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취득한 재산도 분할 포함…수차례 파격 판결

김시철 판사는 누구

◆ 최태원 회장 이혼소송 ◆

'1년3개월 심리 기간 중 검토 기록만 3만4700쪽'.

30일 최태원·노소영 이혼 항소심 선고를 내린 재판부인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판사 김시철·김옥곤·이동현)의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숫자다. 총 기록 쪽수만 봐도 1심보다 4배 정도 많은 양이다. 재판부는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항소심을 배당받은 후 양측에 요구한 석명 횟수도 총 28차례에 달한다. 앞서 1심 때는 석명 요구가 단 2번에 불과했다.

사건이 가사2부에 배당되면서부터 이번 재판이 1심보다 노 관장 측 기여를 훨씬 꼼꼼하게 따져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해당 재판부가 과거부터 전향적인 선고들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특히 재판장인 김시철 판사(사법연수원 19기·사진)는 법조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왔다. 선고 하나, 스터디 어록 하나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 1월 해당 재판부에서 부부 중 한 사람이 혼인 기간 중 단독 명의로 취득한 주식 등 재산에 대해 다른 배우자가 유지 등에 기여했다면 재산 분할 대상으로 삼는 것이 타당하다는 선고를 내자 당장 최태원·노소영 이혼 항소심 선고에서도 같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법조계에 팽배했다.

해당 재판부는 지난해 6월엔 유책 배우자가 지급해야 할 위자료를 2억원으로 정하는 선고를 내렸다. 이혼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 청구 사건에서 위자료 액수가 3000만원을 넘는 경우가 드문데, 이례적으로 높은 액수였다. [이승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