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골디락스…AI 인프라 투자 유망"

오대석 기자(ods1@mk.co.kr), 강두순 기자(dskang@mk.co.kr) 2024. 5. 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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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장 행정공제회 CIO
물가상승 없는 성장국면 진입
AI 혁명이 투자 수요 자극
데이터센터·전력망 등 주목
2022년부터 투자 진두지휘
작년 운용자산 24조로 증가

"현재 세계 경제는 급격한 금리 인상의 충격 우려와 달리 리세션(경기침체) 없는 금리 인하로 전환이 현실화되는 모습입니다. 그동안 탄탄하게 쌓아온 안정성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한층 더 높이기 위해 현재 고금리 상황에 적합한 이자 수입성(Income gain) 자산을 확대하는 동시에 주식, 사모주식(PE), 벤처캐피털(VC) 등에도 투자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허장 대한지방행정공제회 최고투자책임자(CIO·사업이사)가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 상황이 '골디락스(Goldilocks)'라고 진단했다.

이는 경제 성장을 지속하면서도 물가가 안정되는 적정한 상황을 뜻하는 용어다. 현재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탄탄하다고 평가받는다. 더욱이 인공지능(AI) 혁명으로 반도체, 데이터센터, 전력망 등 인프라스트럭처에 집중 투자가 동반되고 지정학 불확실성에 따라 공급망이 재편되며 리쇼어링이 발생하는 추세가 양질의 투자 수요를 키우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허 CIO는 "금리를 이렇게 올렸는데도 경기가 크게 나쁘지 않고, 금리 인하로 전환되는 특이한 상황"이라며 "경기 침체 조짐이 보이면 공격적으로 금리를 내릴 수 있는 '버퍼'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가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금리 인하 시기와 속도가 지역별로 나뉘는 탈동조화가 시작될 것"이라며 "아직 오피스 등 부동산 시장 침체와 PE, VC의 부진이 해소되지 않아 본격적인 금리 인하 시작까지 조정기간이 이어질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전망했다.

허 CIO는 2022년부터 행정공제회 투자 사업을 진두지휘해 왔다. 불확실성이 커진 시기에 성장뿐 아니라 안정적인 구조까지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행정공제회는 작년 말 기준 총자산이 24조3000억원 규모로 크게 성장했다. 특히 공제회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인 지급준비율이 금리 급등에도 전년과 유사한 110% 수준을 유지하는 등 탄탄한 구조를 확립했다.

허 CIO는 "2022년 이후 고금리 상황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사모신용(Private Credit)과 채권 등 이자 수입성 자산을 확대해왔다"며 "변동금리부라 이자 수입이 크게 증가한 데다 해외 사모대출은 환율 상승 효과까지 더해져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수익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골디락스 상황인 올해는 지금까지 쌓아온 안정적 구조를 바탕으로 수익성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허 CIO는 "행정공제회는 회비에 대한 원리금 지급준비금을 적립해야 하는 의무가 있어 시장 변동성에도 성과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 상황은 기업, 부동산,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의 대출 수요, 특히 리파이낸싱 수요가 본격화되는 데다 은행의 대출기능을 대체하는 사모펀드도 성장하고 있어 투자 측면에서 좋은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위험조정수익률이 우수한 국내외 사모신용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사모자산의 약점인 유동성이 보강된 유동화증권 등에 대한 투자 또한 유망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주식, PE, VC 등에 대한 투자를 통해 미래 잠재력이 있는 고수익원 확보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특히 작년까지 위축된 인수·합병(M&A) 시장이 회복되고 있다고 보고, 위탁운용사들의 드라이파우더(미소진 자금) 소진 필요성과 기관투자자(LP) 회수 요구 증가 상황에 맞춰 할인된 가격에 매입할 수 있는 세컨더리 펀드에 관심을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이자성 자산만 갖고는 수익을 크게 내기 어렵다"며 "AI, 바이오헬스케어 등 추세적 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를 통해 균형 있는 자산 배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물자산, 사모신용 등 대체투자 비중이 70% 이상이지만 이 비중을 낮추고, 주식 비중은 작년 말 6.5%에서 연말에는 10% 수준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대석 기자 / 강두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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