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자녀 먼저 보낸 할머니, 전재산 기부…“간호대 후배들에게 희망주고파”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4. 5. 30. 23:4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 뉴욕에 사는 82세 할머니가 평생 모은 재산을 자신의 모교인 가톨릭중앙의료원에 기부했다.

30일 가톨릭중앙의료원에 따르면 김 씨는 최근 의료원에 36만달러(약 5억원)를 기부했다.

김 씨의 기부 결심에는 먼저 떠난 두 자녀가 영향을 미쳤다.

가톨릭중앙의료원에서는 기부자 예우를 위해 김 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가톨릭대학교 옴니버스 파크 내 아너스 갤러리에 그를 등재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 사는 82세 할머니
아들·딸 병으로 잃은뒤 결심
가톨릭의료원에 5억원 기부
“후배에 희망주는 선배될것”
가톨릭중앙의료원에서 김미지 동문과 배우자 이성걸씨에게 기부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는 감사패 전달식을 진행했다. 기념 행사에는 이재열 병원경영실장 신부(왼쪽부터), 이화성 가톨릭중앙의료원장, 김미지 동문의 남편 이성걸 씨, 김미지 동문, 유양숙 간호대학장 등이 참석했다.
미국 뉴욕에 사는 82세 할머니가 평생 모은 재산을 자신의 모교인 가톨릭중앙의료원에 기부했다. 주인공은 김미지 씨로 ‘후배들에게 희망을 주는 선배로 기억되고 싶다’는 소감을 남겼다.

30일 가톨릭중앙의료원에 따르면 김 씨는 최근 의료원에 36만달러(약 5억원)를 기부했다. 1966년 가톨릭대학교 간호대학을 졸업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50여년간 이민 생활을 하면서 열심히 모은 돈을 후학 양성에 쓰도록 한 것이다.

김 씨의 기부 결심에는 먼저 떠난 두 자녀가 영향을 미쳤다. 김 씨의 막내딸인 이은숙 씨는 2021년 생을 마감했다. 뉴욕대 로스쿨을 졸업한 이 씨는 의료사고 전문 변호사로 활동해왔으나 희귀 심장질환인 모야모야 증후군을 이겨내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숨진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딸을 떠나보낸 슬픔을 추스르지 못한 상황에서 한달여 만에 아들인 이영주 씨도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 씨는 30여년 전 한국어를 공부하기 위해 서울에 왔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했고 척추를 다쳐 하반신 마비로 지내왔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버팔로대 로스쿨 졸업 후 변호사로 활동해왔지만 코로나19 합병증은 이겨내지 못했다.

그렇게 고통의 시간을 견디던 김 씨는 두 자녀를 기리기 위한 방법으로 기부를 택했다. 그는 “희망을 주는 것이 선배의 진정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나눔을 통해 희망을 주는 선배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가톨릭대학교 간호대학 후배들이 훌륭한 환경에서 교육받기를 바람과 동시에 먼저 주님의 곁으로 떠난 두 남매가 기억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그는 2018년에도 가톨릭대학교 옴니버스 파크 건립을 위해 1만달러를 기부한 바 있다.

이화성 가톨릭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평생 모은 재산을 흔쾌히 기부해준 김미지 동문의 결정에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각박한 세상에서 어려운 분들의 기부는 더욱 값지다”고 말했다. 이어 “김미지 동문의 뜻을 헤아려 이번 기부금을 간호대 학생들의 교육을 위한 발전 동력으로 삼아 최고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톨릭중앙의료원에서는 기부자 예우를 위해 김 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가톨릭대학교 옴니버스 파크 내 아너스 갤러리에 그를 등재했다. 옴니버스 파크 3층 간호대학 3301호실은 ‘김미지 대강의실’로 명명됐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