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윤정환이 '인증'·해외 에이전트도 혀 내두른 '대단한 고3' 양민혁, 진화 속도는 무서울 지경

윤진만 2024. 5. 30.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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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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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29일 강원과 전북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15라운드 경기가 열린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만난 관계자들은 약속이나 한듯이 한 명의 이름만을 언급했다. 바로 '고교 특급' 양민혁(18·강원)이다. "(양)민혁이는 물건이야~", "양민혁 미쳤다", "이 정도였어?".

양민혁이 전북을 상대로 90분 동안 보여준 퍼포먼스는 '미쳤다'는 표현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4-4-2 포메이션의 오른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양민혁은 전반 3분만에 전북의 유일한 국가대표인 김진수를 뚫고 선제골을 갈랐다. 후반에는 전략적으로 왼쪽으로 자리를 옮겨 발 빠른 풀백 안현범을 집중 공략했다. 김두현 전북 신임 감독의 전술 핵심인 양 풀백이 18살 고등학교 3학년 윙어 앞에서 옴짝달싹 못 하는 모습이 펼쳐졌다.

강릉제일고 소속으로 올해 강원과 준프로 계약을 맺은 양민혁은 시즌 초반부터 재능을 번뜩였지만, 전북 울산과 같이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포진한 강팀을 상대로는 유망주의 티를 벗지 못했다. 그런데 경기를 거듭할수록 실력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젊은 선수들만이 누릴 수 있는 '폭발적 진화'다. 양민혁은 이날 전북의 경험 많은 국가대표급 풀백을 상대로 공격시 상대 골문 방향으로 거침없이 드리블을 하고, 침투를 시도했다. 양민혁은 "윤정환 감독님이 실수를 해도 좋으니 과감하게 하라고 주문하셨다"고 했다. 드리블, 패스를 할 때 동작에 망설임이 없다. 연거푸 일대일 찬스를 놓쳤던 양민혁은 문전 앞 집중력도 몰라보게 늘었다. 이제는 주변을 살펴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여유까지 생겼다. 이날도 2-1로 앞선 후반 45분 왼쪽 측면에서 완벽에 가까운 크로스를 문전으로 보냈지만, 정한민의 논스톱 슛은 하늘 위로 떴다. 정한민은 개인 SNS에 "다음에는 골 넣겠다. 민혁아 미안하다"고 적었다.

양민혁은 수비시에는 적극적으로 강원 진영으로 내려와 측면 수비를 도왔다. 동료가 공을 탈취한 직후에는 빠르게 역습을 주도했다. 이날 경기를 현장에서 관전한 한 외국인 에이전트도 양민혁의 '공수겸장' 능력에 주목했다. 그는 "측면에서 공격을 풀어가는 능력도 발군이지만, (공을 되찾아오는)리커버리가 특히 뛰어나다"고 엄지를 들었다. 지난해 FIFA U-17 월드컵을 누볐던 양민혁은 이미 유럽 유수 클럽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에서 뛰다 셀틱으로 이적한 '선배' 양현준의 사례처럼, K리그에서 꾸준히 활약을 펼치면 유럽의 관심, 그리고 몸값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윤정환 감독 입에서 나온 첫 마디는 "대단하다"였다. 선수 시절 미드필더였던 윤 감독은 "저 나이에 연속해서 90분 뛰는 게 쉽지 않다. 돌아보면 나는 저 나이에 저렇게 못 했다"며 "영리하게 상대(의 움직임)를 캐치해서 돌파를 한다. 오늘도 각이 없는 상황에서 슛을 때렸다. 자신감이 붙었다"고 호평했다. 양민혁은 최근 3경기 연속 90분 풀타임을 뛰었다. 윤 감독이 단순히 22세 규정을 위한 카드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걸 방증한다. 소속팀 감독의 이례적인 극찬을 접한 양민혁은 "감독님도 내 나이대에는 나만큼 했을 것"이라며 "대단했던 감독님이 나를 믿고 기용해서 영광"이라고 했다.

강원의 베테랑 풀백 윤석영은 "가끔 민혁이에게 부족한 점을 강하게 얘기해도 주눅이 들지 않는다. 피지컬을 키우고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을 더 높이면 영국을 포함해 유럽 리그에 충분히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꾸준하게 성장해서 더 좋은 선수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15경기에서 4골 2도움을 기록, 시즌 전 목표로 세운 5개의 공격포인트를 초과 달성한 양민혁은 "다음 목표를 설정하지 않고 힘닿는 데까지 열심히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속으론 K리그1 영플레이어상, 나아가 A대표팀 발탁을 노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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