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서도 의료계 도심 집회…"K-의료 촛불 꺼져간다"

도청 앞에서 500여 명 촛불 집회…'정부 규탄'

전북의사회와 전공의, 의대생들이 30일 전북자치도 전주시 전북특별자치도청 앞에서 '대한민국정부 한국의료 사망선고' 촛불집회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5.30/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전주=뉴스1) 강교현 기자 = 전북 의료계가 의과대학 입학 정원 증원 방침에 반발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고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전북특별자치도의사협회는 이날 오후 전북자치도청 앞에서 '대한민국 의료 사망선고 촛불집회'를 열고 "정부의 고집불통 의대 증원 정책이 대한민국의 의료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준비 안 된 의대 증원은 의학교육을 훼손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에는 전북자치도의사협회 소속 개원의와 전공의, 의대생 등 주최·경찰 추산 5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집회는 개회사와 애도사, 연대사, 퍼포먼스 자유발언, 선언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정경호 전북자치도의사회장은 개회사에서 "정부는 국민들에게 의사들을 공공의 적으로 만들고 작금의 의료 현장이 안정적이라고 왜곡 보도하고 있다"며 "정부는 잘못된 의료정책을 추진한 것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보다 합리적이고 실현 가능한 의료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병주 전북자치도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은 "이제 한국 의료는 사망했다"고 진단하며 애도사를 낭독했다. 그는 "감히 한국 의료는 죽었다는 사망선고를 내리며 함께 슬퍼하고 애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정부의 고집에 전공의가 사직하고 의대생들은 수업 거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의사들은 분노하고 원망하고 애도하지만 한국 의료를 따나보내지 않았다"며 "이 행사를 계기로 슬픔을 뒤로하고 사망한 한국 의료를 재건할 수 있도록 앞으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선언문 낭독을 끝으로 이날 행사는 마무리됐다.

이들은 "의대 증원 승인과 함께 의료 파국 열차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됐다"며 "전공의들은 대다수 사직했고, 의대생들은 집단 휴학의 아픔을 감내하고 있으며, 적자가 누적된 대형 병원들이 파산할 위기에 처해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제 국민 여러분께 호소한다. 실체적이고 절차적인 하자가 명백한 의대 증원 정책으로 자랑스럽던 K-의료의 촛불이 꺼져가고 있다"며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부활해 국민들의 건강을 굳건히 지킬 수 있도록 우리와 함께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kyohyun2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