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회장 "6월부터 큰 싸움…의대교수들도 기꺼이 동의"(종합2보)
"전공의·의대생 외로운 싸움 안돼"
"개원의·봉직의도 적극 나서줘야"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정부가 27년 만에 의대 정원을 1497명 늘리는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발표한 30일 의사단체가 "6월부터 큰 싸움을 시작한다"면서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이날 오후 9시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대한민국 정부 한국의료 사망선고 촛불집회'에서 개회사를 통해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100일 넘는 적지 않은 시간동안 너무나 고생했다"면서 "후배 전공의들과 의대생들만의 외로운 싸움이 되지 않고 선배들이 가장 앞장서서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너무나 감사하게도 교수님들께서 의협과 한마음 한뜻으로 가주시기로 하셨다"면서 "개원의,봉직의 선생님들도 환자들을 살리는, 우리나라 의료를 살리는 이 외로운 싸움에 적극 나서 주셔야 한다"고 대정부 투쟁에 참여해 줄 것을 독려했다.
또 "정부가 지금이라도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을 바로 잡지 않고 계속 나라 망하는 길로 가겠다면 의사들은 시민들과 함께 국가를 잘못된 길로 인도하고 있는 자들을 끌어내리는 일의 선봉에 서겠다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 회장은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정 갈등으로 의료 공백이 100일 넘게 이어지면서 환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정부는 대처를 잘해 의료체계가 안정적으로 잘 굴러가고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암 진단 환자가 치료를 못 받고, 기존에 치료받아 살 수 있던 암 환자들이 퇴원하라는 말을 듣고, 암 치료 환자도 약을 가방에 담아 투약 받을 수 있는 병원 찾아 전전하고, 간에 복수가 차도 복수를 못 빼서 숨 차하고, 고생하는 게 제대로 된 안정적 대처이냐"고 반문했다.
임 회장은 최근 경찰이 전공의 집단 사직 공모 혐의로 자신을 압수수색한 것 등을 비롯해 자신과 관련해 전공의 2명에게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정부는 14만 의료 전문가 단체의 대표인 저를 잡범 취급을 하며 고발했고, 경찰은 온갖 창피를 주며 사냥개 마냥 물어뜯으며 없는 죄도 만들어 내고 있다"면서 "사직한 전공의들을 파렴치한 범죄자 취급했고, 마치 탈옥한 범죄자들에게 하는 것처럼 갈 데 없으니 돌아오라고 한다. 전공의들, 학생들도 소환해가며 처벌 위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건 나치시대 게슈타포나 했던 짓"이라고 했다.
임 회장은 "정부에 의료현장을 가장 잘 아는 의사들과 함께 의대정원과 의료정책에 대해 상의해야 한다고 누누이 얘기해 왔지만 정부는 무시한 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군부 독재를 방불케 하는 일방통행과 폭압적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태의 본질은 정부가 일으킨 의료 농단, 돌팔이 만들겠다는 교육 농단, 암 환자 고려장, 어르신들 돈 많이 드는 진료는 못 받게 해서 일찍 죽게 하겠다는 의료 고려장"이라면서 "이런 것을 의료개혁이라고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포장해 국민들을 세뇌하는 빨갱이 짓을 정부가 버젓이 국가 예산을 들여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 회장은 이날 폐회사를 통해서는 정부와의 내년도 '수가(건강보험공단이 매년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에 제공하는요양급여비용)' 협상과 관련해 정부가 "수가를 정상화할 생각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는 의료현장을 살리는 의료개혁에 거액을 쓰겠다는 새빨간 거짓말을 국민들에게 하고는 정작 의료현장을 살리는 수가 정상화는 할 생각이 없다"면서 "내일 끝나는 수가 협상에 박 차관은 국물도 기대하지 말라고 얘기하고 있다. 내일 수가 협상의 결과물이 거짓말의 지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부는 사직한 전공의들을 범죄자 취급했고, 법무부랑 협의해서 의사들을 가둘 교도소 공간도 점검한 것으로 안다"면서 "제가 환자 살리는 제도를 만들어 주겠다고 했더니, 14만 의사의 대표인 저부터 없는 죄를 뒤집어 씌워 감옥에 가두겠다고 했고 전공의들을 소환하고 의대생들도 소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환자를 살리는 게 죄라면 제가 가장 먼저 감옥에 가겠다"면서 "개원의, 봉직의 포함 14만 의사들은 저와 함께 기꺼이 감옥에 가시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6월부터 본격적으로 의료 농단, 교육 농단, 암 환자 고려장, 어르신 의료 고려장 막는 의료 농단에 대한 큰 싸움을 시작한다"면서 "교수님들께서도 기꺼이 동의해 주셨다. 전공의, 학생, 교수님뿐 아니라 개원의, 봉직의 선생님들까지 본격적으로 이 큰 싸움에 나서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임 회장이 동네 병·의원 집단 휴진 형태의 총파업을 선언할 것인지 여부 등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이날 임 회장은 구체적인 대정부 투쟁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향후 의대 교수들과 함께 투쟁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이날 집회는 정부의 의대 증원 등 의료개혁을 규탄하기 위해 서울을 비롯해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전주 등 전국 7개 권역에서 열렸다. 임 회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한미애 의협 대의원회 부의장의 애도사, 의료 정상화 촉구 발언대, 국민과 의료계의 대화, 대한민국 의료 심폐소생 퍼포먼스 등으로 진행됐다.
이날 공식적인 행사에 앞서 의대증원 사태의 추이와 의료계의 대응 관련 영상이 스크린에 띄워졌다. 의대 교수, 개원의, 전공의, 의대생, 대한의학회 관계자 등이 정부의 의대 증원에 항의하기 위해 '국민건강 사망', '의학교육 사망', '고집불통 의대증원 대한민국 의료사망', '준비 안된 의대증원 의학교육 훼손된다'는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집회에 참여했다.
의협이 자체 추산한 집회 참여 인원은 서울·경기·인천 5000명을 비롯해 총 1만여 명이다. 의협 관계자는 "특히 서울, 경기, 인천 촛불집회의 경우 의사와 의대생 외에도 일반 시민들이 다수 참여해 오후 9시50분 기준으로 5000명 가량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어, 이 시험장 아니네" "수험표 없어요"…경찰이 해결사[2025수능]
- '마약 투약 의혹' 김나정 누구? 아나운서 출신 미스맥심 우승자
- "패도 돼?"…여대 학생회에 댓글 단 주짓수 선수 결국 사과
- 이시언 "박나래 만취해 상의 탈의…배꼽까지 보여"
- [단독]'김건희 친분' 명예훼손 소송 배우 이영애, 법원 화해 권고 거부
- "월급 갖다주며 평생 모은 4억, 주식으로 날린 아내…이혼해야 할까요"
- 배우 송재림, 오늘 발인…'해품달'·'우결' 남기고 영면
- '살해, 시신 훼손·유기' 軍장교, 38세 양광준…머그샷 공개
- '성폭행범' 고영욱, 이상민 저격 "내 명의로 대출받고 연장 안돼서…"
- 최지혜 "3번째 남편과 이혼…남친과 4개월만 동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