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K] 소년체전 이모저모…“마음껏 운동하고 싶어요!”

강인희 2024. 5. 3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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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주] [앵커]

최근 전라남도에서 제53회 전국소년체육대회가 나흘간의 열전을 마무리했죠.

앞서 뉴스와 영상으로 보셨듯이 KBS는 현장에서 제주 스포츠 꿈나무들의 활약을 취재했는데요.

현장을 취재한 강인희 기자와 함께 이번 소년체전 이모저모와 제주 학생 선수 육성의 현주소, 그리고 과제를 더 짚어 보겠습니다.

강인희 기자, 제가 전국체전 소식은 많이 전해 봤는데요.

사실 소년체전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요.

[기자]

네,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 가운데 하나, 바로 우리 아이들이죠.

그런데 보통 뉴스에는 청소년 자살, 우울증, 비만, 학교폭력 등 어두운 소식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죠.

물론, 그 부분도 중요한데요.

이번엔 하루하루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며 기량을 닦아 온 제주 선수들이 전국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도민사회에 전하고 싶었습니다.

[앵커]

제주 꿈나무들, 모두 37개의 메달을 획득했는데.

어떤 종목에서 강세인가요?

[기자]

네, 첫날 한라중 부혜주 선수가 스프링보오드 1m에서 첫 금메달을 안겨줬죠.

당시, 취재진이 목포 실내수영장을 갔을 때 경기가 시작됐는데요.

제주 선수단이 경기를 펼칠 때마다 관중석에선 환호성이 터져 나올 정도였습니다.

유도 역시 대회 첫날부터 중앙중 이진혁, 애월중 이지후 등이 한판승으로 메달을 쏟아 냈고, 역도에서도 노형중 김태희 선수가 메달 3개를 수확하며 제주의 저력을 보여줬습니다.

[앵커]

전국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했다는 것만으로도 지난 1년의 노력을 보상받은 것 같았을텐데요.

전국소년체전 참가 종목은 모두 30개 종목이죠.

그런데 특정 종목에 메달이 쏠려 있는 것 같은데 전체적으로 어떻습니까.

[기자]

네, 메달 현황을 확인해 봤는데요.

수영에서 두 자릿수 11개의 메달이 나왔습니다.

부혜주 선수 외에도 고미주, 오채은 등이 활약했고요.

유도도 강세입니다.

체급별로 금은동을 거머쥐며 11의 메달을 기록했습니다.

이어 역도에서는 김태희, 최예원 선수 두 명이 4개의 메달 따며 선전했고요.

태권도와 레슬링 각각 3개, 펜싱, 씨름 등 5종목에서 동메달이 하나씩 나왔습니다.

보신 것처럼 메달이 수영과 유도에 쏠려있고요.

수영을 제외하고 스포츠 기초 종목인 육상, 체조에선 메달권에 들지 못한 점, 축구 등 단체전이나 레슬링처럼 체급별로 선수가 많아야 하는 종목에선 선수 선발조차 어려웠다는 목소리가 잇따랐는데요.

매우 아쉬운 대목입니다.

[앵커]

메달권에 아쉽게 들지 못한 경기들은 현장에서 분위기가 어땠나요?

[기자]

네, 코치진의 열정과 부모님들 마음 졸이는 모습까지 종목마다 손에 땀을 쥐게 했는데요.

원반던지기와 사격, 롤러 등 비인기 종목에 출전해 자신의 기록에 도전한 선수들, 메달권이었지만 아쉽게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아쉬워하는 모습도 현장에서 이어졌습니다.

이번의 경험이 메달 만금 값진 결과로 이어질 거라고 믿습니다.

[앵커]

네, 저도 응원하겠습니다.

앞서 강 기자가 보도한 뉴스에서도 봤지만 조금 더 깊게 들여다 볼까요.

당장 제주서중 3학년 레슬링 선수 8명이 다른 지역으로 진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요.

참 아타까운데요.

[기자]

네, 저도 이번에 취재하면서 접하게 된 내용인데요.

지난해에도 서중 레슬링부 3학년 상당수가 남녕고 체육과 인원 제한으로 어쩔 수 없이 다른 지역 체육고등학교에 진학했다고 합니다.

