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기도지사가 막말 댓글과 논쟁할 필요 있었나
김동연 경기지사가 ‘1박2일 생방송 토론’을 했다. 29일 밤부터 30일 새벽까지 180분간 이어졌다. 속칭 ‘라방’이라는 인스타그램 라이브방송이었다. 경기도특별자치도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최대 490명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김 지사가 실시간 댓글도 읽으며 답변도 했다. 사전에 짜여진 각본은 없어 보였다. 방송은 밤 12시30분까지 계속됐다. 방송 내내 긴장감 있게 진행됐다. 격의 없는 생생 토론 현장이었다.
말 많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명칭에 대해 직접 밝혔다. 공모를 통해 선정한 이름은 ‘평화누리특별자치도’다. 김 지사는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명칭은 국회에서 정해진다”고 설명했다. 명칭 공모전은 주의와 관심을 끌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북자도 추진의 근본적인 이유를 묻는 질문에도 답했다. 일자리, 좋은 의료 시설, 좋은 교육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판을 바꿀 게임 체인저가 필요하다고 했다.
민선 지사 8대, 7명째다. 이런 형식의 소통은 없었다. 긍정적인 시도였다. 문제는 부적절 댓글과의 부적절 논쟁이다. 경기도는 사전에 논의된 참여자는 없다고 밝혔다. 김 지사도 “(댓글 알바는) 없다. 그런데 돈 쓰면 불법”이라고까지 했다. 그래서인지 정제되지 않은 댓글이 계속 올라왔다. 옮기기 민망한 수준의 표현도 등장했다. 북자도 또는 도정과 상관 없는 비방도 있었다. 그런데 김 지사가 이런 댓글에도 답하며 진행했다.
“김동연, 눈깔이나 제대로 떠라”는 댓글이 있었다. 김 지사가 답변했다. “제 눈 똑바로 보십시오. 제대로 뜨고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런 막말도 등장했다. “당신이 신이야, 규제를 다 풀고 기업 유치한다고, 뭔 개소리를 되게 성의껏 하시네.” 김 지사가 이 부분도 공개 지적했다. “이분은 어떤 분인가요? 왜 이렇게 말을 험하게 하시나요?”. “...장난해?”라는 댓글에는 “지금 제가 하는 게 장난처럼 보이나?”며 노기를 비쳤다.
노골적인 욕설에도 응대를 했다. “규제 먼저 풀라고, ×신아”라는 댓글이 있었다. 김 지사는 “왜 장애인들을 폄훼하는 말을 쓰느냐”고 답했다. 좋은 소통 공간을 망친 악성 댓글이다. 백번 지탄받아 마땅한 행위다. 하지만 이에 대하는 지사의 방식도 옳지 않았다. 1천300만 도민을 대표하는 도지사다. 화면에서 지나갈 막말이었다. 그걸 도지사가 일일이 소개한 셈이 됐다. 방송을 본 도민들이 한입으로 민망함을 말했다.
이런 이벤트가 왜 필요했나. 새롭게 제시된 논리는 없었다. 막말과 논쟁하는 모습만 남겼다. 앞서 북자도 명칭 공모도 그랬다. 좋은 이름은 못 찾았고 반대 확산 빌미만 남겼다. 북자도도 추진에서 다급함을 뺄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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