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오월 희생자 넋 위로하는 창작굿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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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극 배우 지정남이 대구에서 5·18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는 창작굿판을 올린다.
지정남은 오월1인극 환생굿에서 3명의 역을 혼자서 소화한다.
지정남은 "전라도 씻김굿인데다 5·18 넋을 위로하는 내용이어서 관객들의 반응이 어떨까 싶었는데, 여성들은 물론이고 의외로 50~60대분들 가운데 눈물을 흘리며 공감하는 분들이 많아 나도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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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우리들의신경외과 공연장
마당극 배우 지정남이 대구에서 5·18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는 창작굿판을 올린다.
‘오월1인극 환생굿’이 31일 저녁 7시 대구 달서구 우리들의신경외과 공연장에서 열린다. 굿판은 지씨가 망자의 왕생극락을 기원하는 씻김굿을 배운 무당 고만자의 역을 맡아 끌어간다. 굿소리엔 자신이 없던 극 중 고만자는 억울하게 세상을 뜬 망자를 환생시켜준다며 기상천외한 ‘영업’에 나선다.
첫 환생굿 의뢰자는 오뚜기식당 사장 김윤희다. 5·18 당시 광주 황금동 술집 직업여성이었던 김윤희는 5·18때 인연을 맺었던 변미화의 환생을 의뢰했다. 방직공장 노동자였던 변미화는 건물 청소 일을 하다 쓸쓸하게 세상을 떴다. 굿판은 초짜 무당 고만자와 환생을 거부하는 변미화, 환생을 바라는 김윤희의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가 이어진다. 지정남은 “5·18 당시 불의에 항거하고도 상처 입고 역사에서 지워졌던 여성들을 불러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정남은 오월1인극 환생굿에서 3명의 역을 혼자서 소화한다. 그는 2022년 12월께부터 1년여 동안 화순군 향토문화유산 제50호 능주 씻김굿을 직접 배웠다. 영화 ‘파묘’에서처럼 신을 받은 강신무가 굿을 하는 남한강 이북 지역과 달리 전라도 등지에선 당골들이 굿을 했다. 지정남은 “극본을 직접 썼고, 연출도 맡았다. 창작판굿이지만 마당극 형식도 들어있다”고 말했다. 능주 씻김굿 보유자인 조웅석씨와 김종일씨가 악사로 출연해 구음과 장단을 맡는다.
환생굿은 코믹하고 굿판이 무겁지 않아 공감을 얻고 있다. 지정남은 “전라도 씻김굿인데다 5·18 넋을 위로하는 내용이어서 관객들의 반응이 어떨까 싶었는데, 여성들은 물론이고 의외로 50~60대분들 가운데 눈물을 흘리며 공감하는 분들이 많아 나도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 4월부터 광주와 서울에서 연 환생굿에서 큰 호응을 얻은 지정남은 다음 달 14일 광주 민들레소극장에서 앙코르 공연을 한다. 지정남은 “5·18이나 세월호·이태원 참사 모두 우리가 잊지 않고 기억투쟁을 하는 것이 ‘환생’”이라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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