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가자 영유아 85% 하루 한 끼도 못 먹어…영양실조 심각"

▲ 전쟁 종식과 기근 종식을 요구하는 행진 중 빈 그릇을 들고 있는 가자지구 어린이들

이스라엘군과 하마스 간 교전이 7개월 넘게 이어지는 가자지구에서 인도적 위기가 심화하면서 어린이들의 영양실조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유엔이 우려했습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지난달 가자지구 내 구호식량 배급 장소에서 6개월∼2세 영유아의 영양 실태를 조사한 결과 85%가 직전 사흘간 하루 평균 한 끼도 먹지 못한 상태로 나타났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습니다.

영유아의 식이 다양성 부족 현상은 '매우 심각' 단계로 분석됐습니다.

이들의 95%는 하루에 2가지 이하의 식품군을 먹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OCHA는 "식이 다양성은 하루에 식품군 8가지 가운데 5개 이상을 섭취해야 정상 범위인데 가자지구 아이들의 식이 다양성 부족 실태는 '좋음', '보통', '심각', '매우 심각' 가운데 가장 나쁜 상태를 가리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지난 1월 이후 가자지구 내 피란민 보호시설과 의료시설에서 영양 상태를 검사받은 6개월∼5세 9만 3천409명 가운데 7.8%인 7천280명은 급성 영양실조를 겪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급성 영양실조는 일반 영양실조보다 영양 결핍이 심각한 상태로, 제때 영양 공급을 비롯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사망에 이를 위험이 있습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전쟁 발발 후 국제사회의 구호품에 식량을 의존하고 있습니다.

전황이 격화하고 국제기구 활동가들이 구호 식량을 전달할 여건이 점점 나빠지면서 구호품 반입 규모도 급감한 상태입니다.

OCHA는 이달 7∼28일 가자지구로 들어오는 구호품 물량이 하루 평균 트럭 58대 분량으로, 지난달 1일부터 이달 6일 사이의 일평균 규모인 176대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전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제희원 기자 jessy@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