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항공기 난기류 사고…‘4.6초간 50m 급강하’ 중력가속도 급변에 탑승자 몸 떴다 추락
난기류를 만나 비상착륙한 싱가포르항공 여객기가 사고 당시 4.6초간 약 50m를 급강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탑승자들은 중력가속도(G)가 급격하게 변해 몸이 떠올랐다 내려앉는 과정에서 다친 것으로 보인다.
29일 스트레이츠타임스(ST)에 따르면, 싱가포르 교통안전조사국은 싱가포르항공 SQ321편 보잉 777-300ER 여객기의 지난 21일 난기류 상황을 조사한 결과를 보고서로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여객기는 지난 21일 미얀마 상공 고도 3만7000피트(1만1278m)에서 순항하다 오후 3시49분21초에 난기류를 만나 고도 3만7362피트(1만1388m)로 상승했다. 이때 자동조종장치가 비행기를 설정된 순항 고도로 낮추려고 시도했고, 기장은 오후 3시49분32초에 안전벨트 경고등을 켰다. 안전벨트 경고등이 켜지고 8초 후 G가 짧은 시간 동안 급격히 변했다. G는 0.6초 동안 +1.35G에서 -1.5G로 감소했다가 다시 4초 만에 +1.5G로 바뀌었다.
G는 지구의 정상적인 중력(+1G)과 비교해 급격한 가속 또는 감속을 측정한다. 예를 들어 +1.57G가 되면 사람은 자신의 체중이 1.57배가 된 것처럼 느끼게 된다. 반대로 중력가속도가 마이너스(-)일 경우 가벼워지거나 떠 있는 느낌을 받는다.
이렇듯 4.6초 만에 중력가속도가 빠르게 변하며 탑승자들이 순간적으로 천장으로 솟구쳤다가 바닥에 떨어지는 과정에서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4.6초 동안 기체는 178피트(54m) 급강하했다. 이는 사고 직후 ‘약 3분 동안 정상 고도에서 6000피트(1800m) 급강하했다’는 추정과는 큰 차이가 난다. 결과적으로 기체가 급강하한 고도 자체는 크지 않지만 짧은 순간 고도가 급변하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싱가포르항공은 이번 사태 이후 기내 안전벨트 경고등이 켜졌을 때 기내식 제공 서비스를 완전히 중단하는 방침을 도입했다. 이에 단거리 노선에선 승무원의 압박이 커졌으며, 새 지침을 이해하지 못하는 승객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고 ST는 전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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