇개, 얼마로 추산돼 계산됐다.

이 사실을 깨닫게 됐을 때 사실 굉장한 자책감이 들었다. 심지어 나조차도, 인생의 고민과 고민, 결정과 결정 사이에서 신중하게 선택한 귀촌을 나의 성과를 위해 누구에게 강요하지 않았는가? 청년 1명이라는 수치를 만들기 위해 지역을 좋게 포장하지 않았는가? 이후 더이상 청년들에게 농촌을 자랑하지도, 남으라고 권유하지도 않았다. 사실대로 보여주고, 함께할 수 있는 방법과 그 위험에 대해서도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신기한 것은 그러고 나서 오히려 더 많은 친구들이 홍성에 남기로 결정했다는 점이다. 이제는 청년 한명이 곁에 남는 것이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누군가의 시처럼, 그들의 인생이 다가오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중략)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 중

우리는 과연 청년의 귀촌을, 그들의 인생이 다가오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가? 그들의 부서지는 마음을 생각해봤을까? 다시 한번 자문할 일이다.

김만이 초록코끼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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