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개원...국회에 숨겨진 `3대 미스터리` 그 진실은

김동원 2024. 5. 30.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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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해태상 밑에 숨겨진 와인…이제 식초됐다
의원회관 ‘542호의 저주’…새로운 주인은 누구
국회 돔에 소변을 눴다…산화를 촉진하기 위한 방법
국회 해태상[김동원 기자]
국회 의원회관 542호[김동원 기자]
국회 돔의 모습[김동원 기자]

제22대 국회가 30일 개원했다. 이번 국회는 개헌 저지선을 지켜낸 108석 국민의힘과 192석 거대 야권의 여소야대 구도로 4년간 입법 활동을 이어나가게 된다. 22대 국회의 개원을 지켜보며, 국회에 관련해 전해지고 있는 '3대 미스터리'를 파헤쳐 보려고 한다.

◇국회 해태상 밑에는 와인이 묻혀있다?

국회 의원회관에 근무하는 한 비서관은 "해태상 밑에 와인이 묻혀있는데, 지금은 벌써 식초가 됐다는 소문이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은 과연 사실일까.

지난 1975년 당시 선우종원(작고) 국회 사무총장은 여의도로 국회를 이전하며 해태상을 세우고자 했다. 해태상은 '화기(火氣)'를 막는다고 알려져 있으며, 일반적으로 보존 가치가 높은 국가 문화재 인근에 세워두는 전통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예산 부족으로 해태제과에 이를 부탁했다. 이에 해태제과는 3000만원짜리 해태상과 해태주조에서 제조한 노블 와인을 함께 기증했다고 한다.

1976년 발간된 '해태 30년사'에 따르면 해태상과 노블와인은 모두 불을 막는 용도로 설명하고 있으며, 와인을 땅속에 묻은 방식도 제시됐다. 100년 뒤 이 와인들을 꺼내 민주주의의 발전을 기념하며 꺼내 마시기로 계획한 후, 와인을 한 병씩 석회로 감싸 특수 제작된 항아리에 보관해 해태상 아래 지하 10m 깊이에 묻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와인 속 당분의 발효 기간과 국회 이전 계획 때문에 실제로 와인이 묻힌지 100년 뒤인 2075년에 꺼내 마실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당분은 일정 시간 이상 발효되면 알코올로 변하고 이 상태에서 더 발효될 시엔 아세트산이 된다. 아세트산은 우리가 아는 식초다. 도수가 높은 위스키와 같은 주류는 수십년간 발효되기도 하지만, 와인은 길어야 50년 이상 숙성되지 않는다. 따라서 해태 와인을 묻을 때 철저하게 보관이 이뤄졌다 해도 이미 식초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앞으로 10년 이내에 국회 세종의사당이 개원할 공산이 크다. 지난 2023년 '국회세종의사당의 설치 및 운영 등에 관한 규칙'이 본회의를 통과했고, 2024년 정부 예산에 국회 세종의사당 토지매입비가 반영되면서다. 국회가 세종시로 이전하면 100년이 되기 이전에 와인을 꺼내거나, 여의도 부지에 새로 들어온 건물 인근에서 개봉할 수도 있다.

따라서 국회 해태상 밑에 와인이 묻혀있다는 말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마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회 의원회관 542호의 저주

국회 의원회관에는 300개의 의원실이 있다. 이 중 의원들이 기피하는 방이 있는데 바로 542호다. 그것은 542호에서 활동했던 의원들이 모두 불미스러운 일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인데, 무려 4명의 의원이 사망하거나 구설수에 올라 의원직을 잃었다.

17대 국회에서 구 모 의원은 암이 재발해 생을 마감했다. 19대 국회에서 김 모 의원은 총선 직전 처제 성폭행 의혹이 제기된 후 잘못을 시인하는 녹음 파일이 공개되면서 정치적 생명을 잃었다. 김 모 의원은 이후 사전 선거운동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보궐선거로 해당 호실을 차지했던 박 모 의원은 '국정 농단' 사건이 발생과 함께 사무총장직을 사퇴해야 했다. 21대 국회에선 윤 모 의원이 '지분 쪼개기 투기 의혹'으로 탈당계를 제출했다. 이후에 무혐의 처분을 받고 복당했지만, 이번에는 윤 모 의원의 부인이 투기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송치되는 등 542호의 저주는 이어지고 있다. 22대 국회에서는 박홍배 의원이 542호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돔에 소변을 눠서 산화 시켰다?

국회의사당의 돔은 준공 당시 빨간색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산화돼 현재의 푸른 돔이 되었다. 국회 보좌진들 사이에서 전하는 소문에 의하면 국회 돔의 산화를 촉진 시키기 위해 공사장 인부들이 소변을 눴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돔은 회녹색의 동판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붉은 색이었지만 시간이 지나 현재의 색을 갖추게 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실제로 소변을 눴는지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공식적이지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국회의사당 준공 당시 선우종원 전 사무총장의 회고록인 '격랑 80년'에는 해당 속설에 대한 내용이 서술돼 있다.

회고록에 따르면 국회의사당의 돔이 완공된 후 당시 정일권 국회의장은 붉은 색 돔을 선호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정 전 의장은 "왜 붉은 철판이 올라가 있냐"고 말하며 불만을 표했다. 이에 한 인부가 "지금은 붉지만 시일이 지나면 산화돼 청동색으로 변하게 된다"고 설득했다. 정 전 의원이 계속되는 설득에도 믿지 못하자 한 간부가 "제가 어젯밤에 일부러 저 위로 올라가 오줌을 눴다"며 "저게 그 자국인데 잘 보십시오. 거무스름하게 됐다가 나중엔 정말 청동색으로 변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동원 인턴기자 alkxandro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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