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레나 브레이크아웃 "편의성 제대로 챙긴 대륙의 탈콥"
글로벌 게임 업계 트렌드를 선도하는 키워드 중 하나가 '익스트랙션 장르'다. 더 이상 마이너한 장르가 아니란 의미다. 중소 규모의 개발사 외에도 대형 게임사들도 해당 장르에 발을 들이고 있다.
갑자기 익스트랙션 장르가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기자는 극한 상황 속에서 얻을 수 있는 성취감과 희열, 즉 '도파민'이 폭발하는 장르라는 점에 주목하고 싶다. 전 세계 사람들이 도파민을 찾아 다니는 시대다.
익스트랙션 장르는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 하나의 인스턴스 게임에서 얻은 전리품은 반드시 무사히 탈출해야 획득할 수 있다. 탈출하지 못하면 수중에 아무리 가치가 높은 전리품이 있다고 한들 '내 것'이 될 수 없다.
게임의 호흡도 굉장히 긴 편이다. 약 30~40분 간 진행되는 세션에서 극한의 긴장감 속 무수한 위협과 억까를 피해 무사히 생환해야 비로소 내 것을 만들 수 있다. 워낙 다양한 방식으로 죽을 수 있기 때문에 뉴비들은 100번 도전하면 99번은 실패한다.
어려운 만큼 성공에서 느껴지는 희열감과 성취감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처음에는 "대체 왜 이런 게임을 하지"라는 의문이 있어도, 한 번 '잭팟'을 터트렸을 때 차오르는 도파민을 한 번 맛보면 점점 장르에 빠져들게 된다.
극한의 매운맛을 자랑하는 장르지만, 점점 상업적으로 성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얼마전 테스트를 진행한 넥슨 산하 스튜디오 민트로켓의 '낙원: 라스트 파라다이스'도 이러한 추세의 영향이다.
중국도 해당 장르를 개척하기 위해 혈안인데, 대표적인 게임이 현재 성황리에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진행 중인 '아레나 브레이크아웃: 인피니트(이하 아브아)'다. 모바일 버전 출시부터 좋은 완성도를 보여주며 호평을 받았다.
아브아는 '베낄거면 제대로 베껴라'라는 격언을 제대로 실천한 게임이다.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 1황으로 군림 중인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를 A부터 Z까지 모두 따라했다. 이는 개발사도 부정하긴 어려울 것이다.
보통 카피 게임은 게이머들의 질타를 받기 마련인데, 아브아는 찬사를 받고 있다. 타르코프가 서버 문제부터 각종 패치 떄문에 민심이 안 좋기 때문이다. 오히려 유저들은 타르코프의 경쟁작이 나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상황이었다.
장르 : 익스트랙션 슈터, 현실지향 FPS, RPG
체험 버전 : 클로즈 베타 테스트
개발사 : 텐센트 게임즈
유통 : 레벨 인피니트
플랫폼 : PC
■ 제대로 베낀 아브아, 타르코프와 지향점은 다르다
앞서 언급했듯이 아브아는 타르코프와 거의 모든 것이 똑같다. 하지만 타르코프를 하면서 유저들이 원했던 것들이 반영된 게임이다. 예전부터 유저들이 추가해달라고 요구했던 그 불편사항들이 대부분 해소된 결과물이 아브아인 셈이다.
게임 시스템부터 UI까지 거의 모든 것이 비슷하다. 심지어 단축키도 동일하다. 타르코프를 해봤다면 아브아는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아브아를 논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타르코프와 비교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타르코프를 잘 모르는 이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거대 기업과 정부의 알력으로 인해 사실상 무정부 지역에서 유저(PMC)가 다양한 미션을 완수하고, 아이템을 파밍하고, 이를 기반으로 더욱 좋은 무장을 갖춰 PvPvE 콘텐츠를 즐기는 게임이다.
아브아 역시 마찬가지다. 원하는 인스턴스 지역에 다른 유저들과 함께 매칭해 들어간 뒤 퀘스트, 교전, 파밍 등 각자의 목적에 따라 역할을 수행하고, 무사히 지역에서 탈출하면 된다. 죽으면 모든 무장과 아이템을 잃는다.
두 게임은 지향점이 다르다. 타르코프가 '디진다돈까스' 정도의 맵기라면 아브아는 '엽기떡볶이' 정도의 매운맛이다. 극한의 현실성을 추구한 타르코프와 다르게 아브아는 게임적 허용이 여럿 추가된 덕분이다.
타르코프가 나쁜 게임이라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타르코프는 불편하고 어렵지만, 아브아가 대체할 수 없는 현실감 넘치는 몰입감을 제공한다. 마니아들이 타르코프를 고집하는 이유가 이 떄문이다. 다만, 일반 대중들에게는 아브아가 입문하기 좋은 게임인 것은 확실하다.
■ 타르코프와의 차이점을 통해 바라본 아브아의 라이트한 지향점
아브아는 게임의 매운맛을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마련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관성'이다. 사람이 달리다가 멈추면 몸이 앞으로 쏠리는 그 관성이 맞다. 타르코프는 달리다가 멈추면 바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몸이 앞으로 쏠렸다가 멈춘다. 그래서 여타 슈터 기반 게임과는 확연히 다른 조작감을 보인다.
아브아는 관성이 없다. 짊어진 아이템 무게에 따른 '과적' 시스템이 존재하나, 엄청난 무게를 짊어지지 않는 이상 캐릭터의 움직임은 여타 슈터 장르만큼 빠른 편이다. '발로란트'나 '배틀 그라운드' 등 기존 슈터 게임을 많이 했어도 그 감각을 그대로 유지하기 쉽다.
