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노인 특화점포로…은행 출장소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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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인구 변화 등에 대응하며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점포 수를 줄여가는 가운데, 지점보다 규모가 작은 출장소는 오히려 늘리며 활용도를 다양화하고 있다.
기존에 출장소는 소규모 점포라는 인식이 소비자들에게 있었고 은행들도 비용 절감 차원에서 주로 운영할 뿐 특별한 기능을 두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은행들이 출장소에 특별한 기능 등을 부여하며 특화된 영업창구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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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금융서비스 시험대 활용
하나, 60여 곳 이름 변경 추진
오산에선 산업단지 영업 강화
시중은행들이 인구 변화 등에 대응하며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점포 수를 줄여가는 가운데, 지점보다 규모가 작은 출장소는 오히려 늘리며 활용도를 다양화하고 있다. 출장소는 지점보다 운영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는데, 기업·노인·전통시장 등으로 특화해 영업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일부 은행에서는 단순 예금 업무를 넘어서 기업금융의 창구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30일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으로 KB국민의 출장소는 94개로 전년 말보다 16개나 늘었다. 또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66개로 4개가 증가했고 우리은행은 96개로 7개가 늘었다. 이들 3개 은행의 출장소 숫자는 2022년 말에는 전년보다 감소했다가 작년엔 다시 증가했다. 작년 말 기준 신한은행의 출장소 숫자는 4대 은행 중 가장 많은 112개였다.
기존에 출장소는 소규모 점포라는 인식이 소비자들에게 있었고 은행들도 비용 절감 차원에서 주로 운영할 뿐 특별한 기능을 두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은행들이 출장소에 특별한 기능 등을 부여하며 특화된 영업창구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새 금융상품·서비스의 시험대로 삼기도 한다.
하나은행은 출장소라는 명칭 자체를 변경하고, 출장소의 기능과 역할을 재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출장소 이름 지우기'의 첫 대상은 경기도 오산시에 있는 '오산세교 출장소'다. 다음달 '오산세교기업센터점'으로 이름을 바꾼다. 단순하게 '출장소'를 '점'으로 바꾸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해당 지역에 걸맞은, 기업금융에 특화된 점포로 변화시킬 예정이다. 오산세교 주변에는 산업단지가 다수 위치해 기업금융 영업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여건에도 불구하고 기존에는 출장소라는 명칭 때문에 개인 소비자의 입출금만을 담당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해서 지역 특징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나은행은 오산세교 출장소를 시범 운영하며 성과를 자체 평가해본 뒤 향후 60여 곳(현재 기준) 전부 출장소라는 이름을 떼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서울 월계동과 강원도 삼척에 비대면 영상 거래가 가능한 디지털 기기로 대부분의 업무를 처리하는 디지털출장소를 선보였다. 우리은행은 서울 동소문·영등포·화곡동 출장소를 고령층을 겨냥한 '시니어플러스점'으로 탈바꿈시켰다. 우리은행에선 이를 '효심(孝心) 영업점'이라고 말한다. 국민은행은 타 은행과 같은 공간에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 간 공동점포' 출장소를 선보였다.
비대면 금융 거래가 갈수록 보편화되는 시대에 고비용 구조인 대형 점포를 다수 유지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익숙지 않은 고령층을 위해선 오프라인 점포를 마냥 폐쇄할 수만은 없다. 이 때문에 지점 방문과 비대면 거래 사이의 접점 형태로 소규모 출장소를 활용하는 방안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소연 기자 /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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