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수 축구선수 생명 앗아간 음주운전 30대 항소심서도 징역 4년

박미라 기자 2024. 5. 3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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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11일 제주유나이티드 소속 골키퍼 유연수 선수의 은퇴식. 제주유나이티드 제공

음주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내 제주유나이티드FC 골키퍼였던 유연수의 선수 생명을 빼앗은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4년에 처해졌다.

제주지법 형사1부(재판장 오창훈 부장판사)는 30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과 준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36)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피고인과 검찰 측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이에 따라 A씨에게 선고된 징역 4년의 원심판결이 유지됐다.

A씨는 2022년 10월18일 오전 5시40분쯤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사거리에서 만취 상태로 제한속도를 초과해 차를 몰다가 다른 차량을 들이받아 탑승자 5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0.08% 이상)이상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피해 차량에는 제주유나이티드 골키퍼인 김동준·유연수·임준섭과 트레이너 등이 타고 있었다.

사고 충격으로 차량이 전도됐고, 이 중 유연수가 크게 다쳐 응급수술을 받았다. 진단 결과 유연수는 하반신 마비 등 치명적인 상해를 입었다. 유연수는 이후 1년 가까이 재활에 매달렸으나 결국 지난해 11월 현역 은퇴를 결정해 25세의 젊은 나이에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와 함께 A씨는 지난해 1월 15일 항거불능 상태의 여성을 추행한 혐의도 있다.

A씨는 이날 항소심에서 유연수, 강제추행 피해자 등과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선처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술을 마시고 과속 운전을 하다 낸 사고로 유연수는 회복이 어려운 장애 판정을 받았다”면서 “많은 행복을 누릴 수 있었던 26세 청년이 겪을 고통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강제추행 사건은 음주 사고 2개월여 만에 저질렀고, 음주 관련 처벌 전력이 있는 점 등을 볼 때 원심의 형을 상향하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다만 피해가 중한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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