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최정…SSG 8연패 탈출 이끈 결정적 한방
경기에서 홈런은 점수를 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특히 승부처에서 한 방씩 터지는 짜릿한 홈런포는 프로야구의 묘미다. 30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쏠(SOL) 뱅크 KBO리그에서 SSG와 LG의 경기에서 홈런포 한방이 승부를 갈랐다.
전날까지 8연패에 빠진 SSG는 이날 승리가 간절했다. 개막 후 줄곧 5강권에서 버텼으나, 최근 순위가 6위까지 내려섰다. 승패 마진도 -3개. 이날 선발 라인업에 과감히 올해 신인 2명(정현승·정준재)를 기용한 이숭용 SSG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나 "모든 것을 다 쏟아부어 연패를 끊고 정말 크게 한번 웃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출발은 좋았다. SSG는 1회 말 1사 3루에서 최정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았다. 그러나 SSG는 3회 초 2사 1루에서 홍창기에게 중월 2루타를 맞고 동점을, 5회엔 1사 3루에서 폭투가 실점으로 연결되며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최정의 결정적인 한방으로 분위기를 반전했다. 최정은 6회 무사 1루에서 상대 선발 최원태의 4구째 시속 121㎞짜리 가운데로 들어온 밋밋한 커브를 통타,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투런홈런으로 연결했다. 지난 21일 두산전 이후 9일 만에 홈런포를 추가한 최정은 KBO리그 통산 홈런 기록을 472개로 늘렸다. 올 시즌 14호 대포.
최정의 홈런포는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SSG는 이어진 공격에서 길레르모 에레디아가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간 뒤 1사에서 이지영의 3루 땅볼 때 상대 실책 등으로 홈을 밟아 1점을 추가했다. 역전에 성공한 SSG는 7회 승부를 결정지었다. 1사에서 정준재의 우익수 방면 3루타를 시작으로 4안타를 집중시켜 대거 4점을 추가했다. 8-2. 이날 승부는 여기서 결정됐다.
3타수 2안타 3타점을 챙긴 최정은 경기를 마친 뒤 "최근 타격에서 고전해 아쉬운 마음이 컸다. 홈런 타석에서도 콘택트에만 집중하고 에레디아에게 연결을 시켜주자는 생각뿐이었는데, 부담 없이 돌린 스윙이 오히려 홈런으로 이어졌다"면서 "타격감을 살리고자 많은 방법을 시도했는데 어제 경기부터 좋은 느낌이 있었다. 오늘 경기 전 연습에서 컨디션이 좋았는데 경기에서 그 모습이 나오면서 내심 후련한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팀이 연패에 빠졌었지만, 선수들과 기죽지 않고 오히려 연패를 잊을 만큼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경기를 대했다. 특히 강병식 코치님이 오늘 경기 전 타자들에게 멘탈적으로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부담 없이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 코칭스태프가 그동안 심적으로 힘드셨을 텐데 선수들이 부담 느끼지 않고 편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노력해주셔서 오늘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SSG 마운드에서는 새 외국인 투수 드류 앤더슨의 역투가 돋보였다. 앤더슨은 이날 LG 강타선을 6이닝 3안타 2실점으로 막아내고 KBO리그 데뷔 첫 승리를 낚았다. 최고 시속 156㎞의 묵직한 직구에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커터를 적절히 섞어 던진 앤더슨은 7개의 삼진을 뺏어냈다. 경기 뒤 동료들로부터 물 세리머니를 받은 앤더슨은 "오늘 경기 전, 변화구를 스트라이크존 안에 많이 넣고, 직구를 위닝샷으로 쓰는 부분을 생각했다. 일단 6이닝을 좀 먹어주겠다는 마음으로 던졌다"면서 "선수들 모두가 간절했던 승리였다. 앞으로도 더 많은 승 따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마침내 미소를 되찾았다. 이 감독은 "선수, 코치, 프런트 모두의 간절함과 최선으로 8연패를 끊을 수 있었다"면서 "실수도 있었지만 그 실수들을 만회하는 집중력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최정의 역전 결승 홈런, 에레디아의 결정적인 주루 센스, 신인 듀오 현승이와 준재의 활력 넘치는 플레이 등이 인상적이었다. 야수들이 한 베이스 더 가는 움직임에서 승리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인천 = 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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