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학 개미들, 테슬라·애플 대신 이 주식 산다는데…

김승현 기자 2024. 5. 3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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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인공지능) 산업 붐에 대한 기대로 서학 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상위 종목이 테슬라·애플 등 기존 빅테크 기업에서 엔비디아 같은 AI 반도체 대형주로 이동하고 있다. 올 들어서만 주가가 138% 급등한 엔비디아는 전기차 업체 테슬라를 제치고 4년 만에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 주식 종목에 올랐다. 서학 개미들은 밈 주식에 쏠리는 투기적 성향을 보이는가 하면, 익숙한 기업을 저가에 매수하는 행태도 보여주고 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Midjourney

◇엔비디아, ‘서학개미 보유 해외주식’ 1위 등극

3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엔비디아 주식 보유액은 110억7690만달러(약 15조2000억원)로 집계됐다. 같은 날 테슬라 보유액은 106억7794만달러(약 14조7000억원)로 엔비디아보다 적었다. 한 달 전(4월 30일)만 해도 테슬라 보유액이 111억314만달러, 엔비디아가 85억5590만달러였지만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순매수 규모만 보면 테슬라가 엔비디아보다 많지만, 엔비디아가 탄탄한 실적을 앞세워 올해만 주가가 138% 급등하는 등 테슬라를 압도하면서 주가를 반영된 보유액 규모가 더 커진 것이다. 주요 빅테크 주식인 애플도 서학 개미의 선택에서 밀려났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보유액 상위 10개 종목을 1년 전과 비교해보면, 1위와 2위였던 테슬라와 애플이 각각 2위와 3위로 주저앉았고, 3위였던 엔비디아가 1위로 올라섰다.

이번 해외 주식 보유 1위 종목 교체는 약 4년 만에 이뤄졌다. 전기차 시장의 혁신을 내건 테슬라는 2020년 7월 아마존을 누르고 3년 11개월간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주식 종목에 자리매김해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면서 테슬라 주가는 연초 대비 29%가량 하락했고, 결국 엔비디아에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그래픽=이진영

◇게임스톱은 한 달간 580억원 순매수

서학 개미들은 엔비디아처럼 실적이 뒷받침된 AI 관련주 외에 ‘밈 주식’도 대거 사들이는 등 투기 성향을 보이고 있다. 밈 주식은 온라인상에서 소문을 타고 개인 투자자들이 몰려 주가가 급등하는 주식을 가리킨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 개미들은 지난 1~29일 미국의 대표적인 밈 주식으로 분류되는 게임 소매 업체 게임스톱 주식 4241만달러(약 58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같은 집중매수에 게임스톱은 이 기간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순매수 종목 8위에 오르기도 했다.

게임스톱은 지난 2021년 주가를 낮추려는 공매도(차입 주식 매도) 헤지펀드 세력에 맞선 미국 개인 투자자들의 집중 매수로 주가가 며칠 사이에 1000%쯤 급등했던 종목이다. 이후 잠잠해졌던 주가는 지난 13일 당시 공매도 전쟁을 이끈 개인 투자자의 소셜미디어 활동 재개로 60~70%가량 급등하며 주당 48달러를 넘었다. 과거 주가 급등을 경험한 서학 개미들도 추가 상승을 노리며 집중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시 나흘 간의 주가 급등 이후 주가는 급격히 빠져 현재는 20달러 초반 대로 주저앉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밈 주식은 주가 불확실성이 높아 올랐던 주가가 유지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했다.

◇”떨어진 김에 ‘줍줍’” 스타벅스 저가 매수도

서학 개미들은 친숙한 기업의 주가가 떨어졌을 때 사들이는 ‘저가 매수’ 성향도 보였다. 지난 1~29일 서학 개미들의 순매수 1위 종목에 오른 스타벅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서학 개미들은 이 기간 8490만달러(약 1167억원)어치의 스타벅스 주식을 사들였다.

스타벅스 주가는 1년 전 106달러를 기록한 이후 지금까지 계속 우하향 중인 상태다. 특히 지난달 30일 발표한 올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보다 낮으면서 주가는 12% 넘게 하락하는 등 이달 들어서만 13.1% 떨어졌다. 그러나 서학 개미들은 주가가 떨어진 틈을 타서 대거 스타벅스 주식을 사들였다.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1위라서 브랜드에 친숙한 데다, 중동 전쟁과 관련한 불매 운동이 준 부정적 영향이 일시적이라는 판단이 서학개미들의 매수세에 영향을 줬으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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