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만능주의 벗어나 현실 직면 필요… 기업 경쟁력 키워 역직구 판로 넓혀야”

권이선 2024. 5. 30. 21: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부가 일부 품목에 대한 해외 직접구매(직구) 금지 방안이라는 설익은 정책을 내놨다가 사흘 만에 철회했지만 비판 여론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은희 교수는 "토종 업체가 아닌 C커머스 업체들만 타깃 삼아 규제할 수 있는 묘안은 없다"며 "이커머스 확산은 유통 구조를 변화해 가격을 낮춘 데 있었고, 알리익스프레스·테무 같은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시장에 침투하는 것은 이 가격 경쟁이 세계로 확장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문가 제언
“이커머스 시장 이미 격변기 접어들어
토종 글로벌 플랫폼 부재 결정적 한계”

정부가 일부 품목에 대한 해외 직접구매(직구) 금지 방안이라는 설익은 정책을 내놨다가 사흘 만에 철회했지만 비판 여론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돌격이 국내 제조 및 유통 시장 생태계를 무너뜨릴 것이라는 공포 섞인 우려에서 나온 부실 정책이었다는 평가가 대세다. 전문가들은 규제 만능주의에서 벗어나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이커머스의 현실을 직면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아마존이 국내 배송을 일부 무료화하고, 업체들이 앞다퉈 당일배송·일요배송에 나서는 한편 저가를 무기로 한 다이소가 온라인으로 무대를 확장한 것은 이커머스 시장이 이미 격변기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이동일(왼쪽부터), 정연승, 이은희
한국유통학회장인 이동일 세종대 교수(경영학)는 30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알리 자체는 ‘위협’이 아니다. 알리의 공세로 우리 제조·유통 시스템이 변화한 것이 아니라 이미 전환된 빈틈에 알리가 들어와 가속화됐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경영학회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는 정연승 단국대 교수(경영학)도 “정부가 고민보다는 압박감에 떠밀려 섣부른 규제책을 내놨다”며 “C커머스 공세는 역설적으로 이미 국내 유통 시장과 소비자 저변이 확대돼 있고, 글로벌 경제시스템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일깨운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교수(소비자학)는 이번 정부 대책이 시대 흐름에 어긋난 ‘졸속 규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은희 교수는 “토종 업체가 아닌 C커머스 업체들만 타깃 삼아 규제할 수 있는 묘안은 없다”며 “이커머스 확산은 유통 구조를 변화해 가격을 낮춘 데 있었고, 알리익스프레스·테무 같은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시장에 침투하는 것은 이 가격 경쟁이 세계로 확장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규제보단 해외 유통업체들의 진입을 발판 삼아 우리 제품과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 세계 무대로 진출할 수 있도록 자생적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정 교수는 “국산 제품의 지금까지 활성화되지 않았던 온라인 직접판매(역직구)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며 “가장 우선시돼야 하는 것은 우리 중소기업 상품 품질을 높여 경쟁력을 확보하고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역직구 판로를 넓힐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에는 역직구를 활성화하기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플랫폼이 부재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동일 교수는 “현재 우리 ‘역직구’를 주도하고 있는 플랫폼은 중국 텐센트가 최대 주주인 ‘쇼피’이고, 다음달부터 알리가 우리 판매자를 해외에 노출시키겠다는 방침”이라며 “역직구를 해외 플랫폼에 기댄다는 것은 충분히 만족스럽지 않은 상황이지만 우리가 가진 결정적 한계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지칭할 만한 플랫폼이 마땅치가 않다. 국내 대형 이커머스조차 알리, 테무, 아마존 같은 위상을 가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권이선 기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