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빅 웨이브 `AI로봇` 맞을 준비해야
거의 매일 인공지능(AI)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와 뉴스가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오디오, 사진, 영상, 문자를 모두 실시간으로 인지할 수 있는 생성형 AI인 오픈AI의 'GPT-4o(omni)'가 발표되는 등 몇 년 사이 AI 기술의 발전 속도는 엄청나다.
이러한 AI의 발전은 많은 분야에서 기술적인 혁명을 이끌어 내는 동시에 AI 주권, 전력수요 급증, 환경 이슈, 인력 대체 등 정치·경제·국방 모든 사회 분야에 긍정적인 변화와 풀어가야 할 새로운 이슈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해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AI·반도체 이니셔티브'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대통령 직속 민·관 합동 '국가인공지능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미국의 경우 AI 분야에 대한 정부 투자가 한동안 멈추었다가, 전산학·공학 분야 연구개발과 관련한 미국 정부지원의 80%가량을 담당하는 기관인 미 국립과학재단(NSF)에 필자가 근무할 때인 2003년경부터 다시 AI 분야 연구개발 정부 지원 투자가 재개됐다.
AI 개발을 위해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네 분야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데이터, 우수 인력이다. 미국, 중국 등 AI 개발에 크게 앞선 국가들도 있지만, 이 네 기본 분야에서 한국은 분명 강점을 가지고 있다. AI 하드웨어 선두기업 엔비디아에서 사용되는 반도체를 국내 기업이 생산하고 있으며, 디지털 사회를 선도적으로 지향하는 과정에서 풍부하게 축적한 국내 데이터도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앞으로 AI기술의 실질적인 적용분야 확장을 위해 스몰 LLM, 온디바이스AI 등 지속적인 기술 개발이 필요한 분야들도 있다.
아직까지 AI는 주로 컴퓨터 또는 사이버 세상 안에 머무르고 있다. 앞으로 AI가 3D 또는 4D(시간 포함)의 물리세계로 연결될 때 AI로 인한 혁명적인 사회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 연결고리가 바로 무인 이동체를 포함한 로봇이다.
AI라는 빅 웨이브에 연이어 곧 다가올 '넥스트 빅 웨이브'가 AI로봇 또는 물리지능(Physical Intelligence)인 것이다. AI 개발에서 앞서가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경쟁적으로 로봇 개발 계획을 발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역학, 노이즈, 비정형적 환경 등이 존재하는 물리적 공간의 물리지능 개발은 매우 도전적이지만 필연적인 방향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5대 로봇 시장 중 하나이면서 로봇 밀도 세계 1위 국가다. 또한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수술 로봇, 웨어러블 로봇 등이 세계 로봇경진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반면 전 세계 로봇 생산 점유율은 5% 미만이며, 해외 부품의존도가 60% 가까이 된다.
이 같은 수치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로봇산업의 현 위치를 풀어 이야기하자면, 우리나라는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에 힘입어 우수한 연구개발 인력과 기술력을 가지고 있고 로봇이 산업현장에서 많이 쓰이는, 로봇에 친숙한 국가이다. 반면, 국내 생산 로봇 주요 부품의 높은 수입 의존도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다 보니 수출에 어려움이 크고 내수 비중이 크다.
우리나라 로봇산업의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초격차 원천기술 확보와 생태계 구축, 인재 양성이 선행돼야 한다. 이와 함께 핵심부품 국산화, 신기술 개발 등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가 필수다. 인증·실증, 특수 목적 로봇 장비 개발, 정부 지원사업을 통한 공급 기회 확보 등을 통한 해외 진출 추진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중 무엇보다 원천기술과 신기술 확보의 일환으로 AI 로봇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할 필요가 있다.
미래가 모두 예측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AI 로봇 또는 물리지능은 예측 가능한 미래의 한 부분이며, AI와 로봇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다. 예측 가능한 미래를 간과하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면 분명 가까운 미래에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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