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M&A 트라우마” 최태원 SK지분 어쩌나…노소영에 줄 1.3조 마련 어떻게?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byd@mk.co.kr) 2024. 5. 3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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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을 담당한 재판부가 30일 노 관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SK그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법원은 노 관장의 경영 기여를 인정하면서 최 회장의 SK㈜ 주식도 분할 대상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최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그룹 지주사인 SK㈜ 지분을 매각하기 보다는 비상장주식인 SK실트론 지분 등을 정리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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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진출처 =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을 담당한 재판부가 30일 노 관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SK그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법원은 노 관장의 경영 기여를 인정하면서 최 회장의 SK㈜ 주식도 분할 대상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최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그룹 지주사인 SK㈜ 지분을 매각하기 보다는 비상장주식인 SK실트론 지분 등을 정리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고법 가사2부(김시철 김옥곤 이동현 부장판사)는 이날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에서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3808억1700만원, 위자료로 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의 재산 총액을 4조 115억 원 규모로 보고 최 회장 65%, 노 관장 35% 비율로 현금 분할해야 한다고 봤다.

아직 대법원의 판단이 남아 있다. 그러나 대법원이 2심 판결을 파기환송하지 않으면 최 회장으로서는 노 관장과 재산 분할을 위해 보유한 지분을 일부 매각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의 현금성 자산으로는 1조4000억원을 마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3월말 기준으로 SK그룹사 중 지주사인 SK㈜ 지분 17.7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금액으로 보면 약 2조500억원 규모다. 최 회장이 주식 외에 다른 형태로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2000억여원으로 알려졌다.

SK㈜는 SK텔레콤(30.57%), SK이노베이션(36.22%), SK스퀘어(30.55%), SKC(40.6%)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SK㈜ 지분율은 25.57%에 불과하다.

재계 안팎에서는 최 회장이 지분 매각 시 경영권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특히 SK㈜는 과거 외국계 운용사인 소버린으로부터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당할 뻔한 위기를 겪었다.

2003년 소버린은 SK㈜ 지분을 14.99%까지 끌어올리는 등 SK의 최대주주로 부상, 최태원 SK 회장 퇴진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당시 경영권 방어에 어렵게 성공한 최 회장이 지분을 매각해 노 관장에게 줄 현금을 마련할 가능성은 작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각에선 최 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 회장은 3월 말 기준으로 SK㈜ 지분 외에 SK케미칼(6만7971주·3.21%), SK디스커버리(2만1816주·0.12%), SK텔레콤(303주·0.00%), SK스퀘어(196주·0.00%)도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은 또 비상장주식인 SK실트론 지분을 29.4% 가지고 있어 해당 지분 매각으로 현금을 마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가치는 5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항소심 판결로 SK그룹 분위기는 상당히 뒤숭숭한 상황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아직 대법원 판단이 남아 있긴 하지만 SK 지분 매각이 일정 부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최 회장 측 대리인은 이날 판결과 관련 “재판의 과정과 결론이 지나치게 편파적인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힌다”며 대법원 판단을 받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무런 증거도 없이 편견과 예단에 기반해 기업의 역사와 미래를 흔드는 판결에 동의할 수가 없다”며 “정반대의 억측과 오해로 인해 기업과 구성원, 주주들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당해 상고를 통해 잘못된 부분을 반드시 바로잡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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