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먼저 한 일본 보니…'우수공시' 기업 1년 평균 50% 넘게 올라
한국보다 먼저 '기업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실시한 일본에서 '우수 밸류업 공시 기업'으로 선정된 업체들의 주가가 1년 사이 50%가량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인 기업 가치 제고·주주환원 계획을 제시하면서 우수 저평가 기업들로 자금이 몰려들었다는 분석이다.
밸류업 우수 공시 기업이 주가도 '쑥쑥'
30일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도쿄증권거래소가 기업가치 제고 계획 우수 공시 기업으로 선정된 29개 종목은 최근 1년(2023년 5월31~2024년 5월230일) 사이 주가가 평균 50.76%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니케이225 지수가 23.20% 오른 점을 고려하면 시장 대비 2배 이상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29개 종목 가운데 1년 사이 주가가 30% 이상 오른 기업은 19개였다.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낸 저평가 중견·중소 업체들의 주가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일본 슈퍼마켓 프랜차이즈인 플랜트는 1년 사이 주가가 120.7% 뛰어 대표적인 주주가치 제고계획 수혜주로 꼽힌다. 이 회사는 작년 10월23일 자기자본이익률(ROE)을 1.2%에서 8.6%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10억엔 가량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안내했다. 발표 이후 회사 주가는 작년 11월 말까지 49.7% 급등했다. 이 회사 시가총액은 전날 기준 117억엔이다.
야마나시중앙은행은 작년 6월7일 당기순이익의 30%를 배당하겠다는 배당 정책을 발표했다. 아울러 연결기준 3% 이상 ROE를 달성하고, 100억엔 가량의 상호보유주식도 매도해 자본을 축소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야마나시중앙은행은 지난해 1~5월까지 6%가량 오르는데 그쳤지만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한 후 3개월 동안 38.68% 급등했다. 최근 1년 기준으로 보면 76.29% 올랐다. 이 회사 시총은 전날 기준 648억엔으로 일본 은행주 중 중소체에 해당한다.
일본 중견의류업체인 산요쇼카이는 작년 10월6일 중장기 경영계획으로 ROE 8.5%, 자기자본배당률(DOE) 2.5% 달성계획, 주당 40엔 배당금을 제시하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끌어올리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IR 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발표 이후 한 달 여만에 주가는 45.3% 뛰었다. 최근 1년 사이 주가는 58.39% 올랐다.
도쿄거래소가 선정한 29개 종목 중에선 SWCC주식회사(쇼와산업)가 150.4% 올라 상승률 1위였다. 이 회사는 전선 및 전력기기를 제조하는 중견기업이다.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4.96%로 우수한 편임에도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전날 기준 1.9배 수준에 그쳐 저평가주로 주목받았다.
이경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도쿄거래소가 선정한 우수 공시기업들은 공통적으로 투자자 관점에서의 기업 현황 분석하고, 중장기 목표와 실현 방안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며 "이들 기업이 영문공시를 적극적으로 한 것도 외국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고 설명했다.
정작 일본판 밸류업 지수는 부진
일본 내 우수 공시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오른 반면 정작 일본판 밸류업 지수로 꼽히는 'JPX 프라임150' 지수는 오히려 시장 대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JPX 프라임150은 작년 7월 출범한 이후 이날까지 12.22% 오르는 데 그쳤다.
JPX 프라임 150 지수는 일본 프라임 시장 종목 중 자본 수익성이 높은 종목 75개, 시장평가 수익성이 높은 종목 75개를 추려 총 150개 종목을 선정해 만든 지수다. 이 지수에는 소니, 도쿄일렉트론, 히타치 등 이미 고평가를 받는 기업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이 때문에 상승률이 높은 저평가 중소형주보다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곧 국내에서도 시작할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비하려면 시총이 큰 알려진 기업보다 저평가된 중소형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정홍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은 저평가 우량주 중에서도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의 수익률이 더 높았다"며 "한국에서도 일본 증시와 비슷한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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