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쇼핑몰 결합 ‘컨버전스 매장’… 유통 공룡들 ‘수원 大戰’
롯데몰 수원점 리뉴얼해 개장
신규점포 여는 수준 매장 개편
천장 ‘키네틱아트’로 품격 높여
MZ 겨냥하고 프리미엄도 강화
신세계 스타필드·AK 플라자 등
경기 남부 최대 상권서 대격돌
30일 오전 공식 개장한 복합쇼핑몰 ‘타임빌라스 수원’에 들어선 손님들은 일제히 고개를 들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천장 위에 매달린 16개의 꽃 오브제가 시간에 따라 여러 빛깔을 품은 채 움츠러들었다 또다시 개화하길 반복했다.
롯데백화점이 롯데몰 수원점을 리뉴얼해 타임빌라스 수원으로 새롭게 선보이면서 수원이 유통업계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
이날 개장한 타임빌라스 수원은 ‘시간도 머물고 싶은 공간’이라는 콘셉트로 2년간의 기획 및 준비 과정을 거쳐 지난해 10월부터 대대적 리뉴얼 작업을 진행했다. 신규 점포를 여는 수준에 맞먹는 350여개 매장 개편에 나선 것.
지하철 수원역과 바로 연결되는 이 매장은 백화점과 몰이 혼합된 형태로, 지하 1층·지상 7층 규모·연면적 23만4000㎡(약 7만평)에 달한다. 동시주차는 2360대까지 가능하다.
타임빌라스 수원은 최근 유통가의 주요 타깃층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 고객 확보에 더해 프리미엄 정체성으로 차별화를 뒀다.
지난해 서울 잠실역 롯데몰 월드타워점이 고급화에 집중해 6%대 성장률을 찍은 사례를 교과서 삼았다. 이에 따라 백화점에는 ‘겐조’, ‘베르사체’, ‘태그호이어’ 등 9개 럭셔리 브랜드가 신규 입점했으며, 이중 영국 패션 브랜드 ‘멀버리’나 가방 브랜드 ‘투미’ 등은 수원 상권 최초 입점이다.
또 수원 상권 최대 골프용품 판매장을 조성하는 등 프리미엄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주력했다.
이 같은 전략으로 타임빌라스 수원은 지난 2월 부분 개점한 이후 매출 증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2월 상권 최대 규모로 개편한 스포츠·키즈 상품군은 이전 대비 매출이 두 배 이상 올랐고, 25∼35세 소비자 매출도 80% 이상 확대됐다.
지난달 선보인 식음료 공간 ‘다이닝 에비뉴’는 MZ세대와 가족 단위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으며 개점 2주 만에 10만명 넘게 방문했다. 경기 화성·오산·평택 등 광역 거주 소비자 매출도 지역별로 최대 300% 가까이 올랐다.
타임빌라스 수원이 공식 개장하면서 수원시를 둘러싼 ‘유통 공룡’들의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 1월 개장한 신세계프라퍼티 스타필드 수원은 올해 1분기 매출액 239억원과 영업이익 59억원을 기록했고, 일일 방문자 수만 평일 4만명, 주말 8만명 수준으로 급성장했다. 타임빌라스 바로 옆에 있는 AK플라자 수원도 지난해 10월 새로운 브랜드를 입점시키며 한발 빠르게 새 단장을 마쳤다.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은 브랜드 확대와 새로운 형태의 팝업 공간 조성 등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수원이 대형 상업시설의 격전지로 떠오른 것은 넘치는 시장 잠재력 덕분이다. 수원특례시 인구는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123만3400여명(2023년 기준)으로, 여기에 경기 남부 권역을 다 합치면 잠재 고객은 500만명에 달한다. 연간 유동 인구는 1억200만명이다. 특히 이 지역에는 구매력이 좋은 젊은 전문직 종사자와 삼성전자·현대차·SK·두산로보틱스 등 대기업 직원이 많이 거주하면서 젊은층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여기에 수원역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연결되는 것도 시장성이 높이 평가되는 이유다.
수원=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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