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임 야심’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특보 정치’하나 [김창금의 무회전 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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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의 특별보좌관(특보) 운영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일정액의 보수를 받는 특보로 임명됐다가 대한체육회 산하 협회의 주요한 자리로 이동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경우 이 회장 개인의 네트워크는 더 견고해진다.
더욱이 이들 특보 등에 소요되는 비용은 이기흥 회장의 개인 돈이 아니라 대한체육회 예산에서 나간다.
이기흥 회장은 31일 대한체육회 이사회에서 각급 체육 단체장의 연임제한 철폐를 위한 정관 개정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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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의 특별보좌관(특보) 운영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은 이 회장이 거느린 특보가 꽤 많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온다.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받은 자료를 보면, 이기흥 회장의 특별보좌관은 4명으로 돼 있다. 여기에 국제대사를 포함하면 5명이다. 각종 협력관까지 이 회장의 재량으로 둔 직역을 포함하면 가까운 거리에서 이 회장을 지원하는 사람의 숫자는 더 커진다.
상급 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에 문의하니, 문체부 장관의 경우도 정책보좌관 2명만을 두고 있다고 한다. 문체부 1, 2차관도 특보를 두지 않는다. 역대 대한체육회 회장을 봐도, 10명 안팎의 특보나 협력관 등 대규모 참모진을 둔 사례가 없다.
이기흥 회장의 특보 체제는 나름의 기능도 있다. 체육회 관계자는 국회 입법이나 내부 규정 정비와 관련한 특보의 자문은 체육회에 중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특보의 존재 여부가 조직의 필요성보다는 이 회장의 인맥 관리에 활용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원천적으로 정규 직제에 없는 특보의 선임은 이 회장의 자의로 결정된다. 일정액의 보수를 받는 특보로 임명됐다가 대한체육회 산하 협회의 주요한 자리로 이동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경우 이 회장 개인의 네트워크는 더 견고해진다.
예산의 방만한 운영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 회장의 취임 뒤인 2017년 신설된 특보 관련 규정을 보면, “약간명을 둘 수 있다”고 돼 있는데, 약간명이 몇 명인지 애매하다. 더욱이 이들 특보 등에 소요되는 비용은 이기흥 회장의 개인 돈이 아니라 대한체육회 예산에서 나간다. 연간 4천억원 이상의 전체 예산 가운데 체육회 자체 수입은 5%도 안 되는 상황에서, 이 회장이 규모가 있는 자문 조직을 운영하는 것은 균형감을 잃은 것 같다.
공식 직제에도 없는 비선이 과도하게 커진다면 그것도 문제다. 규정에는 특보가 “주요 정책을 위해 자문한다”고 돼 있는데, 체육회 정책 결정이 비선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면 투명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될 수 있다.
이기흥 회장은 2016년 말 취임 이래 체육회 사무총장에 정부 요직 출신의 관료만을 영입했는데, 2021년부터는 아예 기획재정부 출신이 3연임으로 살림을 책임지고 있다. 이런 포석 아래 이 기간 체육회는 전남 장흥에 체육인교육센터를 유치했고, 평창에 동계훈련센터를 건립했다. 체육회는 250억~350억원 이상이 들어간 사업을 성사시켰지만, 국가 예산 투자의 적정성이나 타당성에 대한 의문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
이 회장의 적극적인 행보와 자신감은 양날의 칼이다. 체육회는 이 회장의 개인기로 자꾸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지만, 국가기관과 갈등을 마다치 않고 대립하는 이 회장의 모습을 위태롭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이기흥 회장은 31일 대한체육회 이사회에서 각급 체육 단체장의 연임제한 철폐를 위한 정관 개정을 추진한다. 체육회장이 올림픽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선수단 지원과 메달 전략 등을 고민하기보다, 자신의 3연임 걸림돌을 제거하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공공단체에서는 도무지 상상하기 힘든 5명의 특보단을 운영하는 이 회장의 브레이크 없는 질주가 여기서도 확인된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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