더 안타까운건 현재 서중 3학년 레슬링부 8명이 전국 최고 수준이어서 다른 지역 체고에서 앞다퉈 데려가려고 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애써 3년동안 실력을 키우고 다른 지역으로 보낼 수밖에 없는 현실인거죠.

[앵커]

제주에서 선수로 육성할 방법이 없습니까?

[기자]

제주도교육청에 확인해 봤는데요.

제주도교육청에서도 이 부분에 문제 의식을 갖고 지난해 남녕고등학교와 협의를 하긴 했다고 합니다.

30명 이상은 과밀학급이거든요.

때문에 교육청 측은 정원 확대를 요청하고 그에 따른 인력과 예산, 시설 지원 등을 제안했지만, 성사되지는 않았습니다.

남녕고등학교 측이 학교 운영 등을 고려한 결과 이사회에서 최종 승인이 나지 않았던 겁니다.

[앵커]

다른 종목들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나요?

[기자]

네, 태권도를 보면 태권도를 배우는 여학생들이 점차 늘며 선수를 꿈꾸는 학생들도 많은데요.

제주에서 태권도부가 있는 중학교는 아라중 한 곳뿐입니다.

동여중은 선수가 4명이 있는데도 운동부가 없는 실정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또 고등학교 여자 태권도 운동부는 남녕고와 중앙여고, 영주고 세 곳이 있지만 중학교 태권도부가 없다 보니 연계 육성이 안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실정입니다.

대표 사례를 레슬링과 태권도를 들었지만 제주지역 초중고 운동선수들의 연계 육성이 얼마나 열악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남녕고등학교의 체육과 확대 또는 체육고등학교 운영 등을 본격 논의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앵커]

제주 학생선수들은 전국대회 출전도 사실상 마음껏 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요?

[기자]

우선 제주에는 학생 선수부터가 많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수 선수들과 경쟁하고 기량을 높이기 위해 전국 대회 출전이 중요한데요.

제주 선수들의 경우 교육청과 도체육회에서 전국대회 참여 비용 지원은 이뤄지고 있지만 그 속을 보면요.

교육청은 학교에 운동부가 있을 때 한 학생당 1년에 12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비용은 운동복과 항공료, 숙박비, 식비, 렌트비 다 포함된 거라 한 중학교 태권도부의 경우 전국대회는 많아야 2~3번 정도라고 합니다.

제주도체육회에서도 전국대회 지원을 하고는 있는데요.

첫 대회에서 메달을 딸 경우 7만 원 지원 등 메달을 획득하는 경우에 한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코치진들은 "이 같은 지원으로는 전국에서 메달 획득이 쉽지 않은데, 메달을 따야 지원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며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며" 입을 모았습니다.

이에 대해 신진성 제주도체육회장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이 성장해야 성인체육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연계 육성 부문들을 계속 논의하고, 재정적으로도 교육청에서 관심이 많기 때문에 뒷받침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앞으로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앵커]

무엇보다도 학교 운동부 등 학교 체육 활성화가 중요해졌는데요.

인식 개선도 뒤따라야겠죠.

[기자]

네 맞습니다.

학교 차원에서는 교장선생님들의 역할이 중요하겠죠.

많은 전임지도자는 학교의 대표 운동부 창설과 기존 운동부 운영 강화가 절실하지만, 상당수 학교가 예산 확보와 대회 출전, 학생 안전 등을 번거롭게 생각해 꺼리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고 했는데요.

더 잘 아시겠지만 건강한 신체를 만드는 게 공부나 진로에도 도움이 된다고 보고 예전부터 일본과 선진국에선 1인 운동을 활성화하고 있잖아요.

사교육이 아니면 게임이 아니라 체육활동과 운동을 마음껏 하고 실력까지 키울 수 있는 분위기 조성과 체계적인 정책 마련이 제주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절실한 시점입니다.

[앵커]

네, 아무쪼록 제주 꿈나무들이 마음껏 운동할 수 있도록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대책이 마련됐으면 좋겠습니다.

강인희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촬영기자:고진현/영상편집:박진형/그래픽:고준용

강인희 기자 (in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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