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마켓+] 갓성비 PB 상품 뜨는데…유통가 규제 시작될까 ‘긴장’
저렴한 ‘ 가성비 자체 브랜드(PB)’ 선호
편의점·대형마트·백화점 등 PB 확대
알고리즘 조작 검색 상위 노출 의혹
공정위‘쿠팡 PB 부당 우대’ 심의 임박
업계, 시장 파장 우려 결과 예의주시
PB제품 논란과 향후 전망
최근 정부가 해외 직접구매(직구) 물품의 국가통합인증마크(KC) 의무화 정책을 내놨다가 소비자 권리를 침해한다는 비판 속에 사흘 만에 철회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어 쿠팡의 자체 브랜드(PB) 상품 부당 우대 의혹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전원회의 심의가 임박하면서 유통업계도 그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같은 논란이 계속되는 것은 장기간 지속된 고물가에 소비자들이 값싼 제품에 몰리는 현상이 반복·과열되면서 불거졌다. PB제품은 합리적 가격을 내세우며 고물가 속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PB제품 논란과 향후 전망을 살펴본다.
■ PB제품 매출 고공행진 눈길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최근 자체 브랜드(PB) ‘리얼프라이스’ 매출이 100억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리얼프라이스는 GS리테일과 우수 중소기업 간 협업에 기반해 2017년 론칭한 PB로, 지난해까지 슈퍼마켓 ‘GS더프레시’를 통해 일반 상품 대비 20∼30% 저렴한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 좋은 상품을 선보여왔다. GS25의 PB상품인 1974우유 매출은 올해 1월부터 지난 23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배 증가했다. 올해 1월 리얼프라이스 상품을 도입하기 시작해 현재 17종의 상품을 판매 중이다. PB제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GS25는 다음 달에는 리얼통통소시지 등 5종을 더해 리얼프라이스 상품 라인업을 22종으로 확대한다. 연말까지는 가격 민감도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최대 20개의 상품을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PB 컵커피의 판매량이 2018년 출시 이후 누적 5500만개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세븐일레븐은 PB제품 프리미엄 전략에 따라 조만간 PB 컵커피 라인을 포함, 다른 카테고리의 PB 상품도 프리미엄급으로 리뉴얼해 선보일 계획이다.
이처럼 PB상품의 인기로 유통업계는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매출이 1.4% 늘었고 신세계백화점은 7.0%, 현대백화점은 3.6% 각각 매출이 증가했다. 신세계는 1분기 매출로는 역대 최대를 거뒀고, 현대백화점은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롯데는 거래액이 1분기 중 가장 많았다.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 좋은 차별화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확대하고 젊은 층이 선호하는 모바일 라이브방송을 늘린 것도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됐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각 사 디지털(온라인·모바일) 매출 비중을 보면 GS샵이 59.6%, CJ온스타일은 53.7%로 각각 이미 절반을 넘어섰고 현대·롯데홈쇼핑도 50%선에 근접해가고 있다.
■ 공정위 쿠팡 PB 심의에 업계 ‘예의주시’
쿠팡의 자체 브랜드(PB) 상품 부당 우대 의혹에 대한 공정위의 전원회의 심의에 유통업계도 그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무엇보다 업계는 심의 결과가 대부분의 온오프라인 유통 플랫폼이 운영하는 PB 판매 관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안건의 핵심은 쿠팡이 상품 검색 순위 알고리즘을 조정해 직매입 상품과 PB 상품의 검색 순위를 상위에 고정 노출했는지 여부다. 이에 쿠팡에서는 랭킹은 판매 실적과 고객 선호도, 상품 경쟁력, 검색 정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고 줄곧 설명했다. 반면 공정위는 쿠팡이 이런 기준과 무관하게 자사 PB 상품이 랭킹 상위에 올라가도록 알고리즘을 변경한 것으로 의심한다.
유통업계는 이번 심사 결과가 각 업체가 보유한 PB 영업 관행 자체에 대한 논란으로 번질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대형마트의 경우 이마트는 ‘피코크’와 ‘노브랜드’, 홈플러스는 ‘홈플러스 시그니처’와 ‘심플러스’, 롯데마트는 ‘요리하다’와 ‘오늘 좋은’ 등의 PB를 운영하며 고객들의 손길이 잘 닿는 곳에 상품을 진열하고 있다. 이커머스에서도 가정간편식(HMR)과 밀키트,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PB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업체들은 통상 PB 상품만 모은 별도의 카테고리를 만들어 관리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고물가 속에 뛰어난 가성비를 내세워 입지를 넓혀가는 PB 시장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 고물가에 쪼그라든 가계 ‘위축된 소비’
유통업계에 부는 PB바람은 소비자의 지갑사정이 크게 나빠지면서 더욱 거세졌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4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1인이상 가구·농림어가 포함) 월평균 소득은 512만2000원으로 1년 전보다 1.4% 증가했다. 반면 가구 월평균 소비지출은 290만8000원으로 1년 전보다 3.0% 늘었다. 비소비지출은 이자 비용 증가 등 영향으로 1.2% 늘어난 107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음식·숙박 지출은 42만7000원으로 작년 같은 시기보다 5.8% 증가했다. 외식 등 식사비(6.0%), 호텔·콘도 등 숙박비(2.2%)에 대한 지출이 늘었다. 국내·외 여행 등 단체여행비에 대한 지출이 53.8% 늘면서 오락·문화 지출도 9.7% 증가했다. 가정용품·가사서비스(6.1%), 의류·신발(1.3%), 주거·수도·광열(0.7%) 등에 대한 지출도 늘었다.
고물가·고금리와 근로소득 감소가 맞물리면서 고소득 가구의 적자 가구 비율도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전체 가구 중 적자 가구의 비율은 26.8%로 1년 전(26.7%)과 비교하면 0.1%p 소폭 증가했다. 소득 분위별로 보면 상위 20∼40%인 4분위 가구의 적자 가구 비율은 1년 전보다 2.2%p 증가해 18.2%가 됐다. 직전 분기인 4분기(14.8%)와 비교하면 3.4%p 늘었다. 소득 상위 40∼60%인 3분위 가구의 적자 가구 비율도 17.1%로 나타났다. 중산층 가구 5집 중 1집 가까이가 소비 여력보다 더 많은 돈을 쓰는 ‘적자 살림’을 했다는 의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국민들이 체감하는 물가와 높은 수준에서 계속되면서, 이달 소비자 심리가 더 악화한 것 같다”며 “체감물가가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보다 더 높게 형성돼있다. 농산물과 공공요금 등 인상 요인도 많이 남아있는 것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김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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