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료는 죽었다" 의사들, 촛불 들고 의대 증원 반대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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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국 의료에 사망 선고를 내린 것에 대해 애도를 표한다."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지금 정부가 행하고 있는 것은 어린 의대생들이 돌아갈 학교를 없애고 전공의가 돌아갈 병원을 없애는 것"이라며 "촛불 집회 한번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어떤 희생과 대가를 치르더라도 한국 의료를 바로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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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부터 본격적으로 큰 싸움 시작할 것"
"정부가 한국 의료에 사망 선고를 내린 것에 대해 애도를 표한다."
30일 오후 9시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5,000여 명의 의사들이 손에는 촛불을 든 채 묵념했다. 거리로 나온 이들 의사들은 내년도 의과대학 정원이 4,695명으로 확정된 것에 대해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을 비판하고 의사 단체의 의견을 들어달라는 요구를 드러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날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하며 전국 단위의 촛불 집회를 개최했다. 집회에는 대한의학회, 서울특별시의사회, 한국여자의사회, 대한개원의협의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와 서울대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 등 각종 의료 단체들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정부의 독단적 행동은 의료 시스템을 붕괴시키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할 것"이라며 "지금의 의료 실태와 위험성을 국민에게 알리고 국민 건강을 위하는 의료계의 진심을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집단행동에 나서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정부를 향해선 강하게 성토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정부는 14만 의료 전문가 단체 대표인 저를 잡범 취급하며 고발했고, 경찰은 마치 사냥개처럼 몰아 세우며 없는 죄도 만들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직 전공의들을 파렴치한 범죄자 취급했고, 탈옥한 범죄자들에게 하는 것처럼 '너희들 갈 데 없으니 돌아오라'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동네 병·의원 집단 휴진 방식의 총파업 선언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향후 강경 대응 입장은 내놨다. 임 회장은 "만약 정부가 지금이라도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을 바로잡지 않는다면 의사들은 시민들과 함께 국가를 잘못된 일로 인도하는 자들을 끌어내리는 일의 선봉에 서겠다"고 예고했다. 임 회장의 강경한 주장에 집회 현장 곳곳에선 대통령 탄핵을 외치는 목소리가 울리기도 했다.
각 대학별 입시 요강이 발표되는 5월 31일이 지나더라도 의사 단체는 투쟁을 이어갈 것이란 입장이다.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지금 정부가 행하고 있는 것은 어린 의대생들이 돌아갈 학교를 없애고 전공의가 돌아갈 병원을 없애는 것"이라며 "촛불 집회 한번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어떤 희생과 대가를 치르더라도 한국 의료를 바로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도 발언대에 섰다. 응급의학과에서 공부하다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김모씨는 "솔로몬의 재판에서 이기는 사람은 힘이 더 센 사람이 아니라 아이를 더 아끼는 사람"이라며 "우리가 정부보다 환자를 더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의사 단체가 더 나은 제안을 정부에 제시해달라는 요구도 했다.
의협은 이날 서울 외에도 부산 해운대, 대구 동성로 등 전국 도심 곳곳에서 의대 입학정원 증원에 반대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전유진 기자 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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