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창작진 "모두 공감할 러브 스토리"

오보람 2024. 5. 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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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휴 콤비' 박천휴·윌 애런슨 협업작
10월 브로드웨이 진출…"작품 손댄다면 안했을 것…고유 정서 해치고 싶지 않아"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작가 박천휴, 작곡가 윌 애런슨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두 캐릭터의 마음을 최대한 섬세하게 표현하려 했어요. 요즘 관객의 감정에 와닿을 수 있는 스토리를 중시했지요."(작가 박천휴)

"규모가 크고 화려하게 만들기보다는 보편적인 감정을 내밀하게 표현하는 게 더 설득력 있다고 생각했어요."(작곡가 윌 애런슨)

30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는 이 작품이 지닌 매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다음 달 18일 서울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에서 개막하는 '어쩌면 해피엔딩'은 21세기 후반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만나 사랑하게 되며 겪는 일을 그린다.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를 함께 만든 박천휴와 애런슨이 두 번째로 협업한 작품이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2016년 초연작으로는 이례적으로 티켓 매진 행렬이 이어졌고, 이후 제2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6관왕에 오르는 등 관객과 평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박천휴는 "'번지점프를 하다' 이후 오리지널 뮤지컬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쓴 작품"이라면서 "주제를 뭐로 할까 생각하다가 모두가 공감할 만한 진솔한 러브 스토리를 써보자는 결론에 다다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으로 원작 없는 이야기에 도전했기 때문에 우리의 정서나 중요한 주제를 자유롭게 펼칠 수 있었다"면서도 "초연 때는 대학로에서 로맨스물이 환영받던 때가 아니라 겁나는 부분도 있었다"며 웃었다.

애런슨 역시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할 수 있는 것들이 무한대여서 흥분되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작가 박천휴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어쩌면 해피엔딩'은 오는 10월 미국 브로드웨이 1천100석 규모 극장에서 미국 초연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토니상에서 '퍼레이드'로 최우수 연출상을 받은 마이클 아덴이 연출을 맡았다.

한국 원작과는 연출의 차이는 있으나 인물과 이야기, 설정 등을 고치거나 더하지 않고 그대로 미국 무대에 올린다.

애런슨은 브로드웨이 진출을 타진할 당시 "완전히 작품을 바꿔야 한다고 하면 안 하려고 했다"면서 "'어쩌면 해피엔딩'이 가진 본연의 의도와 정서를 살리는 게 중요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제작사 측은 박천휴에게 "지구상에서 결코 해고할 수 없는 두 사람이 너와 윌"이라며 작품에 손대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박천휴는 "브로드웨이 공연이라고 하면 규모가 크고 화려하다는 고정관념이 있지만, 지난 몇 년간 트렌드를 보면 다양성이 굉장히 존중받고 있다"면서 "작품이 지닌 정서를 해치면서까지 규모를 키우고 싶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올리버와 클레어 두 캐릭터가 극 전체를 끌고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대는 단출하고 군무가 어우러진 강렬한 음악도 없다. 대신 등장인물의 마음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서정적인 가사와 멜로디의 넘버들로 트랙 리스트를 채웠다.

애런슨은 "관객들은 스케일이 큰 뮤지컬을 연달아 세 편만 봐도 곧바로 '클리셰'라는 느낌을 받을 것"이라면서 "다음에는 신선하고 솔직한 걸 담은 작품을 보고 싶어 할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작곡가 윌 애런슨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팬들 사이에서 '윌휴'로 불리는 박천휴와 윌 애런슨 콤비는 지난해 창작 뮤지컬 '일 테노레'도 함께 선보였다. 오는 12월에는 신작 '고스트 베이커리'를 들고 돌아온다.

두 사람은 동료이자 17년 지기 친구 사이다. 박천휴가 미국 뉴욕대에서 미술을 공부하던 2008년께 같은 학교 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애런슨을 알게 됐다.

예술 취향이 비슷했던 둘은 재미 삼아 함께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다 애런슨이 '번지점프를 하다' 작곡 제의를 받았을 때 박천휴와 작업해보고 싶다는 뜻을 밝히면서 둘도 없는 동업자가 됐다.

애런슨은 "천휴는 시각 예술가였다가 K팝 작사도 하고 소설도 좋아해 영감을 받는 영역이 방대하다"면서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예술적 영향도 다양하다"고 칭찬했다.

박천휴도 "윌만큼 클래식부터 재즈, 뮤지컬에 이르는 음악을 해박하게 이해하는 작곡가를 본 적이 없다"며 "게다가 이야기꾼이라서 대본을 어떻게 구성하고 극의 구조를 어떻게 짤지도 잘 아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작가 박천휴, 작곡가 윌 애런슨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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