똑같이 하드코어 방식인 것은 매한가지지만, 편의성이 이를 완화해준다. 먼저, 튜토리얼이다. 튜토리얼이 일체없는 타르코프와 달리 아브아는 파밍, 사주 경계, 교전 등을 튜토리얼을 통해 상세히 알려준다.
또한, 맵도 모르는 상태에서 다짜고짜 하드 디스크를 찾아오라고 하는 타르코프와 달리 아브아는 '게임에서 1회 탈출', '맵 랜드마크 순회' 등 게임의 시스템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조금씩 맵을 익힐 수 있도록 설계했다.
게임 내의 맵에서 퀘스트 클리어를 위해서 어떤 위치로 이동해야 하는지 마커로 표기해 준다는 것도 큰 차이다. 타르코프는 나침반을 제외하면 현재 맵에 대한 그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다. 그래서 게임을 시작하면 연습모드, 혹은 계속 죽어가면서 길부터 외워야 한다.
UI 편의성도 기존 익스트랙션 유저들의 가려운 부분을 잘 긁어줬다. 대표적인 것이 파밍한 아이템의 가치를 더블클릭 시 띄워준다는 점이다. 타르코프는 외부 페이지를 이용하거나, 소위 경험을 통해 알아나가야 한다.
인벤토리에 가장 효율이 좋은 아이템을 넣는다고 해서 유저들이 '칸성비'라고 부르는 이 파밍 효율을 끌어올린다. 타르코프에서는 이건 얼마고, 저건 얼마지 고민할 사이에 아브아는 마우스 클릭 한 번이면 끝난다.
'치료'도 다르다. 현실성을 반영한 타르코프는 부위별 체력 시스템을 제공한다. 왼쪽 팔, 오른 다리, 흉부, 복부, 머리 등 각각 개별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가령, 왼팔, 흉부가 다쳤다면 각각 따로 치료해줘야 한다.
아브아는 타르코프와 유사한 체력 시스템이지만, 회복 아이템 하나를 사용하면 자동으로 전체 부위가 회복되는 방식이다. 타르코프가 회복 아이템 종류부터 외워야했던 것과 달리 신규 유저 입장에서는 배우기 훨씬 용이한 편이다.
이외 맵 구조나 실시간 아군 위치 및 이름 표시 등 타르코프에는 없는 편의성을 제공하며 라이트함을 끌어올렸다.
■ 타르코프보더 교전 지향적인 아브아, 차등 보상으로 유저층 분리했다
아브아는 타르코프와 달리 교전 지향적이다. 타르코프의 '스트리트 오브 타르코프'나 '리저브' 맵처럼 교전 지향적인 맵이 있긴하다. 전체적으로 놓고 봤을 때 타르코프는 피할 수 있으면 교전은 최대한 피하는 것이 정론이다.
우선 게임 내 중립 AI 세력인 '민병대(타르코프의 경우 스캐브)'가 타르코프에 비해 더 많이, 자주 등장한다. 스폰 지역과 어느 정도 거리가 있게 스폰되는 스캐브와 달리 아브아는 유저 스폰 지역 인근에서 함께 생성된다.
아브아 개발진은 필연적으로 교전이 발생하도록 설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서 스폰 이후에 곧바로 교전에 돌입하는 상황이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타르코프는 스폰 이후 주요 파밍처인 랜드마크에서 유저와 첫 교전을 시작한다면, 아브아는 첫 시작을 AI와 하는 경우가 많다.
동시다발적으로 울려퍼지는 총소리에 대략적인 유저들의 위치까지 가늠할 수 있음은 덤이다. 그래서 총소리를 듣고 행선지를 선택할 수 있기도 하다. 공격적으로 플레이하고 싶다면 총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안전 지향 플레이를 원한다면 반대로 가면 된다.
교전 지향적인 구조인 만큼 난도 구분을 통해 유저층을 분리시켜놓는다. 하나의 맵에 플레이타임 1시간 뉴비와 2000시간 고인물이 함께 잡히는 타르코프와 다른 부분이다. 정확히는 높은 난도의 맵에 더 좋은 보상을 둠으로써 상위 유저가 아래로 내려갈 이유가 적도록 했다.
교전 지향적인 구조인 만큼 수준 차이가 너무 나는 유저가 만나면 어느 한쪽이 쉽게 접어버릴 수 있다. 보상에 차등을 둠으로써 비슷한 수준의 유저가 만나 보다 교전을 즐길 수 있도록 권장했다.
아브아에는 노말, 락다운, 포비든 세 가지 난도가 있다. 노말은 맵에 등장하는 아이템의 평균적인 가치가 낮지만, 민병대의 무장 상태도 약하게 등장하고 진입에 필요한 요구사항이 전무하다. 그야말로 초보존이다.
락다운은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들어갈 수 있는 고수들의 놀이터다. 가치가 높은 아이템이 노말보다 더 많이 등장하고, 등장하는 적도 강하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다. 성공하면 더 많은 보상을 얻을 수 있지만, 그만큼 탈출 확률도 낮다.
포비든 존은 상시 오픈이 아닌 일정 시간마다 오픈되는 일종의 시간던전이다. 락다운에 비해 난도가 높게 설정됐다. 입장료도 락다운보다 훨씬 비싸고 적도 더 강하다. 반대로 아이템의 가치는 더 높다.
1.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 중에서도 편의성이 굉장히 높음
2. 맵 난도 구분으로 유저층 분리해 비교적 원활한 플레이 가능
3. 스탭 바이 스탭으로 게임을 배워나가기 좋은 구조
1. 모션이나 총기류 디자인이 원류 게임만큼 자연스럽지 않음
2. 편의성을 챙긴만큼 반대로 현실지향 FPS치고 현실성이 떨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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