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신라의 빛 ‘금동보살입상’

이수영 2024. 5. 3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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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양양군 서면.

통일신라 말기 선종 사찰인 선림원터에 모습을 드러낸 금동보살입상은 흙덩이와 녹이 두껍게 뒤엉켜 있었다.

이 작품은 통일신라시대 금동상 중 출토지가 정확한 역대 최대 크기의 보살 입상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불교가 번성했던 통일신라 당시의 모습과 문화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국립춘천박물관은 2024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지난 14일 기획전시실에서 '다시 찾은 신라의 빛- 선림원 터 금동보살입상' 특별 공개 전시회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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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양양군 서면. 통일신라 말기 선종 사찰인 선림원터에 모습을 드러낸 금동보살입상은 흙덩이와 녹이 두껍게 뒤엉켜 있었다. 높이 52㎝ 높이의 보살상 몸체 옆에 연꽃잎으로 장식된 발판에는 불상의 오른발만 붙어 있고, 장신구들도 따로 떨어진 채 발견됐다. 광배도 여러 조각으로 파편화돼 있었다. 하지만 보살상 몸체 전면에 입힌 금칠이 거의 벗겨지지 않고 선명한 광택을 머금고 있었다. 먹과 남색 안료로 그린 눈동자와 눈매, 수염 등 얼굴의 세부까지 양호하게 보존됐다. 보살 입상은 옷 주름을 돋을새김해 현실감을 극대화했다. 고대 불상의 얼굴 세부에 먹과 안료를 쓴 흔적이 확인된 것은 이 불상이 첫 사례라고 한다. 이 작품은 통일신라시대 금동상 중 출토지가 정확한 역대 최대 크기의 보살 입상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불교가 번성했던 통일신라 당시의 모습과 문화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21세기 들어 발견된 국내 불상 가운데 단연 최고 수준의 작품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극찬한다.

1000년 동안 흙 속에 묻혀 녹슬어 가던 보살 입상이 원형과 가장 가까운 모습으로 강원에 돌아왔다. 국립춘천박물관은 2024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지난 14일 기획전시실에서 ‘다시 찾은 신라의 빛- 선림원 터 금동보살입상’ 특별 공개 전시회를 시작했다. 지난해 국립춘천박물관으로 국가 귀속된 후 광배 편을 더욱 섬세하게 맞추는 추가 작업을 진행, 원형에 가깝게 복원됐다. 금빛 광채를 뿜어내는 보살상은 마치 살아 있는 듯 생동감이 넘친다. 측면에서 바라보는 작품은 또 다른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조금 거리를 두고 멀리서 보는 보살상은 신비감을 더한다. 전시장에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주말과 휴일은 물론, 평일에도 시민 등 방문객들이 줄을 잇는다. 관객들은 “보살상을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기운을 받는 것 같다.”, “1000년 전 이렇게 화려한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놀랍다.”고 감탄한다. 전시회는 오는 7월28일까지 계속된다. 오묘하고 눈부신 신라의 빛을 느낄 기회를 놓친다면 두고두고 아쉬워할지도 모른다. 이수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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